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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닮아가는 여자의 섹스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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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he back up plan]

사람들은 남자가 사정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여자가 오르가슴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삽입섹스의 잘못된 경험이 만들어낸 것이다. 주디 사이퍼 Judy Seifer박사에 의하면 “사실 남자나 여자는 둘 다 자위를 통해서 1~2분 안에 절정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사정과 오르가슴을 목표로 자위를 해서 누가 빨리 도달할 수 있는지 경쟁하면 똑같다는 말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빨리 사정을 하거나 오르가슴에 도달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사실 섹스는 성적 쾌감을 충분히 즐기는 것이 목적이지 사정이나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그런데도 여자들조차 어떻게 하면 빨리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보면 여자들의 섹스가 남자를 닮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대표적인 책이 D. 클레어 허친스 Claire Hutchins의 《5분 오르가슴 Five Minutes to Orgasm》이다. 이 책에 보면 “인간은 섹스를 신속히 끝내도록 설계되었다……. 동물계에서 시간 낭비는 있을 수 없었다. 성교에 시간을 많이 쓰면 잡아먹힐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라고 산부인과 의사이자 성치료사로 활동해온 J. 더들리 채프먼 Dudley Chapman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마치 현재의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습관이 원시시대부터 만들어져 온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에는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다. 단지 남자들이 사정 위주로 섹스를 해왔기 때문에 사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 것뿐이다.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럴듯한 말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들이 사정을 목표로 섹스를 하다 보니 섹스 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여자는 흥분도 되지 않았는데 일방적인 삽입섹스를 하면 오르가슴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들이 많다. 남자가 오랫동안 전희를 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다보니 차라리 여자가 빠르게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여자가 쉽고 빠르게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것이다. 클리토리스는 치골 아래쪽 음순 윗부분 근처에 위치한 음핵귀두clitoral glans는 한마디로 신경다발이다. 나탈리 엔지니어Natalie Angier는 ‘정확히 8천개의 신경섬유가 모여 있는 다발’이라고 한다. 이곳은 남자의 페니스에 비하면 자그마치 두 배나 많은 숫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을 자극하면 남자보다도 더 쉽게, 아니 최소한 남자만큼 쉽고 빠르게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가 자위로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것은 의외로 쉽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는다. 문제는 삽입 섹스를 하면서 어떻게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느냐는 것이다. 많은 여자들이 삽입 섹스로는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없다고 호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992년 에드워드 아이헬 Edward Eichel과 필립 노빌 Philip Nobil은 정상 체위에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쉬운 CAT(Coital-Alignment Technique)체위를 소개해서 성 훈련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페니스가 질 속에 삽입할 때 여자는 남자의 엉덩이를 잡아당겨 위쪽 방향으로 약간 올라가게 한다. 그렇게 하면 페니스 뿌리 부분은 클리토리스에 밀착되면서 강한 자극을 주게 된다. 남자는 머리를 여자의 한쪽 옆으로 엇비스듬하게 놓고 여자는 두 다리를 꼬아서 남자의 다리를 감싼다. 이렇게 되면 두 사람은 빈틈없이 한 몸처럼 밀착이 된다.

이런 상태에서 여자가 엉덩이를 약 5cm정도 밀어 올린다. 남자는 여자와 반대로 아랫방향으로, 수직으로 천천히 부드럽게 압박을 가한다. 두 사람이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움직이면 클리토리스가 페니스의 뿌리부분과 자극적인 마찰을 하게 된다. 이렇게 두 사람의 몸이 밀착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수직방향으로 위아래를 반복해서 계속 움직인다. 그러면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서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허친스는, 자신이 조사해보니 CAT체위로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여자는 반반이고 불편하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보다 손쉽게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우선 파트너와 전희를 충분히 즐긴 다음에 파트너를 똑바로 눕힌다. 이때 페니스는 충분히 발기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상태에서 여성 상위 체위로 삽입을 한다. 두 다리 간격을 벌려 클리토리스가 훤히 보이게 한다. 페니스가 질 속에 들어온 것이 확인되면 질 주위의 음순을 벌리고 파트너를 향해 몸을 숙이면 클리토리스가 페니스 뿌리 부분과 직접 접촉하게 된다. 페니스 뿌리 부분에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면 자극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에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쉽다. 물론 여자가 여성 상위체위에서 아래위로 움직이는 동안 파트너가 엄지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수도 있다.

혼자 자위행위를 해서 오르가슴을 느껴보지 못한 여자라면 이런 방법도 역시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위를 반복해서 연습을 하거나 도구를 이용해서라도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방법을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방법 자체를 모르다 보니 각자 알아서 터득하라는 말이다. 사실 섹스에 대한 연구는 너무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전희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질이 살아나는지, 질 오르가슴을 느끼는 방법은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질 오르가슴 자체를 아예 부정하기까지 한다.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은 클리토리스 자극밖에 없다고 말이다. 그렇다고 순수하게 질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자가 없다는 말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어쨌든 이런 방법이 단순히 클리토리스 오르가슴만 느끼기 위한 것이라면 허친스의 말이 옳다. 하지만 섹스는 빠르게 사정을 하거나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성적 만족이다. 오르가슴을 느꼈다면 당연히 만족한 것이 아니냐고 말할지 모른다. 마치 남자들이 사정을 했으면 당연히 만족한 것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

남자들이 ‘빠른 사정’을 하고 나면 섹스를 하다만 것 같은 허무감을 느끼는 것처럼 여자 역시 빠르게 오르가슴을 느끼고 나면 허무감을 느끼게 된다.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더라도 오랫동안 쾌감을 증폭시키면서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쾌감을 증폭시키면 사람의 몸은 다양한 성적 반응을 보인다. 바로 그런 반응이 서로에게 커다란 기쁨을 준다. 이런 경험이 성적 만족감을 높이고 두 사람을 더욱 친밀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남자들처럼 빠르게 오르가슴을 느끼는 방법만 소개를 한다.

여자가 섹스를 하면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렇다고 남자들이 빠른 사정을 하니까 남자들을 힘들게 하지 말고 여자도 5분 안에 오르가슴을 느껴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 남성 중심적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섹스를 하는 이유가 남자는 사정을 하기 위한 것이고 여자는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너무 게걸스럽지 않은가. 섹스를 하는 진짜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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