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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기는 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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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써드 퍼슨>
 
아무리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라 해도 권태기는 피할 수 없다고 한다.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식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사람과 섹스를 할 만큼 했고 서로에 대해 알만큼 알고 볼 것 다 봤으니 더 이상 성적 즐거움이나 흥분, 설렘을 갖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권태기의 사전적 정의도 ‘부부나 연인 간에 서로에 대해 흥미를 잃고 싫증이 나는 시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마음'이 변했기 때문에 권태기가 오는 것처럼 말한다. 그래서 변한 남자를 돌아오게 하기 위해 외모를 가꾸고 남편을 유혹하기 위해 야한 속옷까지 입으라고 충고한다. 카섹스나 여행처럼 환경을 바꾸어서 섹스를 해보라는 권하지만 이런 충고가 실제로는 도움이 되던가?
 
권태기는 마음이 변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 친밀감'이 사라졌기 때문에 생긴다. 육체적인 친밀감이 왜 사라졌는지를 알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육체적인 친밀감을 만들기 보다는 어떻게든 마음을 붙잡아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의사들은, 40대가 되면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감소로 성욕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내와의 섹스를 기피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남자의 외도율이 40대에 제일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리학에서는 쿨리지 효과라고 말한다. 현재의 섹스 파트너에게 흥미를 잃은 수컷이 새로운 섹스 파트너를 보면 성적 욕구가 다시 살아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남자들은 자기 씨앗을 많이 퍼뜨리고자 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여자를 보면 성욕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보다 뇌 과학에서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사람은 사랑에 빠지는 순간 대뇌에서 도파민 과 페닐에틸아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예뻐 보이게 만들어서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성격이나 인간성을 평가하기보다는 애착을 느끼려는 본능이 강해서 흔히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고 말하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또 페닐에틸아민은 이성적으로 통제하기 힘든 열정에 사로잡혀서 딴 일은 거의 못 하고 온통 사랑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열정의 호르몬이다. 상대를 보면 안고 싶고 섹스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껴서 거침없이 행동하게 만든다. 그리고 집착이 강해서 금방 헤어졌는데 또 보고 싶고, 방금 전화를 끊었는데 목소리를 또 듣고 싶게 만든다.
 
이런 호르몬의 영향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신체 접촉이 없다 해도 스스로 흥분을 해서 섹스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서로를 보면 흥분이 되기 때문에 발기도 잘 되고 하나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18-30개월에 지나면 대뇌에 면역력이 생겨서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서히 설레고 들뜨는 흥분감은 사라지게 된다. 열정적이던 남자가 시큰둥해지고 발기가 잘 되지 않고 설령 발기가 된다 해도 중간에 작아지는 일이 생긴다. 바로 발기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남자들은 성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면서 섹스 횟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런 현상은 여자에게도 나타난다. 예전에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황홀했기 때문에 꼭 오르가즘이 아니라 해도 만족감을 느꼈다. 그런데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이 사라지면서 설레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다. 그래서 육체적인 만족감을 원하게 되고 오르가즘에 집착하게 된다.
 
바로 섹스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남자는 아내와의 섹스가 재미없다. 우선 발기가 잘 되지 않고 섹스를 한다 해도 아내 역시 쉽게 흥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여자의 몸이 뻣뻣하게 느껴지고 자세도 불편해서 힘만 들게 된다. 여자가 성적 쾌감을 느끼는 자세가 남자가 섹스하기 가장 편한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치 나무토막하고 섹스를 하는 것 같다고 아내 자체를 무시하게 된다. 그러니 아내에 대한 애정 표현도 줄어들고 관계마저 어색해지는 것이다.
 
여자 역시 섹스가 지루하고 만족스럽지 못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질 액이 분비되지 않아 고통스럽기 때문에 섹스 자체를 거부하게 된다. 그렇다고 성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섹스를 하지 않으면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왠지 외롭고 우울하다. 그래서 스스로도 지나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남편에게 집착하고 사사건건 간섭을 하거나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면서 짜증을 내게 된다. 오히려 육체적으로 친밀감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갈등을 만들어서 관계만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권태기 때 생기는 이런 갈등을 사람들은 성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적인 것은 피하고 엉뚱하게 성격이나 외모에서 두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성적인 문제는 왠지 불편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자신의 페니스가 발기되지 않는다는 것에 열등감을 느끼고 여자는 자신이 섹스를 밝히는 것처럼 비쳐질까봐 두려워한다. 그러다 보면 육체적인 친밀감은 사라지고 자녀 때문에 헤어지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함께 사는 부부가 되는 것이다.
  
권태기는 호르몬의 변화로 성적인 문제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인정하게 된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의외로 쉽고 간단하다. 사랑에 빠져 있을 때는 스스로 흥분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사랑하는 파트너가 흥분하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평소 의도적으로라도 육체적인 친밀감을 만들어야 한다. 가볍게 손을 잡는 것에서부터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한다. 꼭 섹스를 하지 않는다 해도 서로의 몸을 어루만지는 스킨십을 통해서 흥분하게 만들면 당연히 섹스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섹스의 횟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섹스를 할 때도 삽입 위주가 아니라 서로의 성기를 부드럽게 만지고 오럴을 해주면 남편은 발기를 하고 아내는 흥분이 고조되어 질 액의 분비가 원활하다. 더군다나 서로의 성적 감각을 깨워주면 남편은 온몸으로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고 아내의 질은 살아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삽입을 하면 아내의 질은 남편의 페니스를 끊임없이 자극하여 중간에 죽는 일도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성적 쾌감을 느끼는 여자의 몸은 유연하기 때문에 섹스하는 자세가 편하고 힘이 들지 않는다. 이런 것이 부부간의 애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부부간에 섹스 횟수가 늘면 육체적인 친밀감도 커지게 된다. 육체적인 친밀감이 커지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져서 감정적인 유대감도 커지게 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섹스의 횟수만 많다고 해서 부부간의 친밀감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부가 함께 섹스를 즐길 수 있어서 친밀감 호르몬인 옥시토신이나 일부일처제 호르몬인 바소프레신과 같은 호르몬이 만들어질 정도로 충분한 만족감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성적으로 만족하면 부부는 행복하다고 느낀다. 결국 권태기는 부부간의 육체적인 애정을 통해서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 줄 모르기 때문에 겪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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