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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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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혼전야>
 
우리가 섹스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섹스에 대한 편협한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섹스의 목적을 종족 보존을 대가로 쾌락을 경험하는 것으로 인식해 왔다. 그래서 오직 페니스가 중심이 된 섹스를 해왔고 그렇지 않으면 섹스가 아니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섹스가 주는 행복감은 단지 페니스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피부 접촉과 따뜻한 체온, 만족한 미소와 사랑스러운 표정이 오히려 더 행복하게 만든다. 왜냐면 그것이 서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신뢰와 상호 존중, 그리고 사랑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을 느꼈을 때가 언제였을까? 아마 유아기에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 스킨십을 받을 때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기저기를 갈 때나 목욕을 시키고 나면 두 다리를 마사지하거나 손가락으로 배를 간질이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코를 갖다 대 냄새를 맡고 뽀뽀도 해준다. 그리고 배가 고플 때나 칭얼댈 때 가슴에 안고 식욕을 충족시키고 달래준다. 어머니의 심장에 귀를 대고 있는 시간, 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일 것이다. 이 시기를 우리는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하는 것은 바로 어머니의 심장박동 소리가 아직도 우리의 심장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랑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이런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만지고 체온을 느끼고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자리한 원초적인 욕구를 잊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머니 품에 알몸으로 안기어 편안하게 숨을 쉬던 그때의 기억을 말이다. 어머니의 살을 파고들며 심장박동 소리를 듣는 편안함, 그때의 안도감과 따뜻함, 어머니와 하나가 된 일체감을 느낀다.
 
이런 느낌은 꼭 성적이지 않아도 된다. 삽입섹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저 그 사람의 품에 안겨서 체온을 느끼고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편안함을 느낀다. 남자건 여자건 모두, 이처럼 사람의 품이 그립고 따뜻한 체온과 살 냄새가 그립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분명한 것은 사람에게는 이런 신체접촉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섹스를 잘못 이해하다 보니 사람의 살과 품이 그리우면서도 삽입 섹스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차마 다가서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 심리 다큐 <남자> 두 번째 이야기 '남자의 성과 사랑'을 보면 한번 이혼을 했지만 재혼하고 나서 25년을 함께 살면서 아직도 서로를 보면 설레고 들뜬다고 하는 60대 후반의 남녀가 나온다. 흔히 사랑하는 남녀의 열정이 식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년이라고 한다. 그것이 과학이고 어쩔 수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비록 오랜 결혼생활을 했다 해도 그들이 함께 있을 때는 반드시 손을 잡고 키스를 하고 머리를 만져주고 발을 감싸 만져준다. 잠을 잘 때도 서로를 끌어안고 따듯함을 느낀다. 삽입 섹스는 그다음이다.
 
이런 친밀감은 서로에게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미 사라졌어야 할 설렘과 들뜸 그리고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뇌과학이 말하는 사랑의 유통기간과 상관없이 장기간 사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스킨십이다. 이런 스킨십을 반복하다 보면 서로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어쩌면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설레고 들뜨게 하는지 모른다. 섹스를 말할 때 간과하고 있는 것은 육체적인 자극이 쾌감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자신을 정말 좋아한다는 메시지가 우리를 흥분시킨다. 실제로 정신적인 흥분이 육체적인 자극보다 더 큰 쾌감을 선사한다. 성적 쾌감은 결국 뇌가 느끼기 때문이다.
 
중년의 남자들을 보면 사랑이 그립다고 말한다. 뒤늦게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외롭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 몸을 매개로 사랑받고 싶은 욕구, 다른 사람의 품에 안기고 싶은 욕구, 살 냄새를 맡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스킨십이다.
 
폭발적인 쾌감이 아니라 해도 부부간의 정을 쌓게 하는 것은 이런 잔잔한 흥분감이다. 섹스하고 나서 실망하는 것은 어쩌면 폭발적인 성적 만족보다도 이런 잔잔한 행복감이 없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런 행복감은 삽입 섹스를 쉽게 포기하지 않게 만든다.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 해도 서로 만지고 행복해하는 순간에 열정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애정이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더 자주 성관계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설레고 들뜨는 흥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 몸에 닿는 것 자체가 자극이고 입술이 와 닿은 곳마다 세포가 살아나면서 잔잔한 흥분이 솟아난다. 이런 부부에게 굳이 삽입 섹스가 아니라 해도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이 어찌 없겠는가.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흥분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부부에게는 권태기도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열정이 식는 것은 숙명이라고 하면서 서로에게 스킨십을 하는 것조차 포기하지 말고 정신적인 흥분이 사라졌다 해도 서로의 몸을 만지고 심장 박동 소리를 듣고 살 냄새를 맡고 살맛을 느끼다 보면 잔잔한 흥분은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느낌, 좋은 감정, 좋은 기분이 바로 행복이다. 그래서 열정이 사라진다 해도 잔잔한 흥분을 유지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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