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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토리_Article > BDSM/페티쉬
[real BDSM] 주인장이 되는 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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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는 생애 첫 SM 플레이를 경험한 것에서 끝났다. 말하자면 첫경험을 한 건데, 사실 첫경험만큼 허탈하고 후회스러운 것이 없다. 왜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왜 이것을 해보지 않았을까? 등등... 그리고 첫경험은 혼란스럽다. 가슴이 방망이질치기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딱히 뭐라 규정할 수 없는 자괴감이 생기기도 하고.

하지만 가장 확실한 감정은 그녀를 놓치기 싫다는 것이었다. 꼭 내가 간신히 ‘확보’한 지배와 학대의 대상이어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만일 아름다움이 팔등신의 신체구조와 이목구비의 균형만을 뜻하는 거라면 그 아름다움은 너무 단순하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훨씬 더 복잡다단했다. 그녀의 얼굴과 표정은 너무나도 노예의 그것이었다.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는 표정은 우울하고 센티했으며 유약해 보였다. 이 유약함이란 건드리면 깨질 것 같은 그런 유약함이 아니라, ‘건드림을 숙명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듯한’ 유약함이었다. 또한 그녀는 마치 [빈사(瀕死)의 백조]를 연기하는 발레리나처럼 조용하고 비극적이고 정제된 상태에서 말하고 행동했다.
 

빈사(瀕死)의 ‘묶인’ 백조....? 그것도 일본 백조.
일본의 BDSM 포르노그라피는 전통적인 이미지를 많이 활용한다.

물론, 이런 특징들은 아주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냥 스쳐가는 시선 속에서라면, 그녀는 길거리를 지나치는 수많은 여자들 중에 그저 꽤 예쁜 편에 불과하다. 평범한 여자들보다는 빛나지만 대단한 미인들 앞에선 광채가 잦아드는. 하지만 미술학도가 예술작품을 감상하듯이 뚫어지게 쳐다보다 보면 그 특유의 아름다움이 매직아이처럼 돌출돼 안구에 내리박힌다. 그럴 때의 내 표정이 어떤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그런 나의 눈길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탐욕스러운 관찰자의 시선에 아찔하게 몸을 떠는 걸, 아주 미묘한 변화지만, 나는 언제나 느끼고 그걸 즐겼다.

그녀를 소유하고 싶었다. 나는 돔으로써 합격인가? 나는 이 친구에게 피소유와 헌신의 감정을 주었을까? 나는 감히 ‘내 밑으로 들어오라’고, 내 노예가 되라고 말할 수 없었다. 어설픈 한 번의 플레이만 했을 뿐이다. 나같이 하찮은 것을 그분이 받아주실까? - 라는 생각이 들도록, 내게 애원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나는 그녀의 주인이 되고 싶었던 만큼 관계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 속의 연결고리들이 비합리적이고 불공평하기를 바랐다. 그러기 위해선, 나의 돔으로서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보여줘야만 했다.
 
그녀를 키우고 싶다.

그녀를 내 주머니 속에 넣고 싶다. 내 인형으로 만들어 유린하고 다시 수리하고 다시 유린해가며 가혹하게 길들이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그래. 플레이를 하자. 일단 플레이를 하자. 충격적인 퍼포먼스로 그녀의 기를 꺾고 반항하고픈 생각을 없애고 그래서 내 앞에 쓰러지게 하자... 아니, 그보다는 자상하고 어른스러운 지배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두 가지를 모두 병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역시 나는 단순무식한 남자, 순진한 마초였을까? 내 자지가 크고 단단할수록 여자가 더 아파하고 더 교성을 지르고 더 녹초가 되고 더 만족하리라는 값싼 생각처럼 나도 내가 구사하는 플레이가 하드할수록 섭이 더 ‘질질 싸리라’고 생각한 걸까? 인정하긴 싫지만 그런 구석이 있었으리라. 일말의 변명을 하자면, 비굴하지만 어떻게든 ‘점수를 따고’ 싶었던 것이다. 하여간 그녀와의 두 번째 플레이 역시 임팩트가 강하진 않았다. 전편에 소개한 것 이외에 추가된 것이 있다면 내 몸에 떠먹는 요구르트를 바르고 핥으라고 명령하는 것 정도? 부족했다. 평소엔 상상이 상상을 밀어내는 녀석인 나지만, 막상 이런저런 생각으로 긴장을 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가두고 싶은 마음

이전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내 여후배의 고등학교 동창이며, 나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우리는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 커피를 한 잔 하거나 카페테리아에 가곤 했지만 그렇다고 애인도, 주인/노예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였는데, 그날 우리는 캠퍼스 길목 그늘에 앉아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발표수업을 하는 와중에 속이 많이 상한 상태였다. 예비역 고학번 남학생이 발표그룹의 조장을 맡았는데 뭐든지 자기 맘대로 강행하려고 하는 얼치기 나폴레옹이라는 것, 다른 그룹의 계집애가 발표가 끝나고 손을 들어 딴지를 거는데 그 수법이 아주 억지라는 둥, 클래스에 매일 어려운 얘기만 하는 페미니즘 동아리 그룹이 있는데 아주 꾸미지도 않고 다니는 못난 것들이 자기네들만 제일 똑똑한 줄 안다는 둥 빠른 속도로 입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여자의 입을 빌어 페미니즘을 비난하는 고단수-사실은 저단수-의 안티질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어쩐 이유에선지 그녀는 담배를 피우는 여자이면서도 페미니스트들을 싫어했다. (사실 둘 사이에 무슨 상관이 있겠냐만.) 그네들이 페미니즘이라는 특정 사상-내지는 사고방식-에 속해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녀의 내성적이고 극도로 센티멘탈한, 우울한 소녀다운 성격으로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목소리가 큰 공격적인 어떤 무리라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여하튼 이 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나는 일단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미주알 고주알을 다 들어 주다가 갑자기 말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따라와.

나는 영문을 모르는 그녀를 빈 강의실로 데려갔다. 강의실의 문을 잠그고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커튼을 쳤다. 커튼 사이로 나른한 햇빛이 들어왔다. 빛줄기가 통과하는 부분에 떠다니는 분필가루. 그리고 밖에서 들려오는, 그러나 저 멀리서 아련히 떠밀려온 것 같은 웅성대는 소리들. 이렇게 다시 몽환의 세계로 들어왔다. 

- 팬티 내리고 치마 걷어.

그녀는 사랑스럽게도 즉각적으로 지시에 따랐다. 레이스 장식의 팬티가 발목에 걸렸고 엉덩이의 계곡이 노출됐다. 두 번째 플레이 때 생겼던 멍 자국이 아직 가시지 않은 채였다. 별다른 도구가 없었던 나는 허리춤에서 고등학생 때부터 써 오던 오래된 리바이스 가죽혁대를 풀어 휘두르기 좋게 접어 잡았다. 찰싹, 소리를 내며 혁대가 엉덩이를 강타하자 윽! 하는 단말마와 함께 그녀의 몸이 굽혀졌다. (치마를 입었기 때문에 다리에 자국을 남길 수는 없었다.)
 

- 이제부터 한 대 맞을 때마다 숫자를 센다. 제대로 숫자를 세지 못하거나 타이밍이 늦을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30대를 때릴 테니 30대만 맞도록 노력해야 할 거야.

나는 혁대를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언성을 높여 그녀를 훈계했다. 왜 다른 사람들 비난만 하는 거지? 반성해. 난 남들의 실수는 이야기하지 않겠어. 지금은 네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거야. 그 잘못만큼 벌을 받는 거지. 그 예비역이 혼자 떠들 동안 넌 뭘 했지? 너는 손이라도 한 번 들고 질문한 적 있나? 그 재수 없다는 사람들이 네게 뭘 잘못했길래 너한테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지? 왜 남들을 그렇게 욕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네가 열 받은 건 네가 부족하기 때문이야. 넌 하찮아! 

그녀는 [열다섯]을 [열다]로 발음했고 나는 그것을 핑계 삼아 다시 처음부터 때리기 시작했다. 서러움과 아픔에 그녀의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울음을 참느라 숫자를 세는 목소리가 아슬아슬하게 잠겼다. 사실 플레이 자체는 소프트했지만 전체적으로는 가혹한 일이었다. 그녀는 대학교에서도 혼자였고 왕따였다. 그녀가 학교생활에 있어서 주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수 있는 상대는 나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나를 만나 맘속에 있었던 일들을 풀어놓는데 그게 그렇게 매를 맞을 잘못이라니. 내가 노린 것은 그 [강렬한 비참함]이었다. 울고 있는 그 얼굴이 어찌나 불쌍했고 또 사랑스럽던지. 하지만 더 짓누르고 싶은 가학성이 끓어올랐다. 

나는 울고 있는 그녀에게 호통을 치며, 눈물이 멈출 때까지 따귀를 때렸다. 그리곤 발목에 걸려 있던 팬티를 입으로 물게 했다. 치맛단은 걷어 올린 그대로 채찍으로 썼던 혁대를 이용해 허리에 고정시켰다. 하체가 완전히 드러났고 그 상태로 칠판에 빽빽이 반성문을 쓰게 했다. 나는 느긋하게-느긋한 척하며- 앉아서 반성문 창작과정을 감상했다. 사실 칠판 한 가득 쓸 내용도 아니었지만 그녀는 작은 글씨로도 용케 해냈다. 나는 띄어쓰기와 맞춤법이 틀린 것을 찾아내어 붉은 분필로 X자를 그었다. 그리고 X의 숫자만큼 다시 매질을 했다. 다음 순서는 교탁 밑에서 무릎 꿇고 손들기. 물론 팬티를 입에 문 채로.
 
 
처벌(discipline) 후 위축된 섭의 모습이야말로 돔을 자극하는 오브제 중 하나다.

언제나 그렇듯이 판타지는 현실의 침입을 받게 마련이다. 갑자기 복도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문고리를 잡고 흔들었다. 앞문, 뒷문에서 여럿이 신경질적으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고 교수님으로 보이는 사람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왜 문이 잠겨 있지? 뭐야 이거. 아 누가 문을 잠가놨어? 웅성대는 소리의 양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제기랄, 수업이다! 나는 그녀에게 눈짓을 보냈고 그녀는 요술공주 밍키의 변신처럼 황급하게 팬티를 입음과 동시에 혁대를 풀었다. 신속한 동작으로 혁대를 패스, 혁대를 받아 든 나는 빛의 속도로 허리에 착용하며 칠판으로 달려가고 - 그 후 양 손에 두 개씩 지우개 네 개를 들고 인간을 초월하는 스피드로 칠판 가득한 반성문을 지우는 우리 두 사람. 인간은 위기에 빠지면 저력이 발휘된다 했던가. 눈짓만으로 이뤄진 몇 초간의 그림 같은 협동플레이였다.

그리고 심호흡. 아무렇지 않은 듯 문을 열고 웅성대는 군중을 맞이했으나... 교수님과 학생들은 어이없는 표정에 공격 당해야 했다. 일단 남녀 둘이 교실문 잠그고 뭘 했으리라 생각했겠나. 발정 난 CC로 보였겠지...만, 변수가 있었으니 그것은 눈물 때문에 얼굴 전체에 번진 그녀의 검은색 마스카라 자국이었다. 이걸로 상황은 모두 정리되는 것이었다. 남자가 여자에게 잘못했다. 그 놈이 바람을 피던지 해서 불쌍한 여자를 울린 것이다. 남학생들은 피식했고 여학생들은 눈을 흘겼다. 교수님의 그 한심스럽다는 표정이란... 그렇게 판타지 칩입자들 사이를 빠져나온 우리는 등나무 아래 벤치로 피신했다.
나는 벤치에서 그녀를 안고 쓰다듬었다. 아프고 서러웠지? 이제 괜찮아. 그녀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솔직히 첨언하자면 그녀는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 그건 과정이 필요 없을 정도의 단순한 동작이지만 그녀는 인형처럼, 무기력한 작은 새처럼 다소곳이 얼굴을 묻을 줄 안다. 그것만으로도 이 변태를 자극시켰다. 엉덩이를 톡톡 쳐 주며 그녀를 달래던 나는 참을성이 없는 인간이었다. 나는 거만하게 [그래 널 받아주마]라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 나, 너 갖고 싶다. 내 노예 해라. 
- .......(꽤 오랫동안)......네 주인님.


오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다고 교회에 다시 나가진 않겠지만요...(교회 끊은 사연은 나중에 얘기하자.)
 
 
지금은 감사하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뭐 주인님/노예양 관계가 바로 이뤄지는 건 아니었다. 일단 서로의 욕구와 기피대상 등에 대한 토론도 해야 하고 그런 대화를 바탕으로 한 [노예계약서]도 작성해야 했다. 그리고 주인/노예가 되는 입문 의식 따위도 해야 했고... 그나저나 앞으로 펼쳐질 리얼 판타지와 하드코어 플레이 따위를 상상하려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만세를 부를 지경이었다.

정식으로 그녀를 ‘거둬들이기’ 전에 한 가지 더 한 것이 있다면 강간 플레이. 강간플레이란 말 그대로 실제로 강간하고 강간당하는 상황을 재현한 설정 게임. 다음 회에는 이 이야기부터 시작해보겠다. 내용이 약하다고 성토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에도 약하게 되고 말았다. 초심자는 약한 법이고 본인도 해당사항이니 이해 바란다. 첨부터 하드코어로 나가면 재미없잖나. 그런고로 다음/다다음 글은 1주에 2회분 스피드로 나갈 예정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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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Field-Dog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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젔졌 2015-12-29 16:48:18
굿
커플클럽예시카 2014-12-18 06:00:12
잼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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