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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사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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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물]
 
때는 내가 한창 운동에 미쳐 있을 즈음이다. 보통 시즌에 제대로 된 음식도 먹지 못해서 회복이 느리기 때문에 운동을 하면 할 수록 인대, 연골에 피로가 쌓인다. 그래서 마취통증의학과가 전문인 병원을 내 집 드나들듯 했다. 그런 의사 선생님은 내 삼촌 같기도 하고, 매번 나에게 걱정하는 말을 해준다.
 
"어이구야, 운동 좀 그만하면 안되나?"
 
"그럴 수 있나요. 시합이 앞 인데."
 
주사 바늘이 대충 10cm는 되어 보인다. 무슨 이상한 통증 완화제를 바이알에서 쭉 뽑는다. 옆의 간호사는 초음파 검사기에 젤을 바르고선 준비해둔다.
 
"주사 바늘 봐도 안 아프지?"
 
"요즘엔 그러려니 해요."
 
무표정으로 있는다. 차가운 젤이 발린 초음파 검사기를 어깨에 살짝 문지르면서 화면을 본다. 주사 바늘을 찌르니 화면엔 길고 가는 쇠꼬챙이가 쑥 들어온다.
 
"참아."
 
"안 아파요."
 
기다란 바늘을 대충 6방 정도 맞고 나서는 물리치료실로 실려가듯 간다. 사실 반가운 건 의사 선생님보다 물리치료실의 그녀다.
 
"간호사님 살 빠졌어요?"
 
"장난치지 마요."
 
농담을 던져도 매번 어색함이 지속되었다. 자주 보곤 했지만 그런 느낌을 바꾸고 싶어서 분위기를 전환해 볼 멘트를 건넸다.
 
"퇴근 언제 해요?"
 
"음, 7시쯤에요."
 
"나도 그쯤 하는데, 집에 가면 뭐 해요?"
 
"그냥, 오늘은 책 읽거나... 잔소리 말고 치료나 받아요"
 
조금은 미소를 띄면서 말 한다. 그녀에게서 느껴진 미묘한 느낌에 7시에 기다려 보면 될까 안될까 그런 고민만 죽어라 하다가는 안되겠다 싶어서 운동 끝나고선 집에서 좀 공들여 꾸미고는 7시에 그녀를 기다렸다.
 
내 이상형에 딱 맞는 그녀다. 살짝 통통하고 좀 다부진 몸매. 여리여리하기 보단 이런 모습이 끌린다. 간호사복을 입었을 때 보다 그녀의 평상시 출근 복은 오피스 레이디 이미지가 풍기는 버건디색 H스커트에, 흰색 블라우스. 그리고 누구나가 매는 핸드백이다. 딱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내 섹슈얼 트리거를 자극하는 그녀의 목선은 보는 날 미치게 했다.
 
"OO씨"
 
"어?"
 
퇴근하는 그녀가 이어폰을 뽑고 나를 본다. 조금은 놀랜 기색이었지만, 퇴근길에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꺼내다가 그녀가 가는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 간다. 자주 오는 환자 연령대라든지, 간호사들 사이에 있는 '태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그러다 금요일인데 왜 놀지 않냐고 묻다가 술 이야기로 넘어가서는 어쩌다 보니 그녀와 나는 술집에 도착해선 구석진 자리에 앉게 되었다.
 
 안주를 간단히 매운 어묵탕을 주문하고선 소주를 한 병, 두 병, 까며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나보다 5살 연상이었으며, 다른 지역으로 넘어와선 병원에 일하게 되었고, 아는 사람 없이 혼자 지내다 심심했지만 내가 쳐주는 장난이나 관심이 맘에 들었다는 등.. 뭐 이런저런 걸 알았다. 그리고 서로가 마음에 드니 조금 수위를 넘나든다.
 
"있잖아, 넌 적극적이야?"
 
"뭐가요? 음.. 뭔진 모르지만 저는 보통 적극적이에요."
 
눈이 살짝 풀렸다. 취한 기색이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눈치 하난 빨랐던 나는 그게 뭔지 감이 와선 눈으로 표현했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소주잔을 들이키고선 8초 정도 있다가 그녀는 대답한다.
 
"나 있지, 적극적이면 남자들이 변태같이 생각 할까 봐, 내숭을 떨어야 하거든. 여잔 그래."
 
"서로 좋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뭐.. 서로 아쉬울 것 없는 사이라면 더."
 
"꼬맹이가 못 하는 말이 없네."
 
비웃듯이 그녀는 웃다가 나와 그녀는 갑자기 조용해지고 술집 테이블 주변 사람들 소리만이 들렸다. 적막 속에서 그녀의 표정은 피곤해 보이지만 뭔가 말해 주길 바라는 눈치다. 아래를 살짝 보며 술에 취했는지 후 숨을 내뱉으며 눈을 감았다가 뜬다. 당시 소주 2병에 산사춘 2병을 마시고선 취했지만 나도 모르게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물컵에 물을 따라주고선 컵을 쥐고 그녀에게 먹여준다. 꿀꺽꿀꺽 마시다가 그녀가 물을 머금고선 갑자기 내 입에 키스했다.
 
 물과 침이 서로 섞여서는 강하게 내 입으로 넘겨주고 침도 아니고 물도 아닌 그걸 다 마셨다. 그리고 조금은 쑥스럽게, 조금은 당돌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혀를 연하였던 나는 입 속에서 순종적으로 받아줬다.
 
"이거 봐라, 너 운동만 할 줄 알았는데 장난 아니네."
 
"그럼 누나는 물리치료만 할 줄 알았지."
 
 장난스레 서로를 까칠하게 비웃었다. 목선과, 어깨에 흐트러진 머리를 그녀는 고무줄로 강하게 묶고선 나를 보며 씩 웃는다. 그만큼 야해 보인 적은 없었다. 가방에서 립스틱을 꺼내 고쳐 바르고선 나갈 준비를 한다. 가방을 챙기고 그녀는 말한다.
 
"모텔값은 네가 내."
 
밤이 길어질 것 같았다.
 
끝.
 
 
글쓴이ㅣAvenir
원문보기
http://goo.gl/jVNj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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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블루 2019-09-02 13:30:09
벌써 끝이야 우 ㅆ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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