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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불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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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를 시작하며
 
최근 섹스에 대한 담론에서 남성은 오히려 아웃사이더이자 약자였다. 성권력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최근 섹스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성은 여성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섹스 칼럼이 여성 필자에 의해 연재될 뿐만 아니라 여성이 생각하는 섹스에 대해서만 사람들이 궁금증을 갖는 듯, 혹은 구경하 듯 남성들은 여성의 발언들을 관음증적 시선으로 구경만 하고 있다보니 남성의 의사는 상대적으로 중요도를 인정받지 못했고 남성에 대한 이해는 머릿속에 섹스밖에 없는 동물 수준이 고작인 것이 작금의 개탄스러운 현실이다.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섹스, 그거 둘이서 한다. (생각해보니 둘 이상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것이 애정의 표현이든, 욕망과 쾌락에의 탐닉이든, 연인 사이의 즐거운 게임이든지 간에 서로의 단합이 필요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그 시작은 상대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라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하여 남성의 솔직한 욕망과 섹스에 대해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현실 등에 대해 이제부터 썰을 풀어보려한다. 여성들에겐 남성의 욕망과 욕망의 탄생 과정을 이해하는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남성동지들에겐 서로의 생각과 추억을 비교해보는 공론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 주가 될 것이다. 허나 필자 자신이 비범하다 할 수 없는 평범한 남성이므로 보편적인 남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본 칼럼은 한 남자가 어떤 경험을 하며 성장하여 어떤 여자와 어떤 섹스를 하고 어떤 욕망과 어떤 가치관을 가지게 되었는지가 주된 내용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남당원 분들의 공감이 형성되고, 특히 여당원 분들이 남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아무쪼록 여러분의 따듯한 시선을 부탁드린다. (개인적으로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고 생각하니 악플도 부담 없이 달아주시라.)
 

영화 [My girl]
 
우리들의 불장난

섹스는 학습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본능이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건만, 우리는 이성의 몸에 관심을 가진다. 엄마와 누나는 왜 고추가 없을까. 아빠와 오빠가 달고 있는 그것은 무엇일까. 섹스라는 것을 알기 전에 흔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고, 한편으론 섹스라는 것도 모르면서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이 의아하기도 하다. 더 나아가 그것을 자세히 보고 싶고 만져보고 싶다는 욕구는 아주 어렸을 때도 자연스레 가지게 된다. (제발 그렇다고 해 줘.) 이것이 본능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런 전차로 그것이 본능임을 증명할만한 일화인 내가 벌인 최초의 불장난을 고백하고자 하는 것이다.

때는 1984년, 계절도 모르겠고 날짜도 모르지만 여튼 날씨 좋던 어느날이었다. 부모님은 외출하셔서 동생과 둘이 집을 보던 차에 옆집 살던 동갑내기 여자애와 그녀의 남동생이 우리집에 와서 함께 놀았다. 어떻게 눈이 맞았던 것인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동갑내기 여자애와 나는 동생들을 거실에다 놔두고 둘이서만 안방으로 들어갔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한 고난이도의 성인 게임이었다. 이른바 설정극이었으니까 말이다.

그 아이와 난 안방문을 걸어 잠그고 커튼을 치고 '엄마 아빠 놀이'를 시작했다. 커튼을 뚫고 들어오는 빛이 환하게 밝았던 것이 인상 깊어 지금도 그 날이 좋은 날씨였다는 걸 기억한다. (백주 대낮에 무슨 짓을...) 어쨌든 설정은 자고 있는 엄마의 팬티를 아빠가 슬그머니 내린 뒤 자세히 살펴보고 만져보는데 엄마가 잠에서 깨어 화를 낸다는 스토리였다. (어찌나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지...) 아빠가 왜 엄마의 팬티를 내리고 싶어하는지, 왜 내려야 하는지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그리고 실제로 아빠가 엄마의 팬티를 벗기곤 한다는 것도 몰랐다. 우리는 겨우 여섯살이었다. 그렇지만 분명히 우린 그 놀이를 하고 싶다는 점에서 합의가 됐다.

팬티를 내리는 과정 등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처음으로 코 앞에다 놓고 자세히 살펴본 여성의 성기와 대음순의 감촉이다.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린아이의 피부이니 당연하겠지만 무척 보드랍고 매끄러웠다. 꽤 오랜 시간을 즐겼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아이 역시 그 느낌이 싫지 않았던지 깨어나야 하는 엄마의 연기를 많이 지연했었고 그러다 일어난 아이는 연기를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NG를 걸었다.

'야! 그냥 만지기만 하면 어떡해. 이렇게 벌리고 보고 그래야지.'

하면서 자기 걸 손가락으로 벌려서 보여줬다. 내가 뭐라고 대꾸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저 대사만은 지금도 그 뾰족한 억양까지 기억이 난다. 더불어 제 손으로 벌려서 보여준 그 곳도 눈앞에 선하다. 꽤 충격이었을 게다. 붉은 색이었고 조금은 징그럽기도 했다. 외려 함부로 만지거나 벌려보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플 것 같았다. 한편으론 오줌이 묻어있진 않을까 염려되어, 왜 내가 그걸 벌려서 보기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했다. 

다시 하자는 그녀의 말에 좀 더 능숙하게 (아마도 그랬겠지) 애무를;; 하면서 조심스레 벌려보곤 했다. 지금의 나와 처음 잠자리를 함께하는 여자의 성기를 내가 자세히 벌려보거나 한다면 부끄러움을 애써 참거나, '뭐 이런 미친...'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겠지만 아직 부끄러운 것을 잘 모르던 그때는 서로 호기심만 가득했던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엄마한테 혼나는 아빠의 역할까지 훌륭히 수행했다. 그리고 그 나이에도 Give and Take는 있었다. 내 호기심의 충족을 위해 자신의 팬티를 아낌없이 내렸던 그 아이는 이제 내 팬티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역할이 바뀐 상황극이 다시 시작되었다. 내 곧휴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그녀의 손길에 나는 그만 지나치게 흥분해버린;;; 것이 아니라 간지러워서 미칠 것 같았다. 짐짓 모른 척 자고 있어야 했던 남자 배우의 간지럽다는 호소로 설정극은 곧 중단되었다. 내가 내 곧휴 만지는 건 괜찮지만 남이 만지는건 무척 간지럽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다.

공연이 끝났다 생각했는데 왠걸. 그녀는 다시 벌렁 누우며 말했다.

'그냥 내 꺼 만져. 만지기 좋으니까.'

뭐가 좋다는 말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자신은 간지럽지 않으니까 괜찮다는 뜻이었을까, 아니면 만지는 느낌이 괜찮았다는 뜻이었을까. 아마도 둘 다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곳은 신경이 집중되어있는 성감대인건 분명하니까 틀림없이 나쁜 기분은 아니었으리라. 공연은 끝날 줄 모르고 계속 되었고 결국 아빠와 엄마가 뽀뽀 하는 씬을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마치게 되었다. 대부분의 호기심과 조금은 야릇한 기분이었던 나와, 야릇한 기분의 비중이 조금 더 컸을 것으로 짐작되는 그녀. 우리의 불장난은 그 뒤로도 집이 빌 때면 몇 차례 더 이루어졌다. 성인들의 섹스와는 다르겠지만 아마도 그것은 호기심과 어린아이 수준의 욕구가 충족된 쾌감이었다.

우리 집이 이사를 함으로써 끝이 난 불장난. 청소년기에는 그때의 일이 생각나면 무슨 죄를 지은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꽤나 재미있는 추억이 됐다. 누구도 말해준 적이 없고, 그것이 왜 궁금한지 스스로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시절. 그러나 그 불장난은 나름대로 흥미있고 은밀한 맛이 있었다. 왜? 본능이니까.
 

몇해 전에 어머니께서 그녀의 소식을 알려오셨다.

“예전 XX아파트 살때 옆집 살던 연희(가명) 기억 안 나지? 니들 어렸을 때 같이 잘 놀았는데. 걔 시집 갔다더라.”

“아~ 그래요? 기억나요.(아무렴. 어찌 잊을 수 있으랴. 어떤 의미에선 첫여자*-_-*인데) 그랬구나.”

나의 테크닉에 녹아났으니 어지간한 남자가 맘에 찰까..싶기도 했지만 일단은 축하해야겠지(당연히 농담이다-_-). 확실히 그녀는 나를 유아에서 소년으로 기르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 

지금은 아마 애 엄마가 돼있을 그녀. 몇 년 후면 그녀의 아이들이 그때의 우리만한 나이가 될 것이다. 그녀는 우리의 불장난이 기억이 날까? 나처럼 아주 가끔 생각이 날 때면 피식 피식 웃음 나는 기억으로 남아있었으면 한다. 말도 안될 일인지는 몰라도, 그녀와 마주앉아 그때의 일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글쓴이ㅣ무명타자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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