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오프모임 공지.후기
[NudeArt] 후기  
10
무하크 조회수 : 4461 좋아요 : 5 클리핑 : 0

뚜벅이 인생의 꽃 전철을 타고 합정역에서 내려 행사장으로 향하였습니다. 행사장 건물이 있는 골목을 돌기 전에 모두가 사랑하는 킹크랩이 맛있게 찌어지고 있더군요.
 
식욕은 없던 터라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검은 칸막이로 가리고 스텝분들이 리허설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저는 처음에 보면 안 되는 줄 모르고 2층에 숨어서 자연스럽게 구경하다가 계단을 올라오시는 섹시고니님을 보고 화들짝 놀라 도망쳤습니다.
 
여탕에 숨어든 변태가 된 기분이었지만 무용수 네 분의 진짜 이 일을 즐기는 것 같은 밝은 모습을 보고 공연 전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태연하게 입구에서 기다린 척을 하니 고니님이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남아 가출청소년처럼 방황하다, 오고 계시는 카르페디엠님을 발견하고 합류했습니다. 한층 든든해진 마음으로 다시 회장으로 가니 프리토킹과 공연설명이 한창이더군요.
 
“퍼포먼스 중에 발기가 있는데. 연출이니까 놀라지 마세요.”
고니님이 공연설명의 마지막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괜찮죠?”
고니님은 회장을 두르며 동의를 구했고, 나는 “으으 안 괜찮은데.......” 하며 손에 땀을 쥐었습니다.
 
조금 더 어수선한 움직임 끝에 공연장이 어두워지고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여성 무용수 두 분께서 나와 사뿐사뿐하고 도발적이면서도 이면의 가련함을 표현하는 첫 장은 정말이지 일반적인 남자가 생각하는 여자에 대한 미의 극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두 번째는 일반인 참가자 분의 강단이 느껴지는 무용을 보고 아마추어라는 생각이 안 든다는 것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저도 누군지 알고 그 분의 아기 엉덩이 같은 피부를 끝내 볼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도 함께였습니다.
 
그 후는 헐떡이는 관객들의 넓은 어깨 때문에 잘 보지 못했는데 뭐 넣었다 뺐다(?) 왔다갔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막.......환상!......
 
특히나 성향이 없는데도 여성분들이 남성분들을 옥죄며 채찍으로 상을 내리는(?) 장면엔 저도 조금 묘한 흥분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발기와 고구마튀김처럼 요란한 단체 무대가 이어졌고, “히익!”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자연스러움을 느껴서 그저 멋들어졌다는 기분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동작하나 하나가 피어나고 과도한 몸동작이 작렬하는 것을 숨까지 죽이고 그저 넋을 놓고 지켜봤습니다.
 
저번 누드퍼포먼스와는 달리 스토리나 연출이 뚜렷하고 간략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전에도 물론 훌륭했지만, 전처럼 색과 추상적인 느낌을 쏟는 반면, 단순하다기보다 좀 더 단일한 주제가 제가 이해하기가 쉬웠다고 느꼈기 때문에.
 
마지막 웅장하면서도 몽환적인 곡과 프로잭터 빔으로의 강렬하고 자극적인 영상에 대한 연출에는 마치 놀이기구를 처음 타던 감동마저 전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점이 없어서 10점 만점에 장점 드리겠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짧은 시간에 엠마님이 인사를 건네어 주셨는데 낯가림이 심해서 불쾌한 표정을 지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하크 님이죠?”
라고 훅 들어오셔서 순간 얼어버렸거든요.
 
따듯한햇살님은 질문시간에 목소리를 처음 들었는데 주관이 뚜렷한 질문에 놀랐습니다.
 
르네님은 오랜만에 반가워 악수를 나눴는데, 푸근한 인상과 달리 손에선 샤프하고 쿨한 냄새가 나서 좋았습니다.
 
인터뷰도 대답들을 모두 열정적으로 해주셔서 그 마음이 전달되어 좋았고, 하나 같이 다른 마음이어도 깊고 진한 마음으로 임한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늘 그렇듯 모두 수고하셨고, 감사히 잘 봤습니다.
앙기모띠주는나무
탈퇴했습니다.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핑크요힘베 2017-01-16 14:11:55
소원 푸셨어요? ㅋㅋㅋㅋㅋ
무하크/ 아직까지 여운으로 눈에 선하네요
핑크요힘베/ 대사님도 어서 도전하시길!
레드홀릭스 2017-01-16 09:45:32
이 글은 조회수,덧글수,좋아요수,완성도 등을 고려하여 '명예의 전당'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 글은 편집되어 팩토리,SNS,e북 등에 공유될 수 있으며 수익이 발생할 경우 내부 규정에 따라서 정산됩니다. 이 글을 작성하신 레홀러님에게는 300포인트가 자동 지급됩니다. 축하합니다. ^^
켠디션 2017-01-13 21:38:24
ㅋㅋㅋㅋㅋ재밌어요(시흥입니다....)
무하크/ 오오...치맥의 날이 바짝 다가왔네요
Sasha 2017-01-13 20:28:24
뭔가 상상이 되는 후기 잘 봤습니다 ㅋㅋ
무하크/ 사샤님도 보러오셨으면 좋았을것을
엠마 2017-01-13 20:12:37
글솜씨가 좋으니 후기도 아릅답게 쓰셨네요 ^^*
무하크/ 감사합니다.
carpediem9 2017-01-13 20:04:09
쓰셨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하크/ 씃죠
피러 2017-01-13 19:14:06
대사님도 가셨네
나만 빼고 다 가셨네 ㅜㅜ
무하크/ ㅜㅜ 결국 오실줄 알았는데 진짜 못오셨네요
마사지매냐 2017-01-13 18:07:20
아 생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
무하크/ 감사합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요. :)
르네 2017-01-13 17:58:58
역쉬 섬세하신 무하크님..
그 향은 십년째 쓰는 너무 흔하디 흔한
불가리 블루 오드뚜왈렛이었습니다. ㅋㅋ
강레이/ 어제 인사를 못드려 아쉽군요 피차 서로 얼굴을 모르니ㅎ ㅎ 담에 기회있으면 인사하죠~~
르네/ 맞습니다. 저나 강레이님이나 (제 느낌에) 성격이 비슷해서... 따로 자리 함 잡으시죠~~^^
1


Total : 604 (1/41)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오프모임 공지.후기 게시판 이용 안내 레드홀릭스 2022-09-26 2259
603 <4월 독서모임> (넷플릭스) 쾌락의 원리 - 4/27(토) 5시.. [3] 안졸리나젤리언니내꺼 2024-04-08 897
602 3/23 레홀독서단 시즌투 후기 - 반란의 매춘부 [2] 공현웅 2024-03-26 746
601 <3월 독서모임> 반란의 매춘부 - 3/23(토) 5시 [9] 안졸리나젤리언니내꺼 2024-03-07 1080
600 <2월 독서단 후기>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를 읽고.. [14] 나그네 2024-02-26 1139
599 전시-공연 보러 가실 분? [20] 유후후 2024-02-13 1861
598 [독서단 후기] 1월 레홀 독서단 - 하우투 펠라치오.. [10] 안졸리나젤리언니내꺼 2024-02-08 880
597 <2월 독서단 모집> 19호실로 가다 - 2/24(토) [13] 안졸리나젤리언니내꺼 2024-02-05 2229
596 <1월 독서단 모집> 하우투펠라치오 - 1/27(토) [11] 안졸리나젤리언니내꺼 2023-12-27 1078
595 <12월 독서단 모집 + 망년회>  사건 - 12/16(토요일) 후기.. [16] 어디누구 2023-12-18 1311
594 그녀들의 브런치 수다 <마감> [11] spell 2023-12-15 1640
593 분명 중년벙에 갔는데, 제 사심채우기(?)로 끝난 거 같은 매우.. [38] 아아샤 2023-12-04 2783
592 [벙개후기] 2023.12.02. 벙개 후기 [32] 옵빠믿지 2023-12-03 2541
591 [벙개공지] '중년들이여 가는 해를 아쉬워 말자'.. [24] 옵빠믿지 2023-11-26 2344
590 <12월 독서단 모집 + 망년회>  사건 - 12/16(토) [3] 안졸리나젤리언니내꺼 2023-11-26 835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작성자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