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리_RED > 전문가 섹스칼럼
오줌발과 정력의 관계  
0

영화 <가루지기>
 
얼마 전에 오줌발이 약해지면 정력도 약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비뇨기과 의사인 나에게도 참 곤란한 질문 중 하나다. <변강쇠>라는 영화를 보면 소변을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참 가관이다. 오줌발의 세기와 정력이 비례한다는 인식을 조장한 주범이다.
 
정력을 높여준다는 광고가 쏟아지는 현실을 보고, 정력에 좋다면 못 먹는 음식의 없는 식문화를 봐도 우리의 정력에 대한 갈망은 크다. 남자 분 중에 어렸을 적' 누가누가소변멀리보내나' 내기를 안 해보신 분 없을 줄로 안다. 그리고 이 근간에는 강한 정력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 깔려 있다.
 
'정력'에 대해 의학적으로 정해진 말은 없다.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1. 심신의 활동력 2. 남자의 성적(性的) 능력이라고 나와 있고, 영어사전에는 energy, vigor, vitality, stamina, one's sexual cacpacity 등 다양한 단어가 나열돼 있다.
 
통상 우리가 정력이라고 할 때는 성관계 시 1회당 지속 시간이거나 얼마나 여러 번 연속으로 성관계를 할 수 있는 할 수 있는가라고 볼 수도 있고, 발기력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발기력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오줌발과 정력이 정말 관련이 있을까?
 
이건 원인과 결과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분이 오줌발이 약하다고 정력에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신다.
 
발기와 관련된 부교감신경은 주로 요추에서 나오는 신경으로 구성돼 있다. 소변을 보는 기능도 같은 신경에서 나오다가 성기 부분에서 갈라져 배뇨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 신경이 다치면 소변 보는 능력이 떨어지고 발기력도 같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당뇨병을 가지고 있거나 디스크 환자의 경우는 두 가지 기능이 동시에 약화될 수 있다.  
 
또 나이가 들면 노화 때문에 몸의 여러 기능들이 조금씩 손상되기 시작한다. 노화는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몸 전체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오줌발이 약해져서 정력이 약해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배뇨현상과 발기에 대한 연구에서 일부 비슷한 기전이 밝혀지고 있고 이를 이용해 요새 시알리스같은 발기부전치료제를 매일 복용하는 방법으로 배뇨의 문제까지 같이 치료하고자 하는 연구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오줌발'이라고 통칭되는 배뇨현상에 관련해서 여러 가지 다른 인자가 영향을 미치고, 한편으로 발기에도 여러 가지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둘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정지을 수는 없다.
 
오줌발은 방광의 압력, 전립선의 형태와 모양, 요도의 협착, 방광결석, 신경학적인 이상 소견으로도 약해질 수 있으며, 발기는 여려 종류의 스트레스가 큰 영향을 미치며 고지혈증과 같은 혈관질환이 있거나 배뇨와 관련없는 신경학적인 이상 소견이 있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오줌발이 약하다고 해서 약물 처방을 했더니, 오줌발은 좀 강해지는 것 같은데 왜 발기력은 그대로냐고 반문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일부 기전으로 연관이 돼 있을 수는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다른 인자들이 각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발기력은 발기력 대로 따로 필요한 약물을 복용해야 회복할 수 있다.
 
정리 하면 정력과 오줌발은 함께 약해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오줌발이 약하다고 정력도 약하다는 일차원적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점을 인지하고 각각의 문제를 개별적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를 가지시기를 바란다. 
두빵
어비뇨기과 의원 원장 / 대한비뇨기과 의사회 이사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역임
http://www.urologist.kr/
 
· 주요태그 섹스칼럼  
· 연관 / 추천 콘텐츠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