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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안돼요~돼요~돼요~~~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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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은연중에 섹스와 관련해서는 여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음담패설이나 유머를 통해 그렇게 교육되어 왔기 때문이다. 즉 여자가 안 된다고 말하더라도 그 말을 ‘좋아요’라는 의미로 받아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실제로도 여자들은 좋으면서도 싫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자들은 정말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몹시 혼란스러워한다. 좋아도 싫다고 하고 정말 싫어도 싫다고 하니 남자들이 거의 강제적으로 성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유머가 만들어졌는지도 모른다. 

한 나그네가 날이 어두워져 어느 농부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기를 청했는데 마침 방이 모자라 농부의 딸과 같이 자게 되었다. 나그네는 밤새 섹스를 즐길 환상에 젖어 빨리 잠자리에 들기를 기다렸지만 농부의 딸은 둘 사이에 베개를 경계로 이것을 절대로 넘어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나그네는 차마 그 경계를 넘지 못하고 아침이 되자 그 집을 떠나게 되었다. 그는 아쉬움에 담 너머로 빨래를 널고 있는 농부의 딸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담을 넘어 갈 테니 작별의 키스라도 나눕시다.” 

그러자 농부의 딸은 경멸에 찬 눈초리로 나그네에게 한마디했다. 

“베개 하나도 넘지 못하는 남자가 어떻게 그 담을 넘을 수 있겠어요?” 

이처럼 여자가 ‘안 돼요’라고 말한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결국 자기만 바보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남자는 이런 유머 속에서 여자의 말을 무시해도 괜찮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아니 여자의 말을 그대로 믿는 것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여자가 원하는 것을 감추려고 하는 것이 여자의 속성이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성욕을 억제하는 것이 미덕인 것처럼 말해왔기 때문에 자신의 성욕을 감추려고 하는 것뿐이다. 섣불리 자신의 성욕을 드러내다 보면 남자로부터 정숙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자는 섹스를 원하면서도 거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여자의 성욕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여자의 성욕도 남자와 다를 바가 없다. 단지 우리 사회가 여자에게만 성욕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 것뿐이다. 여자가 자신의 성욕을 해결하려고 하면 마치 커다란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위험시하고 있다. 그래서 여자는 성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막연하게 성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것이다. 

여자는 성에 대해서는 알아도 안되고 알려해서도 안 되는 것처럼 인식되어 있다. 남자의 성적 요구에 대해 무조건 거부하는 것 이외에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 무조건 싫다고만 하면 남자가 자신을 떠날 것 같고 그렇다고 남자의 뜻에 무조건 따르면 자신이 헤픈 여자처럼 비추어질 것이 두렵다. 여자가 이런 갈등을 겪고 있을 때 남자의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성 관계를 가지게 된다. 

여자는 남자와 성 관계를 가지면서 억제되었던 성욕이 살아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여자는 남자와의 성 관계에 거부감이 없어지고 오히려 여자가 먼저 성 관계를 원하게 된다. 이런 여자의 변화가 마치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속인 것처럼 오해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여자의 성적 거부가 오히려 남자의 성욕을 부채질하기 위해 그런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남자는 여자의 말을 무시하고 강제적으로 성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여자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용기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경우도 많다. 남자들은 그런 행동을 통해 여자를 정복했다는 생각에 단순히 여자의 말뿐만 아니라 은연중에 여자 자체를 무시하게 된다. 

아무리 사회가 달라져서 여자들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고 남자와 대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해도 여자들의 성욕이 인정되지 않으면 이런 남자들의 행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자들만 자신의 성욕에 솔직해진다고 해서 남자가 여자의 의사를 무시하는 행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남자들은 자기가 편할 때만 여자의 솔직함을 역으로 이용하고 속으로는 너무 밝힌다거나 헤프다고 하며 여자를 경멸하는 태도를 가진다. 이런 남자의 이중성 때문에 여자들까지도 자신의 성욕을 솔직하게 인정하기를 망설이는 것이다. 

이제는 여자의 성욕을 사회 전체가 인정하고 당연시해야만 한다. 남자의 마음속에 여자의 말은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남자가 여자를 무시하는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가족법을 바꾼다해도 남녀의 평등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성생활에서 여자는 남자에게 무조건 의존하여 여자가 원할 때는 무시되고 남자가 원할 때는 자기 멋대로 관계를 가지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는데 어떻게 남녀간의 평등이 이루어질 수 있단 말인가.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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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92 2017-03-15 12:19:23
베개와 담..
알타리무 2015-04-02 11:24:15
아 언제나 혼란스럽죠 ㅎㅎ
고래야후 2014-11-19 23:54:08
남자나 여자나 똑같은 사람인데 성욕이 차이가 나면 얼마나 차이가 나겠습니까. 단지 사회인식과 몇몇의 잘못된 시선과 보수적인 태도가 여자들이 표현할 자유를 막는거지..여러모로 대한민국 아직 멀었다...고생각합니다..
미미얌 2014-10-29 23:21:03
써니 2014-10-24 10:55:48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이성과 본능이 항상 싸우는것 같아요ㅠㅠ
그리고 남성분은 진짜 거절하는건지 좋은데 참고있는건지 판단할 줄 아는 센스가 필요하실듯..
핫플레이서 2014-10-23 01:42:41
아하 ㅋㅋㅋ 재밌는 이야기. 농부 얘기가 꿀잼 ㅋㅋㅋ
대담했어야하는군요
tanya 2014-10-22 18:22:56
으흠 그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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