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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이 넘치는 성(性) 관련 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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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구르미그린달빛]

스스로 깨우친 힘으로 '보배로운 연못'을 뜨겁게 하라

성(性)과 관련한 은어는 해학적이면서도 자못 낭만적이기까지 하다. 이는 인류가 예로부터 성을 건강한 사랑의 표현이며, 나아가 자손을 잇는 가장 위대한 생산 활동으로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군의 군사암호 기계인 에니그마를 해독한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얘기를 다룬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영향으로 암호와 은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성(性)의 역사에서 암호와 관련한 대표적 인물은 마타 하리(본명 마르갈레테 게르토르드 체레)다.

우윳빛 피부, 검은 머리카락, 커다란 눈을 가진 그녀는 20세 때 장교와 결혼했으나 남편의 외도에다 사고로 아들까지 잃자 무작정 파리로 상경해 댄서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녀는 보석으로 장식한 브래지어와 허리띠 차림으로 무대 위에 등장해 스트립쇼나 다름없는 선정적이고도 관능적인 춤을 춰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아 버렸다.

이때부터 그녀에게는 인도네시아어로 태양을 의미하는 ‘마타하리’라는 별명이 붙게 됐는데, 독일 고위관리에게서 막대한 자금을 받고 고급 댄서 겸 창부 생활을 하며 지내게 됐다. 그녀에게 붙여진 암호명은 ‘H21’이었다. 그녀는 프랑스 장관, 프로이센 황태자, 네덜란드 총리 등을 침실로 유혹해 특급 정보를 수집했다. 프랑스 정보기관에 체포됐을 당시 속옷도 걸치지 않는 요염한 알몸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텃밭에 골 좀 파 달라”는 투정은 잠자리 갖자는 말로, 우리 선조들은 생활 속에서 곤란한 지경에 처하면 한자를 파자(破字)하는 방법을 주로 애용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를 운운할 정도로 친했던 두 친구가 있었다. 형편이 어려운 친구가 부자 친구를 찾아갔는데, 끼니때가 돼도 밥상이 나오지 않았다. 가난한 친구는 허기가 졌지만 체면이 있는지라 참을 수밖에. 한참 있으니 부자 친구의 부인이 들어와 말했다. “저 서방님, 인량복일이오리까?” 그러자 부자 친구가 “월월산산”이라고 응답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화가 치민 가난한 친구는 “에잇, 일소인량이구먼”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는 일화가 있다. 인량복일(人良卜一)의 인량은 합치면 밥 식(食)이 되고 복일은 위 상(上)이 된다. 즉, ‘밥상을 올릴까요?’라는 물음이다. 월월산산(月月山山)의 월월을 합치면 벗 붕(朋)이 되고, 산과 산을 합치면 나갈 출(出)이 된다. ‘곧 친구가 갈 테니 기다리라’는 뜻이었다. 한편, 일소인량(一小人良)의 일소를 합하면 아니 불(不) 되고 인량(人良)은 착한 사람이란 뜻이니, 곧 ‘나쁜 사람’이란 뜻인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대가족이 한데 어울려 살았기에 부부간에 의사소통을 은어나 특정한 행동으로 표현했는데, 아내가 “텃밭에 골 좀 파달라고 한 지가 언제냐”고 목소리를 높이면, 잠자리한 지 오래됐다는 투정이었다.


처음엔 북(北)했으나 비(比)하다 구(臼)한 첫날밤

옛날 신랑들은 친구들이 첫날밤을 어떻게 보냈냐고 물어보면 “처음엔 북(北)했으나 비(比)하다 구(臼)했다네” 하고 답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서로 등을 맞대고 누웠으나(北), 돌아누워 애무를 해(比), 서로 껴안게 되었다(臼)는 뜻이다. 이처럼 은근한 표현으로 난처한 질문을 재치 있게 받아넘겼다.

해학집에 나오는 얘기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소경이 아내와 함께 집에 있는데 동네가 소란스러워졌다. 아내가 밖에 나갔다가 와서 소경의 가슴 사이에 인(人) 자를 써줬더니, “사람 인 자 양변에는 점이 있으니 불(火)이 났군” 하고 알아들었다. 이어 소경의 손을 잡아 자신의 음문을 만지게 하자 “당신의 그곳은 습한 곳이니 진흙골에서 불이 났겠군” 하고 말했다.

아내가 입을 맞추자 “여(呂) 진사네 집에 불이 났군”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아내가 소경의 양물을 만지작거려 꼿꼿하게 세워주자 “다 타고 기둥만 남았다고? 참으로 불쌍하구나! 불쌍해!” 하고 장탄식을 했다는 얘기다.

우리 조상들은 여성의 음문을 ‘보배로운 연못(寶池)’이라고 했다. 자손을 낳는 곳이라 귀하다고 여겼다. 남근은 ‘스스로 안다(子知)’고 이름 붙였다. 스스로 심벌의 크기와 능력은 물론이고, 성충동까지 익히 알고 있으므로 처신을 잘하라는 뜻이 담긴 표현이다.

심벌에 대한 표현은 동서양이 모두 금기시했는데, 노골적인 성적 터부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벌에 대한 속어가 많은데 음문에 대한 속어로는 ‘구멍’, ‘풀숲’, ‘동굴’, ‘작은 배’, ‘반지’ 등으로 형태를 묘사한 것이 주류를 이룬다. 남근에 대한 은어는 유머러스한 것이 많은데 ‘짧은 팔’, ‘환희의 지팡이’, ‘화살’, ‘대포’, ‘뜨거운 몽둥이’ 등이다.

궁궐 벽에도 나붙은 암호 대자보 암호나 은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된 곳은 궁중이다. 권력 다툼과 사랑 다툼이 벌어지는 각축장이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궁녀들 역시 암호로 은밀한 대화를 나눴는데, 한글 자음을 순서대로 한자로 표기하고 모음은 그대로 쓰는 방식이었다.

즉, 조선시대 궁궐 담벼락에 붙은 ‘八ㅣ 二ㅐ 七ㅣ 十ㅜ 七ㅏ八 一ㅜ八 一ㅘ 五ㅣ四 十四ㅚ’라는 암호는 ‘이 내시 추 상궁과 밀회’라는 뜻이다. 고자로 알려진 내시가 궁녀와 사통했다는 것인데, 조선 초기까지는 거세가 완전히 되지 않거나 어려서 거세했으나 성장하면서 복원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성풍과 관련한 암호나 은어는 부지기수인데, 중국에서는 항문 성교를 ‘꽃줄기를 보름달에 가져가는 것’이라고 표현했고, 인도인들은 ‘하부 교접’이라고 불렀다. 18세기 영국인들은 ‘바람이 불어오는 통로 탐사’라는 별난 표현을 썼다.
김재영 원장
퍼스트 비뇨기과 원장
ISSM(세계성의학회) 정회원 / KBS, MBC, SBS 방송 다수 출연
http://www.first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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