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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건조한 관계에서 벗어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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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레이크업>
 
성격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를 상담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마지막으로 상담을 받아보자는 마음으로 찾아온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보면 서로를 비난하기에 바빴다. 옆에서 들으면 서로 다른 것뿐이지 누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가슴에 한이 맺혀 있다는 것이다. 사랑을 받지 못한 한이 서로를 원망하게 만들다 보니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못마땅하고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두 사람은 상담자에게 동조를 구하면서까지 자기가 옳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에게 아무 말 하지 말고 딱 3분만 서로 부둥켜안고 있으라고 했다. 이 말에 두 사람 모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시키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두 사람은 어설프게 포옹을 한다. 엉덩이는 뒤로 빼고 마치 도망이라도 갈 듯이 두 다리는 상대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상태로 불편하게 서로를 안고 있다. 손을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할지 몰라서 꼼지락거리면서 말이다.
 
“포옹하기 불편했죠?” 라고 묻자 두 사람 모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느낌은 어땠나요? 따뜻합니까?”라는 질문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심장 박동이 들리던가요?”, “호흡 소리는 어땠나요? 몸의 냄새는 어땠나요?”라는 질문에 역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시키니까 형식적으로 두 사람이 포옹을 한 것이지 배우자를 느끼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3분간 배우자를 느끼면서 포옹을 하라고 시켰다. 사실 3분이라는 시간이 생각하기에 따라서 상당히 긴 시간이다. 두 사람은 눈을 감고 서로의 체온을 느끼려고 하는 것 같다. 상대의 체온이 따뜻하게 느껴지면 ‘참 고맙다’고 말을 하라고 하니 남편이 ‘참 고맙다’고 먼저 말한다. 그리고 심장 박동이 들리면 ‘미안하다’라고 말하라고 하니 잠시 후 역시 남편이 ‘미안하다!’라고 말하자 아내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남편의 품에 안겨서 소리를 내면서 울기 시작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남편의 입에서는 ‘용서해줘!’라는 말이 나왔다. 아내는 엉엉 울면서 “내가 미안해!”라고 말하자 남편 역시 울먹이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이들 부부가 서로를 용서하고 관계가 개선된 것은 아니다. 이제 서로에 대해 조금 다르게 보는 눈이 열린 것뿐이다.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과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것이다. 신체접촉을 하라고 숙제를 내주면 대부분의 부부은 의무감에서 하루에 몇 번씩 포옹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
 
심리학에서 부부관계를 개선하는 방법으로 서로의 장점을 찾는 숙제를 내준다. 장점을 50가지 적고 그것을 파트너에게 읽어주라고 말한다. 그리고 장점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런 장점을 가지게 된 자신의 추억을 말하게 되어서 서로의 대화가 풍부해지고 그만큼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장점을 발견하고 말해준다는 것은 자존감을 높이고 배우자에 대해 관대할 수 있는 요소이다. 그런데 이때 조심을 해야 할 것은 장단점이 극히 주관적이라는 사실이다. 사람에게는 그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바로 어떻게 보느냐가 상대를 보는 자신의 마음인 것이다. 상대를 보는 마음이 달라지지 않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판에 박힌 일상과 습관이라는 덮개 아래 감추어진 좋은 점과 아름다운 모습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아무 때나 상대의 좋은 점과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기분이 좋을 때나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좋은 점을 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우리는 서로를 설레고 들뜨게 할 필요가 있다. 만약 부부가 이런 흥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장점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방법으로 서로의 성적 매력을 찾아보라는 숙제를 낸다. 상대에게 성적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무미건조하게 서로를 바라보다 보니 항상 똑같게 보이는 것뿐이다. 사람에게는 매우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당장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해도 시간을 가지고 성적 매력을 보여주려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숨겨진 매력을 만들어갈 수 있다.
 
성적 매력을 찾게 되면 두 사람이 매우 친밀해지고 단점조차도 장점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성적 매력은 꼭 도덕적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반드시 장점일 필요도 없다. 그냥 자신의 눈에 멋지고 괜찮게 보이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성적 매력을 찾는 숙제’를 내주면 의도적으로 성적 매력을 보이려고 한다. 일부러 서로 끌어안으려고 하고 가끔은 이상한 옷을 입고 상대에게 성적 자극을 주려고 한다. 그러므로 지금 자신이 상대의 성적 매력을 찾고 있다는 것을 감출 이유도 없다. 오히려 억지로라도 자신의 성적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신체적인 접촉을 하든 아니면 상대가 흥분할 수 있도록 섹시한 옷차림을 하든 그것은 상관이 없다. 성적 매력을 찾는 훈련은 반대로 자신의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스킨십을 해주면 그것에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스스로 돌아본다. 지금까지 경직되었던 성적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느낌과 상관없이 억지로 거짓 매력을 만들면 안 된다. 이것은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느낌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성적 행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솔직하게 말하고 다른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성적 매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처음이 어렵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농도가 진해지게 되어 있다. 예전에는 그런 행동이 천박하게 느껴졌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이 얼마나 섹시한 몸짓인지 깨닫게 된다. 사람은 평면적인 존재가 아니라 입체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하다.
 
“저는 아내에게 이런 면이 있는지 정말 몰랐어요.”
 
무미건조하게 부부가 살다보면 어느 순간에 그냥 가구를 보는 것처럼 무감각해져 버린다.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존재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가끔 쳐다보아도 별 감흥이 없다. 분명한 것은 배우자가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사람의 체온의 느끼고 사람의 냄새와 향기를 맡을 줄 모르면 배우자는 그냥 생명이 없는 존재로 바뀌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싫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의 성적 매력을 발견하게 되면 매번 새로운 존재라는 인식과 더불어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소중한 사람이란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에 그 사람이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느껴지게 되어 있다.
아더
부부관계연구소 이사장 / 펜트하우스 고문
탄트라 명상연구회 <仙한 사람> 회장
저서 <이혼했으면 성공하라>, <우리 색다르게 해볼까>,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http://blog.naver.com/ar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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