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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프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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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bonding]

누군가가 그랬다. 상대와 처음 하는 섹스일 때는 꼭 사정이 빠르다고. 모든 이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도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실제로 애무도 삽입도 사정까지의 시간도 평소 대비 굉장히 짧았다고 했다. 근데 내가 체감한 시간은 그것보다 훨씬 길었다. 아마 모든 장면을 머릿속으로 우겨넣으려는 의도치 않은 본능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데, 나의 그러한 본능에도 한계는 있었나보다. 매우 안타깝게도 그와의 첫 삽입이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재갈과 안대, 귀마개를 모두 해제한 채로 숨을 몰아쉬는 그 순간까지의 기억이 거의 통으로 사라졌다. 살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그런 감각들만이 곳곳에 아로새겨져있을 뿐이었다. 

“무리한 거 아니야?” 

무리는 내가 아니라 님이 하신 거 같은데요? 하는 말이 당최 나오지를 않았다. 정말 그랬다. 대부분의 감각을 상실한 채로 나는 누워있을 뿐이었고, 마에스트로는 다름아닌 당신이었다. 그저 누워있기만 했는데 몸에 진이 다 빠져서 웃는지 우는지 모를 얼굴을 했겠지, 분명히. 

심호흡 십수 번에 눈을 한 수십 번 깜빡이고 나니 나는 다시 생기가 돌았다. 엎드려서 그의 얼굴을 보니 이글이글하는 눈빛은 가신지 오래였다. 

“두 번은 힘들까요?” 
“응.” 
“네.” 
“왜 이렇게 체념이 빨라?” 
“못 하겠다는데 어떻게 졸라요.” 
“그냥 튕긴 걸 수도 있잖아.” 

그는 손가락을 튕겨 내 이마에 꿀밤 비슷한 걸 놨다. 아프기는 커녕 그냥 기분 좋은 콧방귀만 피식거렸다. 

웃는 얼굴이 보기 안 좋을 수가 있을까? 답은 있다. 나는 표정에 따라 얼굴이 꽤 큰 폭으로 바뀌는데, 대체적으로 나와 섹스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 무표정을 좋아했다. 웃으면 얼굴이 빵떡 같아진다나 뭐라나. 반대로 어르신들이라든지, 아무튼 내 활짝 만개한 잇몸웃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사람들이랑은 섹스를 거의 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피식 웃은 거야, 잇몸도 잘 안 보였겠지만 아무튼 그는 그런 날 더러 ‘웃으니까 더 예쁘다’는 오글오글 끝판왕 멘트를 날려댔다. 부디 진심이 아니길 바랐다. 나도 사실 내 웃는 얼굴보다 무표정을 더 좋아하는지라. 

같이 누워 담배 피우면서 별 시덥잖은 실랑이를 벌였다. 아닌데, 아닌데. 맞는데, 맞는데. 그러다가 팔을 관자놀에 괴고 누워있던 그가, 스으읍- 하며 표정을 굳혔다. 아, 섹시해. 순간 나도 모르게 움찔해버렸다. 

“근데 너 되게 오래 굶었지?” 
“아닌데요.” 
“아니긴 뭘, 유륜까지 바짝 섰더만.” 
“아닌데.” 
“아니면 뭔데.” 
“...” 

그는 아직 연기 한두 줄기가 피어오르는 재떨이를 멀찍이 떨어뜨려놓고 오면서 내 위로 쏟아졌다. 

“너 같은 애는 있잖아.” 

그는 티셔츠 위로 솟아오른 유두를 깨물었다. 

“티셔츠 위로 해주는 걸 더 좋아하더라.” 

어금니를 앙다무니 귓속 깊은 곳에서 찌르르한 느낌이 났다. 

“몸이 너무 예민하잖아.” 

마치 뱀처럼 혀를 늘어뜨리고 나를 올려다보는 그의 눈에 빠질 것 같았다. 

“깔짝이기만 해도 이거 봐봐. 스스로 만져봐. 엄청 딱딱하지?” 
“으으으으응...” 
“으응은 무슨. 뭐, 좋으니까 더 해달라고?” 
“아니... 아니요... 흐응.” 
“아니야? 하지마?” 
“아니에요...” 
“뭐라고? 어떻게 해달라고?” 
“해주세요...” 
“어떻게? 뭘 어떻게 해달란 건데?” 
“저... 저... 가지고 놀아주세요.” 
“예쁘네, 멍멍이.” 

그는 내 티셔츠를 말아올려 입에 물게했다. 유두에서 배꼽으로, 배꼽에서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는 그의 머리칼을 간신히 잡고 있었다. 시간은 더디게 흐르는 것 같은데 유독 내 숨소리만 빨랐다. 짧은 날숨과 들숨에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비로소 그가 내 다리 사이 깊은 곳에 입맞췄을 때엔 깊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그의 자지가 들어오는 순간 나는잠시 숨을 쉬지 못했던 것 같다. 미간을 찌푸렸다가도 나를 마주보며 피식피식 웃어대는 그가 얄밉기도 섹시하기도 해서 그냥 차라리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무엇보다 그저 그 순간 자체만으로도 몹시 좋았다. 그의 움직임이 짜증나리만치 느린 바람에 나는 자꾸만 애가 탔다. 애타는 마음은 끙끙거리는 소리가 되어 입밖으로 흘러나왔고, 급기야는 스스로 허리를 꿀렁거리고 있더라.

그가 웃으며 목을 조르는 순간은 아직도 선명하다. 정신을 잃은 건 아니지만, 얼굴이 터져버릴 것 같은 와중에도 그의 낮은 신음만은 똑똑하게 들려왔으니까. 

그의 말마따나 정말 ‘멍멍이’가 되어 개 같은 자세를 취하고, 엉덩이를 흔들고 그의 온몸 이곳저곳을 핥아댔다. 그가 주는 선물도 맛있게 받아먹고 나니 진짜의 ‘멍멍이’가 된 기분이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참 묘하다.

내가 어디까지 개 같아질 수 있을까 싶다. 목줄하는 거 불편하고, 나 스스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상대방을 위해 나를 희생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처럼 흥미를 잘 끌어주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목줄을 한 채 더 개 같은 년이 된 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안대랑 이것들 다 가져가. 앞으로 자위할 때마다 써.’ 

나는 길들여지고 있나보다.


글쓴이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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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홀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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