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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넓.사.깊 7 - 튀니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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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Swingers]
 
세상은 넓고 사랑은 깊다 7 – 튀니지의 추억
 
이번에는 아프리카로 가보겠습니다. 사실 제목에 '추억'이라고 썼지만 사실 그런 아름다운 말과는 아무 상관 없는 아주 단순한 '성매매'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외국, 외국 합니다만, 도대체 우리가 알고 있는 외국이라는게 얼마나 될까요? 미국, 일본, 중국 정도야 누구나 말하는 나라고 동남아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이름도 이젠 상당히 익숙하고 또 유럽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도 많이 들어본 이름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살짝 돌려서 생각하면 리히텐쉬타인, 몰도바, 몬테네그로,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이렇게 가면 좀 헷갈리기 시작하고, 수단, 콩고, 중앙아프리카, 우간다 등으로 가면 들어는 봤는데 어딘지는 딱히 잘 모르겠고,
 
결정적으로 베냉,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차드, 감비아, 라트비아, 그레나다… 이렇게 가 버리면 대다수 분들은 감을 못 잡습니다. 그런데.. 그런 나라가 있냐고요? 네. 그런 나라 있습니다.
 
별로 갈 일 없는 나라! 바로 튀니지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저에게 튀니지나 화성이나 차이가 없습니다. 갈 일이 없다는 거죠. 그런데 그 돈 없는 나라에서 제가 하는 일에 투자를 하겠답니다. 그것도 엄청난 돈을요. 그래서 갔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가서, 비행기를 갈아타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로 갑니다. 
 
 
[여기서 잠깐] 비행기에서
비행기 타고 갈 때 말이죠. 그냥 직항 타면 간단하지만 갈아탄다면 최종 목적지에서 가까운 공항보다는 큰 공항으로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튀니지로 가더라도 카이로에 가서 갈아타는 것보다는 파리에서 갈아타시는 게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어딜 내려도 좋으니 내려서 일단 입국부터 하세요. 입국 안 하면 공항 대기실에 몽둥이 든 경찰의 감시를 받으며 대기해야 하는데 몇 시간 동안 담배도 못 피우고 딱 죽을 지경입니다.


 
도착해서 대충 일을 보다가(별 일 아니었어요..) 호텔에 누워 있는데 그래도 허기진개가 여기까지 왔는데 언제 또 올 것인가라는 의구심과 함께 전투의욕이 상승합니다. 그러나 말이 거의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특급호텔에서 종업원한테 '성매매 여성 없나요?' 라고 물어볼 수는 없잖아요?

 
[여기서 잠깐] 정직한 표현
어디서 읽은 얘기인데 사실 같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아주 고급스러운 영어교육을 받은 사람이 미국 호텔에서 자고 있는데 섹스가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갈등을 하다가 종업원한테 정직하게 물었다고 하죠.
'Would you please kindly tell me where prostitutes are?'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네요.

 
 
아무튼 언제나처럼 전화번호부 뒤졌습니다. Massage를 찾는데 안나오더라고요. 여기서 사용하는 용어가 다른가... 그래서 Thai라는 단어로 찾았습니다. 나오긴 하는데 아무래도 cuisine thai 라고 나오는 걸로 봐서 태국음식점입니다. 마지막 단어 escort 뒤졌습니다. 오.. 나옵니다. Escort shop 이름이 아마 마담안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화를 거니 바로 받습니다. 얘기를 시작해야 하는데 오 마이 갓! 영어 안됩니다. 불어로 묻습니다. 저라고 불어 할 줄 아는 것 다 합쳐서 20마디 정도인데 말이죠.
 
'Parlez vous Anglais?' (너 영어하니?)
'Non' (내가 영어하면 여기서 이짓 하고 있겠냐?)
'Madam Anna, s'il vous plait' (그럼 안나아줌마 바꿔...)
'C'est moi' (내가 안나아줌마다)
 
그리고 나서 대화의 단절...
쉽게 가기로 했습니다...
 
나 : 아프리카 엘 모라디 호텔! 룸 넘버 ****
여자 : Oui (알았어. 계속해.)
나 : 실부플레 응 마드모아젤 실부플레! 마드모아젤 튀지니아 오리지날레 실부플레! (여성분 하나 보내줘! 튀니지사람으로)
여자 : Oui (알았어.)
 
그리고는 또 불어로 몇 마디 하는데 내가 불어실력이 모자라기도 하지만 알아듣기도 참 힘든 발음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날립니다.

나 : 빠흐동, 쥬 네 빠흐르 빠 프홍세! 마드모아젤 튀니지아 오리지날레 실부플레! 라피도!
(미안! 나 불어 못해! 그러니 튀니지 여성분 보내줘! 빨리!)
 
하다 보니 이태리어까지 나오네요. 잠시 후 다시 확인전화가 옵니다.

 
[여기서 잠깐] 에스코트서비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에스코트 서비스의 protocol은 동일합니다. 항상 먼저 전화를 하고, 호텔이름과 방번호를 알려주면 전화를 끊고 기다리면 확인전화가 옵니다. 가격을 물어보면 언제나 'It starts from...' 이라고 하면서 베이스가격만 알려줍니다. 매춘은 어디까지나 당신이 부른 여성과 당신의 관계지 우린 주선하지 않았다 라는 식이죠. 이후 여성이 들어오면 항상 호텔전화로 소속된 사무실에 전화합니다.


 
30분 정도 지나니 한 여성분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아가씨는 제가 몇마디 못하는 불어마저 되지 않더군요. 그래도 남자와 여자가 어디 꼭 말이 통해야 합니까. 말 안해도 다 알죠. 돈 주고 하는 사랑이다 보니 그다지 깊은 느낌이 오지는 않았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그녀를 사랑했습니다.
 
koreandaniel@gmail.com
허기진개
전 세계 67개국을 다니며 가는 곳마다 나눈 아름다운 사랑을 기억하고 있는 자칭 자유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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