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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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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유학생활이 더 이상 개고생 스토리가 아니게 된 것은, 오롯이 마리를 만나고 난 뒤였다. 공부에 치여, 사람에 치여, 향수병에 젖어 살던 나에게 마리는 큰 힘이 되어 주었고 한국 생활을 그리워 하는 빈도도 점점 낮아졌다. 
 
마리는 마리 나름대로 나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도 호주에서 돌아와 적응하는 기간이었고, 일본 친구들과의 교류가 거의 다 끊겨서 외로울 시점에 나를 만난 것이었다. 우리는 1분이라도 더 얼굴을 보고, 손을 잡고, 입을 맞추려 애를 썼다. 
 
“어?”
 
그날도 어김없이, 매번 약속장소인 그녀의 직장 앞 편의점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있던 나는, 멀리 마리의 모습이 보이자 창문을 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어떤 남자 한 명이 마리에게 말을 걸고 있었고, 그녀는 옆에 가방을 맨 채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처음에는 스포츠 센터 고객인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마리의 표정이 약간 어색하게 느껴졌다. 내가 아는 바로는, 마리가 굉장히 곤란해 할 때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정이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차문을 열고 내려 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편의점으로 오는 횡단보도 앞이었는데, 마주보고 이야기 하는 둘의 시선에는 내가 보이지 않는 각도였다. 
 
“……음……이게……그래서……정말 미안해요.”
 
마리는 꾸벅하고, 그에게 인사를 했다. 가까이서 본 그는 굉장히 체격이 좋고 짧은 머리를 한, 마치 야구 선수를 연상시키는 외모를 하고 있었다. 그는 마리가 사과를 하자 실망한 표정으로 말 없이 마리를 응시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웃으면서 봐요. 센다이 지점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에요.”
 
마리는 그렇게 싱긋 웃으며 다시 한 번 인사를 했고,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그는 “알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쓸쓸히 몸을 돌렸다. 가까이 그들에게 가려고 했던 나는, 대화가 끝나자마자 아차 싶어 후다닥 차로 돌아왔다. 허겁지겁 차에 다시 탄 나는, 괜히 몰랐다는 듯, 휴대폰을 보는 척 했다. 물론 마리가 문을 열자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어? 왔어? 라고 하는 발연기도 잊지 않았다. 
 
“오빠 안녕!”
“응 오늘도 수고했어. “
“오빠도 수고했어. 언제 왔어?”
“한 10분 전쯤 도착했나?”
“그래? 뭐하고 있었어?”
“아 그냥 뭐 휴대폰 보고 뭐 좀 생각하고 그랬지……물론 온지 10분 밖에 안 되었으니까 대단한 것을 한 것도 아니고. 하하하하.”
 
마리는 내 반응에 쿡쿡 거리면서 웃었다. 
 
“아 그래? 어떤 곰 한 마리가 후다닥 이 차에 타는 걸 본 거 같은데.”
“그……그래? 요새 디즈니 만화를 너무 많이 봐서 환각이 보이는 거 아니야?”
“디즈니 만화에서 곰이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만화는 없어.”
 
나는 슬쩍 내가 입고 있는 옷을 보며, 차마 ‘이거 사실 블루블랙이야’ 라는 개드립은 치지 못한 채 크흠! 하는 헛기침만 했다. 
 
“아니 뭐. 신경이 쓰이더라고. 혹시나 치한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치한이면 어떻게 하려고 했는데?”
 
“부랄킥 시전해야지. 나 태권도 3단임.”
 
“……어이구야.”
 
그녀의 성격을 잘 아는 나는, 굳이 누구냐고 캐묻지 않고 차를 출발시켰다. 마리는 내가 굳이 질문을 하지 않았지만,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끙끙 거리는 것을 보고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번에 우리 지점에 새로 온 스탭이야.”
“아아 그래? 몸 좋아 보이더라. 가슴은 캔짱보다 작지만.”
“남자고 여자고 아주 가슴만 보시는 군요?”
“아니 그거야 캔짱이 워낙 불룩……이 아니라. 아무튼 딱 봐도 스포츠 센터 스탭 같은 체형이었다는 뜻이었어. 근데 새로온 스탭이 뭐라고 했는데?”
 
마리는 조수석에 붙어 있는 거울을 보며 립밤을 바르며 말을 이었다. 
 
“그냥 데이트하고 싶다고.”
“이런 개이쉐이……가 아니고 뭐라고 그랬어?”
“응 쎄컨드라도 좋다면 잘 사귀어 보자고 했지.”
“……아씨.”
 
내 반응에 마리는 또 한 번 깔깔 대며 웃었다. 사람 놀릴 때 보면, 나보다 더 잔인하게 놀리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뭘 물어봐 바보야. 당연히 거절했지.”
“나도 알거든?”
“몰랐으면서.”
 
마리는 피식 하고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바로 앞에서 여자친구가 고백 받는 모습을 보니까, 뭔가 기분이 묘했다. 
 
“뭐라고 거절했는데?”
“지금은 좀 그렇고 곧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연락준다고……”
“마리 제발.”
“알았어 알았어. 남자친구 있구요. 아주 잘 사귀고 있으니까 미안하지만 고백은 받아줄 수가 없네요. 라고 했어.”
“그랬구나.”
“입꼬리는 왜 씰룩 거리는 거야?”
“누가? 내가?”
 
우리는 평소처럼 장난 섞인 농담과 스킨십을 주고 받으며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차를 세우자 마자, 그녀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고, 나는 아무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왜 키스 안 해줘?”
“응? 안 해주는 게 아니라 지금 타이밍이 그 타이밍이 아니지 않아?”
“우리 한테 그런 게 어딨어? 중학생도 아니고. ”
 
말을 마치자 마자 나는 조수석의 마리를 덥치듯이 끌어 안았고, 그녀는 꺄르르 웃으며 내 목을 끌어 안았다. 익숙해졌지만 그 설렘만큼은 절대 익숙해지지 않은 긴 키스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언제나처럼 마리는 내 손을 깍지껴서 잡았고 또 언제나 처럼 나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가슴에 손을 넣었다. 
 
“오빠.”
“응?”
 
숨이 거칠어지고 있는데 마리가 입을 열었다. 
 
“오늘도 내가 말해주기만 기다리고 있는 거야?”
 
그녀의 말에,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발가락 끝부터 짜릿하게 전율이 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까 그녀에게 고백한 그 사람은, 마리가 이렇게 화끈하고 솔직한 여자라는 것을 알까? 내가 느끼고 있는 이 행복에 대해 조금의 이해라도 할까? 그가 알고 있는 것은 스포츠 센터에 있는 마리의 모습 뿐이겠지? 유치하지만 우월감이 들었다. 
 
“마리네 집에 가고 싶어.”
“진작에 그래야지 곰탱아.”
 
우리는 시동을 끄고 손을 잡고 나왔다. 마리는 이제 더워지기 시작하는 밤공기가 기분이 좋은지, 사뿐사뿐 기분 좋은 스탭으로 현관으로 향했다. 무용을 전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녀의 몸동작 하나하나는 때때로 참 우아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마리는 가끔 내가 부탁하면 춤을 춰 주기도 했었는데, 내가 예전 SES의 동영상을 보여주자 바로 한 번에 따라춰서 나를 놀라게 하기도 했었다. 
 
우리는 들어가자 마자, 약속이나 한 듯 서로를 끌어안고 쓰다듬었다. 누구의 휴대폰인지 모르지만, 가방에서 요란하게 진동소리를 내뱉고 있는 것은 둘다 듣고도 모른 척했다. 마리는 키스를 하며 팔을 더듬어 스탠드를 켰고, 희미한 조명을 등지고 우리는 침대로 쓰러지듯 누웠다. 
 
마리는 참 똑똑한 여자였다. 상대방이 어떤 지점에서 더 좋아하는지, 흥분하는지에 대해 너무나 빠르게 캐치했고, 한 번 캐치한 정보는 절대 잊지 않았다. 우리가 사귀면서 한 섹스들로 그녀는 충분히 나라는 사람의 데이터가 모였다는 듯이, 내 약점을 쉬지 않고 공략했다. 그녀는 항상 내가 KO되어 누워있는 것을 보고, 마녀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내 위에 올라타곤 했다. 
 
“나 할말이 있어.”
“뭔데?”
 
그녀는 내 위에 올라타서 허리를 흔들며, 거칠게 호흡하고 있는 나를 내려다 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 엄마가 오빠 보고 싶다고 했어.”
 
그 순간, 마치 아이스버킷 첼린지를 한 것 처럼 몸이 확 하고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리는 갑자기 고개를 갸웃 하더니, 확 죽어버린 내 하반신을 힐끗 바라보았다. 
 
“이거 갑자기 왜 이래?”
“아니…뭐라고?”
“우리 엄마가 오빠 보고 싶어 한다고.”
“아니 그걸 왜 이 타이밍에 말해?”
“지금 생각났거든. 갑자기 쪼그라들 정도의 충격이었어?”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갑작스러워서.”
 
마리는 내 몸에서 내려와, 내 하반신을 툭툭 치며 ‘미안해~’라고 고추와의 대화를 시도하더니, 이내 이불을 가슴에 두르고는 내게 안겨 말했다. 
 
“몰랐네? 오빠가 갑자기 충격 받을 줄은.”
“아니야. 충격이 아니라, 갑자기 들어서 놀라서 그래. 사실 상상해보면 엄청 뻘쭘하고 조심스러운 자리잖아.”
“괜찮아. 우리 엄마는 엄청 괜찮은 사람이야.”
“당연히 그렇겠지. 그런 게 두려운 게 아니고……약간 한국사람들은 그런 게 있거든. 여친의 부모님을 뵙는 게 굉장히 뭐랄까……조심스럽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그런 자리.”
“난 한국의 그런 점이 좋더라. “
“일본은 안 그래?”
 
내 말에 마리는 손을 올려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으며 내게 말했다. 
 
“내 전 남자친구는 개그맨 지망생이었는데, 우리 엄마 앞에서 껄렁껄렁 대면서 되도 않는 개그하고 그랬어.”
“난 그러면 안되겠네.”
“할 생각이었어?”
“아니 뭐 원하신다면 개인기 몇 개 정도는 준비하려고 했지.”
“뭐야.”
 
마리는 꺄르르 웃으면서 내게 안겼고, 나는 그녀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녀의 어머니를 만난다라……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었지만 막상 상상을 하니 엄청 긴장이 되는 것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그 날 내 일본어 컨디션이 별로여서 누가 봐도 외국인처럼 이상하게 말을 하면 어떡하지?
 
“좋아. 언제든지 만나뵐 수 있어.”
“정말?”
“응. 약속 잡고 알려줘. 내 스케쥴은 마리가 더 잘 알잖아. 아니다. 스케쥴이 있어도 어떻게든 빼고 갈게. “
 
내 말에 마리는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왠지 대학교 면접볼 때 보다 더 긴장할 것 만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그녀의 목에 다시 입을 맞췄다. 열기는 다시금 확 하고 올라왔고, 그녀는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공략하듯 몰아 붙이기 시작했다.


> 21화에서 계속

글쓴이 186넓은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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