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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의 그녀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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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hindsight]

겪어본 사람들만 알 것이다. 다음날 하진이가 내 티셔츠만 걸치고 아침을 맞아줄 때의 그 짜릿함. 아침 차려준다고 해서 두부김치의 악몽이 떠올라나 원래 아침 안 먹어 라는 개구라를 치면서 그녀의 양 팔을 잡고 침대에 누워서 꺅 오빠 왜 이래요 안돼 안돼 돼 돼 아흣 뭐 이런 행복한 아침을 보내고 출근했다.
 
근데 말이지. 가끔은 헷갈릴 때가 있다. 나는 그녀와 이제부터 스타트인데 그녀는 그냥 하루 짜릿하게 논 경험에서 그치면 어쩌나. 전화번호도 주고 받았지만 회사에서 한 동안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보며 책상에 앉아서 괜히 의미없이 마우스로 이 폴더 클릭 저 폴더 클릭……멍만 때렸다. 

아 헷갈렸다. 나만 사랑이 싹텄나? 하기 전에 약속할 걸 그랬다. 계속 만날 생각이 있으면 팬티를 머리위로 돌려주세요라고. 
 
하지만 끝나고 다시 Jazz로 가야하나 라는 생각을 할 때쯤 그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지금까지 자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잠을 안 잔 것도 아닌데 집에 가서 또 자다니. 역시 어린애들은 잠이 많구나. 헤어진 지 얼마 안되었는데 보고 싶었다. 
 
아주 매우 다행히도, 우리는 그 날 밤 이후로 사귀게 되었다. 물론 오늘부터 1일! 이라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흘러갔다. 
 
한가지 조금 아쉬운 점은 이제 다시 Jazz를 가게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무도 없는 Jazz에서 그녀와 꽁냥꽁냥 해보려고 했는데 그것은 끝끝내 하지 못했다. 알바 하는 데서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녀의 이유였다. 일하는 곳에 내가 있으면 신경이 쓰인단다. 결국 나의 예상대로 Jazz는 내가 발길을 끊고 나서 몇 개월 가지 않아 망했다. 
 
하진이는 굉장히 매력적인 아이였다. 무엇보다 나와 대화가 아주 잘 통했다. 우리는 다른 연인들이 하지 않는 대화 주제로 심도 있는 토크를 나누곤 했다. 
 
“오빠.”
“응.”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
“왜? 있으면 안돼?”
“아니 생각해봐. 보통 필요가 없으면 퇴화 하잖아. 우리가 꼬리뼈만 남아 있는 것처럼 말이야.”
“근데?”
“근데 여자의 경우는 아기에게 젖을 주지만 남자는 안 주잖아. 근데 왜 달려있지?”
“오호. 흥미로운 주제로군.”
 
멀리서 보면 사랑 가득한 눈빛을 교환하며 같이 달달한 음료를 마시는 연인으로 보이겠지만 우리의 대화를 가까이 들으면 이렇다. 
 
“난 필요 없지 않다고 생각해.”
“어째서?”
“난 젖꼭지가 성감대거든.”
 
그녀가 어이없이 나를 바라본다. 
 
“그게 이유라고? 오빠가 성감대라서 다른 남자들도 퇴화를 안 한다고?”
“아니지. 젖꼭지 애무 마다하는 남자 없어. 남자의 젖꼭지는 성감대의 기능을 위해 그 진화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
“음? 그런가?”
 
“그렇지. 만약 진화의 신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정기적으로 하나씩 빼야 되는 거야. 필요 없는 걸. 최초의 인류에는 뺄 것이 너무 많았던 거야. 아니? 불 피워서 체온 유지하는데 왜 이렇게 털이 많아. 털은 좀 빼자. 그리고 좀 있다가 아니? 꼬리는 뭐 하러 있어? 얘도 빼. 이러다가 젖꼭지를 발견한 거야. 근데 그 순간 젖꼭지가 신에게 말했지.

젖꼭지 : 님 저는 핥짝핥짝 해주면 기분 좋아서 삶의 질 상승함.
신: ㅇㅇ 오키 
하고 그냥 달아놓은 거야.”
 
“그럼 왜 튀어나와 있어? 그냥 점 처럼 남기면 되잖아.”
“약간 와이파이 안테나 같은 역할이 있을 거야.”
 
이런 나의 개소리도 하진이는 즐겁게 들어주었다. 물론 아주 가끔은 주변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주변에 우리만 덩그라니 남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있었다. 또 한 번은 이랬다. 
 
“하진아.”
“응.”
“만약에 남자 고추가 지금 위치가 아니고 손이랑 등, 이마 셋 중 하나로 옮겨져야 한다면 넌 어디를 고를래.”
 
그녀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음. 기왕이면 손이 낫겠다.”
“어째서?”
“이마에 달려 있으면 오빠가 내 가랑이 사이로 박치기를 해야하고 등에 있으면 약수터 아줌마들 나무 등치기 하듯이 그렇게 해야 하잖아. 손이 젤 보기 덜 흉해. ”
“대박 너 방금 존나 섹시했어. 하러가자.”
“콜.”
 
이런 느낌의 대화였다. 아마 어떤 남자와 사귀었더라도 하진이는 그 남자의 이상형에 맞춰줬을 것이다. 이런 고무줄 바지 같이 후렉시블한 여자같으니. 그것은 침대 위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내 스타일을 조금 알고 나서는 나중에 자진해서

“오빠 나 엉덩이 때찌해 줘.”

라고 내 귀에 속삭이기도 했다. 
 
“아. 오늘 금요일이네. 집에 가기 싫다.”
“왜?”
“우리 옆 집에 여자가 한 명 살거든.”
“그래? 몰랐네? 혹시 그 여자……”
“너보다 못생김. 니가 천 배 예쁨.”
“좋아. 계속해.”
“아무튼, 그 여자가 금요일만 되면 매주는 아닌데 거의 매주…… 남자 불러와서 파워 섹스를 하거든.”
“그걸 오빠가 어떻게 알아?”
“그 건물 방음이 쒯이라서.”
“흐음…그래?”
“응. 근데 방음 문제도 있는데 그 여자애가 아주 괴성을 질러. 나는 무슨 고질라 교미하는 줄 알았어.”
“어느정도 크길래 그래?”
“뭐 무슨 까마귀 같이 갹갹 거림. 오죽하면 내가 그 집 현관문에 섹스 좀 조용히 하세요 라고 붙인 적도 있어.”
“그런데도 개선의 기미가 없어?”
“더 들으란 듯이 하던데.”
“아구구. 우리 오빠 그래서 꼴려쪄요?”
“아냐. 그것은 꼴릴 사운드가 아니었어.”
“좋아. 그럼 오늘 나 오빠네 집에 갈래.”
“응? 왜? 같이 듣고 싶어?”
 
그녀는 내 팔에 팔짱을 끼며 안더니 내 귀에다가 대고 반짝이는 입술로 속삭였다. 
 
“아니. 내가 가서 눌러 주려고.”
 
이러니 내가 안 좋아할 수 있는가? 게다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집에 있는 야한 속옷도 바리바리 챙겨왔다. 내 눈도 고추도 감동해서 울었다. 집에 도착한 우리는 옷을 벗고 같이 샤워를 했다. 바디샤워 거품을 서로의 몸을 타월 삼아 비비다가 수증기에 흠뻑 젖은 서로의 얼굴을 어루만지다가 또 눈이 마주치면 키스를 하다가. 
 
“하아아아! 아아아아아!”
 
그리고 그 순간 옆 방에서는 전쟁의 서막이 올라갔다. 가슴 쪽을 타월로 가리고 나오던 하진은 벽 너머로 들려오는 그 섹서라운드 음향에 흠칫 놀라며 나를 바라보더니 입모양으로 대에에박 이라고 말했다. 
 
“들었지? 이제 시작 된 거야. 곧 있으면 나라 잃은 백성처럼 울부짖을 거임.”
“질 수 없다.”
 
그녀는 두르고 있던 수건을 확 하고 벗었다. 무용으로 다져진 정말 군살 없이 아름다운 그 라인에 나도 모르게 정말 발사할 뻔 했다. 그녀는 나를 밀쳐서 벽으로 내 등을 붙였다. 그 옆방 파워섹서들 쪽 벽이었고, 그녀는 무릎을 꿇고 앉아 그 작은 입술로 커져 있는 내 자지를 가득 삼켜주었다. 
 
“아으으으으으! 자기야 나 죽어 아아아아!”
 
옆 방에서 걔들이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하자, 하진은 다급한 표정으로 나를 애무했다. 날로 늘어가는 그녀의 립 기술에 벽 쪽에 붙어 가지고 음..헉..핫...흡..만 반복하던 나는, 그녀가 갑자기 벌떡 하고 일어나자 반사적으로 평소보다 커진 가슴을 어루만졌다. 
 
“내가 벽으로 붙을게 넣어줘.”
“난 애무 안해줬는데?”
“아냐. 충분히 젖었어.”
“내꺼 해주기만 했는데?”
“몰라. 흥분했나 봐.”
 
하진은 반쯤 감은 듯한 섹시한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이윽고 내 귓볼을 혀로 핥아 주었다. 우리의 전투적인 자세를 모르는 옆방 섹서들의 소리가 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아아! 아아아! 옵퐈앙아아아아아! 퐈아아!”
“야 근데 저 정도면 거의 스티븐 시갈이 목 꺾는 소리 아니냐?”
“쉿! 잡담 그만하고 오빠두 빨리.”
 
하진이 벽 쪽에 가슴을 대고 붙었다. 나는 그녀의 뒤에서 그 빵빵한 엉덩이 사이로 내 것을 천천히 비비다가,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 진입했다. 
 
“하응!”
 
공교롭게도 옆방 신음소리가 잠시 끊길 그 시점에 하진이의 앳된 신음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한 쪽 다리를 높게 들어서 내 어깨에 걸쳤다. 서서 하는데 이런 자세라니! 무용 전공의 위대함을 나는 그때 알았다. 
 
“하아앙!”
 
경쟁하듯 섹스하는 게 뭔가 흥분되는 건지, 하진이는 평소보다 더 젖어 있었다. 아주 그냥 옆집에 대 놓고 섹스할 테니 이 몸의 떡사위를 느껴보거라 이놈들아! 라고 하는 것처럼 하진이는 그 귀엽고 예쁜 목소리로 아낌없이 신음했다. 그것에 탄력을 받아서 인지 내 허리도 격해졌고 물기 머금은 그 마찰, 살 들의 충돌 소리가 정말 가감없이 철퍽 철썩 방에 울려 퍼졌다. 
 
“아아아! 꺄아! 아악!”
 
옆 방여자가 (누가 봐도 의식적으로) 신음을 크게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에 주춤거릴 그녀가 아니었다. 하진이는 들으란 듯이 말했다. 
 
“오빠 오늘은 이자세로만 해줘! 오빠꺼 너무 좋아! 잘라서 나 주면 안돼? 하앙! 오빠 나 기절할 것 같아!”
 
이것은 하나의 기적과도 같은 일인데, 더 이상 옆방에서는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하진이는 내 것에 박히면서 벽에 귀를 대더니 내게 살짝 속삭였다. 
 
“옆 방 남자 쌌나봐.”
“혹시 그 컵라면 전 남친 아냐?”
“무슨 소리야. 걔 였으면 십 분전에 샤워 끝났을 걸.”
 
그래. 오늘은 니네도 한 번 당해봐라. 나는 하진이의 스킬에 힘입어, 정말 그 뒤로도 계속해서 그 자세로 박았고, 하진이는 스님이 들어도 벌떡 설 정도로 자극적인 신음을 아낌없이 옆 방에 선사했다. 
 
“오빠 오늘 좋았어?”
 
섹스가 끝나고 나서, 둘 다 땀에 젖어서 앞머리가 이마에 붙어서는 서로를 꽉 끌어 안았던 그 밤이 아직도 기억난다. 
 
하진이와의 이야기는 물론 더 있고, 글을 쓰는 지금은 당연하게도 내 여자가 아니긴 하지만, 나는 가끔 그녀를 생각한다. 우리가 헤어진 것도 나쁘게 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마 너무나 심적으로 힘든 시기에 선물 같이 내 앞에 나타나 주었던 것이, 아마도 내가 하진이를 계속 기억하는 이유가 아닐까?

JAZZ의 그녀
끝.


글쓴이 늘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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