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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정담] F의 이야기 - 나 다시 태어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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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씨씨인 F 와 그의 여자친구가 따뜻한 봄날 캠퍼스에서 낮술을 마시고 있다.

둘은 서로의 섹슈얼 환타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중이다. 그녀의 환타지는 봄날 잔디밭에서 해보는 것이란다.

술이 꽤 올라 발그레해진 그녀가 반쯤 농담으로 F 에게 실행에 옮길 것을 제안하지만, 시큰둥한 그의 반응에 기분만 상하고 만다. 자존심 상한 그녀의 폭음이 이어진다.

“넌 항상 그런 식이야. 고상한척 늘 뒤로 빠져서 나만 민망하게 만들지.”

“첫째, 그건 내 환타지가 아냐. 둘째,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어떻게 살아? 셋째, 저기 민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도 빤히 보고 있는데 여기서 어떻게 한단 말야? ”

“꼭 하자는 얘기는 아니었어. 근데 그렇게 사람 기분 나쁘게 반응할건 도대체 뭐야? ”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시비 걸지 말고 그냥 술이나 마시자.”

“시비? 니 눈엔 이게 시비 거는 걸로 밖에 안보여? ”

.........

전형적인 보통 연인들의 싸움 패턴을 반복하며 목소리는 커져만 가고, 거기에 비례해서 둘이 술을 들이키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 결국 혀 꼬이는 소리로 터뜨리고 마는 그녀.

“우리 그만 헤어지자. 너란 애랑은 정말 안 맞는거 같애. ”

피식 웃는 F. 그 웃음에 더욱 열 받고 마는 그녀.

“농담 같나보지? 아니면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거야? ”

같이 기분이 상하기 시작한 F.

“항상 이런 식이잖아. 먼저 헤어지자고 해놓고, 울면서 보고 싶다고 전화하는 것도 너고. 지겹다 이제.. 그만 좀 해라. ”

그때 어딘가에서 역시 낮술을 마시고 돌아다니던 같은 과 동기 민수가 비틀비틀 걸어와 옆자리에 앉는다.

“니들 뭐하냐? 나 같이 마셔도 되지? 딸꾹.. ”

옆에 앉다가 바로 엎어져 잠이 드는 민수. 열을 삭이지 못해 씩씩 대던 그녀가 그런 F를 바라보다가 선언하듯 말한다.

“이번엔 그런 일 절대 없을테니 안심해. 너랑은 정말 끝이야. 못 믿겠니? ”

얼굴에 비웃음을 흘리며 대답 없이 잔을 비우는 F. 더욱 표독스러워지는 그녀의 얼굴.

“못 믿겠다면 내가 얼마나 확고한지 증거를 보여주지. ”

다짜고짜 자고 있는 민수의 바지를 내리기 시작하는 그녀. 잠이 덜 깬 민수는 멍청한 표정으로 눈을 비비고, F도 할말을 잃고 가만히 보고 있다. 그녀의 주도로 뒤엉키기 시작한 그녀와 민수. F 가 말리기엔 이미 상황이 늦었고 , 둘 다 너무 취해 있으며, 감정도 너무 상해 있는 상태다. 더군다나 민수의 위에서 F 를 바라보는 그녀의 통쾌한 표정에 그는 자리를 뜨지도 못한채, 단지 노려보며 소주를 병째 들이키기만 한다.

낮술에 취한 세 남녀의 산만한 행태는 봄햇살과 더불어 점점 무르익어 가고, 처음엔 고통스러워하던 F의 얼굴엔 뭔지 모를 복잡한 감정이 섞이기 시작한다.

........

몇주일 후, 게시판을 들여다보고 있는 F를 발견한 그녀.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건다. 형식적인 안부를 묻다가 용기를 내어 사과하기 시작하는 그녀.

“집에 내려가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너한테 사과해야 할거 같았어. 너무 많이 마셨었나봐.. 어떻게 그런 짓을 할수 있었는지 나도 모르겠어.. ”

어색한 침묵. 침묵을 깨려는 듯 활기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F.

“..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그 날 일, 솔직히 충격적이긴 했어. 근데.. 뭐랄까. 지금은 너에게 차라리 고맙다고 말해도 괜찮을거 같애... 그날 너희 둘을 보면서 처음엔 화도 나고 고통스럽고 그랬는데.. 계속 보고 있자니 뭔가 다른게 느껴지더라구.... 그 날 이후로 난 내가 스스로를 너무 모르고 살아 왔다는걸 깨달았어... 내가 정말 원하는게 뭐고, 어떤 사람인지를 그날 너 덕분에 알 수 있었던거야. “

무슨 얘긴지 알 듯 모를 듯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 그녀.

“난 다시 태어났어.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꺼야. 난 약속이 있어서 지금 가봐야겠다. 다음에 또 보자. 안녕~ ”

저 멀리 뛰어가는 F의 옆에 언제 나타났는지 민수가 있다. 민수의 팔에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F. 민망한 듯 팔을 뿌리치는 민수의 표정도 싫지는 않은 듯 하고, 착 달라붙어 다정하게 걸어가는 둘의 모습을 그녀는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 저 둘의 모습이 꽤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스스로를 깨달으며 그녀는 깜짝 놀란다.



앞으로 좀더 생생한 청춘들의 사는 이야기, 그들의 애환을 담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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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늑대 2016-12-22 16:54:20
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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