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익명게시판
[소설/에세이] HER 4  
10
익명 조회수 : 5356 좋아요 : 2 클리핑 : 0
전편
http://redholics.com/red_board/view.php?bbs_code=talk11&bd_num=86258

7.
 
그녀에게 카톡을 물어봤던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는 그녀와 연애 감정을 나누고 싶었던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현재의 연애만으로도 벅찼고 또 다른 누군가와 지속해서 새로운 감정을 나누는 것은 지금으로선 인생을 허비하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다자연애를 꿈꾼다고 해서 내 능력의 범위까지 자연스레 넓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삶에서 일탈을 해오면서 또 다른 일탈을 꿈꿨다. 일탈이란 삶의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나는 행동이라 할 수 있을 텐데, 여기서 순리의 기준은 내 인생 구성원의 바람과 기대일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과 친구들의 기대였다. 학생 때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그 후에는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 가족의 당연한 기대였고 나는 나름의 노력을 해가며 기대에 부응하는 인생을 살아왔다.
 
그러한 길에서 일탈은 작은 원동력으로써 삶에 생동감을 가져다 주었다. 호기심이자, 욕구의 충족이었으며, 삶의 해방감이기도 하였다. 일탈할 자유가 있기에 기회가 될 때마다 더 적극적으로 일탈을 해왔다. 다만 선택에 대한 책임 원칙을 항상 고려하였고 특별히 성적 일탈 부분에서는 더욱 강하게 적용하였다.
 
나의 다양한 일탈을 가까이 봐왔던 친구는 나에게 “세상 무서운 줄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성적인 부분에서 조신함? 정조?를 지키려는 나의 모습에 답답해했다. 다양한 일탈 속에서 아쉽게도 성적 일탈은 나의 우선순위가 아니었나 보다.
 
아는 사람과의 성적 행위는 당연한 행위이기에 일탈이 아니다. 나의 성적 일탈은 낯선 이와 나누는 낯선 행위이다. 계속해서 일탈을 꿈꾼다. 지금까지 못 해본 종류의 일탈. 낯선 사람과 성적 교감을 나누는 것. 일탈의 적정 시기를 묻는다면 나는 말할 것이다. ‘바로 지금’이 일탈의 최적기라고.
 
8.
 
그녀와 시시콜콜한 일상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쉽게 야한 이야기로 이어갔다. 일상에서 섹스로 연결될 수 있는 모든 지점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열심히 서로의 썰과 노하우를 풀어놓았다. 분명히 발기가 안되어 있는 상태인데도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가 살짝 엉덩이에 힘을 주면, 꿀렁꿀렁 진득한 액이 잔뜩 쏟아졌다. 그것이 신기해서 그녀에게 자랑하듯이 이야기하곤 했다.
 
그녀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에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는 썰을 풀어놓았다. 특히 그녀가 쉽게 흥분하는 날이라 느껴지면 나는 더 노골적으로 섹스 썰을 실시간 묘사하듯이 표현하였다. 점차 그녀가 흥분하는 분위기와 표현을 캐치해 나갔다 - 단단해진 귀두, 터질 것 같은 자지, 살살살. 부비부비. 찌릿찌릿. 움찔움찔.
 
그녀는 그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마디씩 해주었다 - 더해주세요. 감질 맛나요. 좋아요. 느껴져요.
 
썰은 상황극으로까지 발전해갔다. 둘 중 한 명이 경험하고 있는 실제 상황에 상대방이 참여하는 것이다. 그녀가 혼술로 보드카를 마시고 있다는 말에 나는 내가 토닉 워터를 가지고 달려가고 있다고 답하였다. 문 열어놓으라고 던진 말에 그녀는 추우니까 빨리 오라고 맞장구 쳐주었다.
 
M-똑똑똑
H-네에에 사람 있어요
M-추워요 문 열어줘요
H-어여 들어와요
M-허그해도 돼요? 반가우니까
H-슈어유캔
M-포옥. 몸이 따뜻하네요. 아차차. 여기 토닉워터랑 곱창.
H-으 곱창. 스윗가이.
M-집이 아담하고 좋네요.
H-네 편하게 있어용
M-저 오늘 자고 갈꺼예요. 여기 소파에서. 혼자.
H-침대에서 자요.
M-아 그럼 침대에 잠깐 누울께요. 일로와요. 따듯해요.
H-혹시 지금 나 꼬시는 거예요??
.
..

….
상황극은 상황극이니 우리는 끝까지 갔다. 그녀의 “죽을 거 같아”라는 마지막 마디는 실제로도 죽을 거 같다는 의미였다. 나 또한 일하는 도중에, 상황극에 흥분하여 액을 분출하는 귀두를 어루어 만줘주기도 하였고 화장실에 가서는 자위를 하며 정액을 뿜어내기도 하였다. 나는 내 선에서 즐기고 있었고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을 대화를 통해 조금씩 소비해 가고 있었다.
 
그녀는 나보다 힘들어했다. 나보다 감정의 폭이 넓고 상상력이 풍부해서 그러했다. 그녀는 감정이 느껴져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우리는 만나보지 못했지만,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은 생각보다 생생했다. 오히려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의 교감이 상상력으로 증폭되어 각자가 원하는 방향의 감정으로 변해갔다. 그녀가 그러한 감정을 잘 털어내길 바랐다.
 
우리는 서로의 사진을 나눴다. 이미 가지고 있던 일상의 사진부터, 서로를 위해 방금 찍은 사진까지. 우리가 공유하는 비밀의 범위를 점차 넓혀갔다. 직접적인 폰섹스를 피했을 뿐, 우리는 이미 서로를 상상의 섹스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가 만나면 선을 잘 지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한 생각을 나누면, 그녀는 그것이 어려울 것이기에 우리는 실제로 만날 수 없다고 답해주었다.
 
왜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을까?
그 선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서 밥은 언제 사줄 거예요?
 
-끝-
 

0.
 
전에는 정말 의심했어요.
펜팔처럼, 서로 만난 적도 없던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물론 사랑의 모습이 다양하겠지만,
영화 her에서 남자 주인공이 사만다를 사랑하잖아요?
사랑 회의론자인 나는 쉽게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연애를 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쉽게도 연애 중에는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해보지 못했어요.
이처럼 한 명과 연애를 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사랑과 섹스는 별개일 수 있지만,
실제로 많은 연애 중에도
다른 사람과 무수한 사랑을 나눴었기 때문이죠.
그 사랑이 일방이거나 양방일 수도 있었고
일시로 끝나거나 지속하기도 했었어요.
다만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은 나만 알 뿐이에요.
 
You woke me up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요.
애인이 없었으면 달랐을까?
서로의 애인에 대한 미안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는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우리 식대로 행동했고
우리 식대로 시간을 보내며
우리만의 관계를 유지했지요
 
나는 이러한 관계를 더 유지하고 싶어요
이 정도의 관계에 만족해요.
이번 만남을 통해 더 확신했어요.
물론 다음에 만날 때도 이럴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이 또 있길 진심으로 바래요.
 
우리가 다른 만큼
그리고 닮은 만큼
이해해주고 반겨줘서 고마워요.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Whatever someone you become,
And wherever you are in the world,
I’m sending you love.
You are my friend til the end.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http://redholics.com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익명 2019-03-17 17:54:12
이 글은 조회수,덧글수,좋아요수,완성도 등을 고려하여 '명예의 전당'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등록된 글은 편집되어 팩토리,SNS,e북 등에 공유될 수 있으며 수익이 발생할 경우 내부 규정에 따라서 정산됩니다. 이 글을 작성하신 레홀러님에게는 300포인트가 자동 지급됩니다. 축하합니다. ^^
익명 2019-02-22 20:55:48
요즘은 영추 왜 안해주시나요? 기다리고있는데...
익명 / 앗...그러게요 제 본분?을 잊고 살았네여ㅎㅎ
익명 2019-02-22 17:35:15
식사 같이한 후기도 나중에 올려주세요^^
익명 / 넵^^
익명 2019-02-22 15:38:16
Whatever you do, wherever y’at, i am your buddy til d end. With ma xoxo!
익명 / 헤헤
익명 2019-02-22 11:52:11
뭔가 소설이 아닌거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익명 / 오 느낌은 읽는 분의 자유!
익명 2019-02-22 02:44:21
그녀가 고백했나보네요
익명 / 아...아닙니드아
1


Total : 30358 (1/2024)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0358 손,발이 좋다.. new 익명 2024-04-19 142
30357 발 패티쉬가 있는 건 아닌데 [1] new 익명 2024-04-19 220
30356 뻔더멘탈 [2] new 익명 2024-04-18 590
30355 후방) 남자~ 가끔은 [2] new 익명 2024-04-18 616
30354 가끔은 [1] new 익명 2024-04-18 451
30353 가끔 [8] new 익명 2024-04-18 535
30352 커피한잔해요 [1] new 익명 2024-04-18 531
30351 매일 [1] new 익명 2024-04-18 523
30350 가끔2 [4] new 익명 2024-04-18 714
30349 가끔 [16] new 익명 2024-04-18 1376
30348 ?수도권 오일,성감마사지 [15] new 익명 2024-04-18 1243
30347 기억. [5] new 익명 2024-04-18 1182
30346 하루의 시간. [2] new 익명 2024-04-18 855
30345 내전근 스트레칭할 때 자극 [6] new 익명 2024-04-18 1230
30344 남자신음 new 익명 2024-04-18 684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