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30. 독서번개 후기 <데이비드 버스, 욕망의 진화>
25
|
|||||||||
|
|||||||||
우리 모두는 수많은 성공들의 길고 끊임없는 대열에서 나온 산물이다. 모든 살아 있는 사람들은 진화의 성공담이다. - 데이비드 버스, <욕망의 진화> 가운데 8. 30. 독서번개에 참여하였습니다. 서지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데이비드 버스(David M. Buss), 욕망의 진화(the Evolution of Desire: Strategies of Human Mating), 전중환 옮김, 2007, 사이언스북스 (ISBN 10-8983712074, ISBN 13-9788983712073) 참여자는 섹시고니 대장님, keywest님, 싸르트르님, zion님, 그리고 저 이렇게 5명이었습니다. (신청자 중 2명 불참) 대장님이 좋은 장소를 섭외하셔서 꽃들에 둘러싸여 대화를 나눴습니다. (진짜 꽃이요...플라워...) 대장님의 Sex & Culture Project에 대한 소개에 이어 책에 대해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는데요. (대장님은 이런 자리를 오래 전부터 만들고 싶었다 하시네요.) 2시간이 정말 훌쩍 지나갔습니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에 기초하여 남녀의 이성을 선택하는 기준과 그 이유에 대하여 분석하고 있습니다. 58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인데 남녀탐구생활백서라 할 만큼 남녀의 이성(부분적으로는 동성애)에 대한 수많은 연구를 인용하며 과거의 선조로부터 우리가 어떤 기질을 물려받았는지 서술합니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축소해석한다는 비판과 더불어 성장과정 및 사회환경에 따른 요인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고착화된 전통적 남녀의 성역할을 전제로 한 논의라며 일부 페미니스트들로부터도 비난의 목소리를 듣습니다.(그런 점에서 오늘 여성분이 참여하였더라면 토론자들이 인식하지 못한 새로운 관점도 던져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충분히 의미 있는 지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특히 제가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이러한 비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상당한 지면을 들여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애쓴다는 점입니다. 또한 다음 주제로 넘어갈 때 이어지는 맥락이 매우 매끄럽네요. 담긴 내용을 떠나 글쓰는 솜씨가 대단하다고 감탄했습니다. 오늘 자리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과 자유로운 대화가 오갔습니다. 설문에 의한 통계 분석이 주를 이루는데 얼마나 정확하게 응답하였을까. 최근 우리나라는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진화심리학적 설명에 역행하는 현상은 아닐까. 진화심리학은 그 고유 논리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여 오히려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미의 보편적 기준이라는 것이 있을까. 사회적 성공과 (성적 접촉의 기회가 아닌) 성적 욕구는 상관관계가 있을까. 2시간 훌쩍 지나갈 만하죠? :) 대장님만큼 저 또한 이런 자리를 기다렸는데 레홀이 아닌 그간 제가 경험한 성을 주제로 한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의 오프라인 모임은 대개 우리가 언제 온라인에서 그렇게 므흣했냐, 마치 다른 사람인냥 아주 건전한 모임이거나 괜찮은 이성을 찾기 위한 탐색의 자리가 되기 십상이었습니다. 오늘은 남자들만 모였으니 후자는 될 수 없었고 (사실 좀 아쉬웠...) 건전하기는 했습니다만 대장님 표현대로 sexuality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의미 있었어요. 당초 후기 쓸 생각을 안 해서 번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게 아쉽네요. 토론을 끝내고나서는 Red Stuff에 들러 'Named' 멤버이자 스탭인 SilverPine님을 알현하고 묵직한 무게를 견디지 못하여 봉합수술이 필요한 초콜릿빛 실리콘 딜도를 감상하였습니다.(오는 사람마다 만지고 잡아당겨 알과 그것이 댕강댕강 나뉠 지경인 듯) 대장님이 다음에 토론할 책을 정하도록 제게 권하여 토론회가 끝날 무렵 즉석에서 정하였습니다. 가브리엘 마츠네프(Gabriel Matzneff), 거짓말하는 애인(Les Levres Menteuses), 조용희 옮김, 2004, 문학동네 (ISBN 10-8982818642, ISBN 13-9788982818646) 핸드북 크기에 200여 쪽이라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여자친구의 질투심에 질려버린 남자 주인공이 그녀와 헤어지고 질투를 모르면서 자신만을 사랑해주는 쿨한 여자친구를 새로 사귑니다. 그런데 우연히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일기장을 보게 되며 이중적 생활에 그렇게 싫어하던 질투심을 주인공도 갖게 되죠. 잠자리가 너무 훌륭하기 때문에 결정적 단서를 포착할 때까지 이별을 고하지 못하고 환희와 탐닉, 갈등을 번갈아가며 복잡한 심리상태에 빠집니다. 솔직함과 거짓말, 비밀, 사랑, 질투, 집착, 애인에 대한 관찰, 성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많이 많이 신청해 주세요~~~ (날짜는 대장님이 정해서 알려 주실 거예요.) 그는 마담 드 메르퇴유가 발몽에게 보낸 편지 구절의 의미를 처음으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 증오 중에서 당신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둘 다 같은 지붕 밑에 있습니다. 한 손으로 쓰다듬고, 다른 한 손으로 때리면서 두 가지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 가브리엘 마츠네프, <거짓말하는 애인> 가운데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