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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춘, 한국을 벗기다. 책 후기와 모임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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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ingbone 조회수 : 829 좋아요 : 1 클리핑 : 0
3월을 훌쩍넘겨 다음 독서단 모임이 2주도 채 안남은 시점에서
이미 많이 늦었지만 더 늦지 않기 위해 후기를 남깁니다.

일단 이 책은 역사적 기록과 사건을 정리한 근현대사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거기서 특별히 매매춘을 다루고 있구요, 그래서 책을 내용을 요약하다가 문득 이건 연표로 정리하는게 더 적절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매매춘,
한국을 벗기다

국가와 권력은 어떻게
성을 거래해왔는가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한번 표지를 보니 이 짧은 문장안에 책의 핵심적인 내용이 모두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매매춘을 통해서 한국의 근현대사, 특히 모순적이고 이중적인 한국사회의 모습을 돌아보게 해준다.
그리고 국가권력이 한편으로는 단속과 근절의 대상으로, 또 한편으로는 통치의 수단 또는 경제성장의 도구로 매매춘을 적극 활용해 왔음을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밝히면서, 그것이 성에 대한 한국사회의 이중적 모습을 형성하는데에도 큰 영향을 줬음을 지적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성매매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형성되어야 함에도 이분법적 시각의 만연으로 인해 그렇게 되기 힘든 안타까운 모습을 지적하며 현실적 해법을 찾기위한 과제로 이중성의 극복을 들고 있다.

책의 머릿말은 ‘매춘’이라는 용어의 부적절함과 ‘매매춘’으로 적확하게 부를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뉴욕 주립대의 번 벌로 Vern Bullough 와 보니 벌로 Bonnie Bullough 교수의 다음과 같은 주장을 소개한다. ‘매춘이란 명확히 성관계, 여성의 처녀성, 여성의 간통 등에 대한 종교적 견해나 철학적 가설과 결부되어 있다. 여성의 처녀성이 찬양되고, 여성의 간통이 처벌되는 사회에서는 아마도 제도화된 매춘이 성행할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매춘은 또 결혼의 패턴에도 관계가 있으며 여성들이 결혼을 매우 어렵지만 가치 있는 일로 생각하는 경우, 아마도 매춘 발생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 한국은 왜 ‘매매춘 공화국’이 되었는가. 저자는 그 원인을 한국의 이중적 성 문화에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이 더해진데서 찾아보고자한다. 

- 1장 계집에 고운 것은 갈보로 간다 -는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의 역사적 기록을 통해 현대적 매매춘의 기원을 찾는다.

이전시기 한국사회(조선)의 매매춘이 음악과 가무를 본업으로 하는 기녀들이 지배층을 위한 성적 봉사 임무에 동원되는 형태로 존재해 왔다면, 공창제도가 있는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다른 형태의 매매춘, 성매매 업소와 홍등가가 조선전역에 하나둘씩 자리잡기 시작하게된다. 
공창제 이후 이제는 누구나 돈만 내면 기생을 살 수 있게 되어 기생의 수요가 폭증하고, 또 누구나 기생이 될 수 있어 공급 또한 마구잡이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조선인 매춘 여성의 수는 1925년에 2,085명, 1931년에는 5,072명 수준에 이를 정도로 늘어난다. 1920년대 부터는 성병이 ‘국민병’으로 여겨질 정도로 매독 환자가 급증하기도 하고, 1924년 경에 이미 여학생 복장을 한 매춘이 등장, 30년대에는 독일과 러시아 여자를 고용한 (2차를 나가는)카페역시 생겨난다.

- 2장 사창굴의 전성시대 - 해방에서 1950년까지

해방직후 여성단체의 활동에 영향을 받은 미 군정은 매매춘을 금지하는 법령을 발표한다. 공창의 폐지는 사창의 범람으로 이어졌고, 한국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을 생존형 매춘에 뛰어들게 한다. 당시 언론기사에는 유엔군에 몸을 파는 ‘유엔 마담’ 내지는 ‘유엔 사모님’이 독버섯처럼 번창한다는 내용, 흑인의 피만큼은 한국에서 절대 안된다는 혼혈아에 대한 인종차별적 내용 등도 찾아볼 수 있다. 
50년대 중반에는 ‘서종삼’과 ‘이봉익’이라는 유행어가 생겨나는데 집창촌인 종로 3가에 간다는 말을 ‘서종삼이네 간다’, 종로삼가 옆 봉익동에 간다는 말을 ‘이봉익 만나러 간다’는 식으로 할 정도로 종로삼가 - 봉익동 일대에 사창이 번성한 시기였다. 정부는 강력 단속을 통한 근절책을 내어놓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생활고로 인한 사창의 증가로 60년에는 ‘20만 사창’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특히 미군 주둔지의 사창은 미군범죄에 노출되는 동시에 국회와 정부로 부터는 묵인되면서 동시에 방치되는 존재가 되었다. 59년 한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외국 군인들을 만족시키는 매춘 여성이 있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우리는 국내 손님을 만족시키는 매춘 여성과 미군을 만족시키는 매춘 여성을 구분해야 하며, 외국인을 만족시키는 여성에게 미국 관습, 재주 혹은 언어와 에티켓 등을 교육시켜야 한다.’

- 3장 수출.국방 정책으로서의 매매춘 - 19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61년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군사정권은 매매춘 강력 근절의 의지를 보이며 각종 조치를 취했다. 같은 시기 군사정권은 미군 위락 시설인 워커힐을 만들었는데 이는 일본으로 떠나는 주한미군 휴양수요를 국내로 돌려 외화를 벌기위한 구상이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을 통해 워커힐이 매춘시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미국 부인단체의 항의를 받으며 원래 목적인 미군 장병 유치에는 실패하고, 박정희의 기생파티장으로 애용되었다.
전화의 보급으로 콜걸이 생겨나기도 했고, 종로 3가의 사창가가 단속으로 밀려나기는 했지만 동시에 주택가에까지 사창가가 생겨날 정도로 매매춘의 규모는 줄어들 줄 몰랐다. 70년대에는 섹스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났는데, 이는 일본의 대만과의 국교단절, 70년에 생긴 부산 - 시모노세키간 정기 항로 개설, 경부고속도로 개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추산에 따르면 일본인 섹스관광객으로 인한 수입은 1978년에만 700억 원에 이른다.
주한미군 또한 국가 주도 매매춘의 주요 고객이었다. 70년대에는 기지촌에 성병 진료소가 만들어 미군의 안전한 섹스와 건강을 책임져주기도 하고, 미군 장교들을 대상으로 한 기생 파티가 끊이지 않았다.

- 4장 향락 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GNP의 5퍼센트 이상 - 1980년대

80년대에는 강남지역이 매매춘의 메카로 급부상한다. ‘여성 파트너 임대’와 같은 이전에 없던 형태의 서비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적자 올림픽에 대한 불안감에 전두환 정권은 다시 기생 관광을 꺼내드는데 대형요정에 특별융자, 접대부 아가씨들을 대상으로 한 소양교육, 매매춘의 관광 상품화 등이 민관의 협력하에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졌다. 
변두리 다방들은 새롭게 생겨나는 세련된 커피숍에 대한 생존 전략으로 티켓제를 도입하는데 대도시에서 면 소재지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에 수만개의 다방이 성업을 이루었다. 

언론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반이 붕괴하고 가치규범이 상실되고 있는데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 5장 영계촌.인터걸.원조교제의 시대 - 1990년대

91년에는 십대 소녀들을 데려다 윤락행위를 시키는 영계촌이 집중 보도되어 화제가 되었다.
92년 < 즐거운 사라 >로 음란물 제작, 배포혐의를 받은 마광수 교수가 구속되는 일이 일어났는데, 이는 사회의 이중적 성 윤리를 드러내보인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96에는 몰락한 동구권에서 매춘을 목적으로 한국에 온 이른바 인터걸이 매매춘계의 큰 화제가 되었는데, 또 돈이 주목적이 아니라 무료함 등을 이유로 윤락 시장에 뛰어든 중산층 주부들도 적발되어 사뭇 대비를 이룬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심심풀이나 용돈마련을 목적으로 한 윤락행위가 생존을 위한 윤락행위보다 훨씬 더 비도덕적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라고 했다.

IMF 외환위기, PC통신망의 확산 등 사회적 변화와 기술의 발달은 미성년 매매춘, 원조교제, 사이버 포주, 번섹(번개섹스) 등에 영향을 주었다.

- 6장 성매매 유비쿼터스의 시대 - 2000년대

6장에서는 미아리 텍사스촌 단속을 통해 매매춘과의 전쟁을 벌였던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의 고민과 입장 변화, 성매매특별법으로 불거진 사회각계의 매매춘 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 차이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다. 성매매에대한 근본주의적 관점, 현실적 개선 방안, 해외 사례 등을 예로 들면서 다양한 담론 형성을 가로막고 있는 이분법적 접근(근절해야 한다. 근절에 반대하면 성매매에 찬성하는 것이냐)을 넘어서고 또 일단 문제를 양지로 끌어내는 것을 문제해결을 위한 과제로 삼고 있다.

맺음말

성매매특별법 제정 주체와 그 지지자들의 ‘계도는 하되 고통 분담은 하지 않는 태도’를 지적하며 대만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 조세핀 호 Josephine Ho의 다음과 같은 말을 소개한다.
성매매 근절은 중산층 여성의 이해일 뿐이며 프롤레타리아계급에 속하는 여성이 중산층 여성의 정치적 이상을 위해 생존권을 포기할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점은 산업으로서의 매매춘이 가지고 있는 특성. 새로운 기술과 결합하는 속도나 변화하는 환경에의 적응력등이 놀라울 정도라는 것과
70년대 한국이 일본의 섹스관광지였다는 대목을 읽으면서는 동남아로 섹스관광를 떠나는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레홀독서모임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모임날까지 긴장되고 설레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모임에서는 책에 대한 얘기보다도 개인적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오고 갔던것 같고, 몇 가지 의견차이를 확인하거나 좁히기 위한 대화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성매매'라는 용어의 법적 정의와 일상적 용법의 갭으로 인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성매매로 볼 것이냐는 문제, 자발적 성매매는 가능한가라는 물음에는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면 선택하지 않을 것이므로 자발적 성매매라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라는 의견과 다른 선택이 가능한 상황에서 성매매를 선택했다면 자유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책에서도 언급되었던 < 즐거운 사라 > 로 인한 마광수 교수의 구속사건은 4,5,6월 책이 아닌 인물을 선정해서 살펴보기로 한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준 듯 합니다.

그 외에도 섹스 로봇에 대한 의견, 구인 사이트에 버젓이 올라오는 낚시성 채용정보에 대한 실상에 대한 이야기 등도 있었습니다.

책에 대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즐거운 모임이었고, 다시 나가고싶은 자리였습니다. 
heringb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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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홀릭스 2019-04-24 21: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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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매 2019-04-12 15:02:03
와 다들 후기 내용이 아주 디테일하고 정성가득이네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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