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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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장의사,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이 생겨날 정도로 한 번 기록된 정보는 쉽게 지우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해요. 학창 시절에 친구들이랑 ‘만약에’로 시작하는 말들을 자주 주고받았는데, 당시에 불법 촬영물로 한창 떠들썩한 시기였어요. “만약에 남친이 섹스하는 거 찍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다들 그런 새끼랑은 헤어져야 마땅하다며 혀를 내둘렀는데 저만 태연하게 “내 폰으로 찍으면 되지.” 했어요. 실제로 지금도 제가 등장하는 섹스클립을 휴대폰에 가지고 있고요. 운동 시작하기 전에도 물론 레홀에 사진 종종 올렸는데요, 시작하고부터는 더 자주 올리는 듯해요. 바뀌는 모습에 대한 칭찬은 항상 달고, 저는 칭찬에 껌뻑 죽거든요. 고민 없이 올리는 사진들은 아니고요, 습관처럼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는 걸 가장 먼저 하는 인간이어서인지 내가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생길 가장 안 좋은 상황들을 상상해요. 오늘 있었던 동의하지 않은 사진 저장은 양반이고, 상업적 사용을 포함한 도용, 언젠가에는 누군가 사진에 위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줬는데 누군가 나를 침범하지 않을까 하기도 하고요, 협박을 받는다거나 하는 신변의 위협. 더 적는 건 사실상 무의미라 여기까지로 줄이고요. 고민하는 것이 저뿐만은 아닐 거예요. 다들 그렇게나 열심히 문신 목걸이 팔찌 시계 할 거 없이 가리고 숨기고. 워터마크는 왜 새기겠어요? 저도 문신이 몇 군데 있어서 항상 포토샵으로 지워요. 노파심에 첨언하지만,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것들을 가리지 않는다고 해서, 워터마크를 삽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비난의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말씀처럼, 이미 습관이 된 사람들은 사진을 보는 즉시에 캡처하거나 저장할 것이 분명해서 이것을 단기간만 게재하는 것도 무의미라고 스스로는 생각해요. 얼른 지우셔야겠다는 댓글, 염려해 주시는 따뜻한 마음 정말 고맙습니다. 이외에도 신고해 주신 분들을 포함해서 함께 마음 써 주신 점 정말정말 고맙습니다. 때에 따라 필요하다면 법적 처리도 불사할 거고요, 이미 하기도 했어요. 무언가 진척되는 사항을 낱낱이 고지하지 않을 뿐 그냥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조용히 사부작거리면서 ㅎㅎ 많이 바쁘신 줄로 알지만 관리자님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요. 모두가 안온했으면 바라요. 바쁜 와중에 처리할 필요 없는 것들을 처리하느라 시간을 태우지 않기를 바라고, 피어오를 필요가 없는 분노들도 가급적이면 없기를 바라요. 그러기 위해서는 사진을 안 올려야겠다는 판단보다, 저장하지 말아야겠다는 판단이 앞서야겠지요. 주기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이네요. 이 주기가 점점점 길어져서 언젠가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아무도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 때가 오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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