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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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해소되는 아주 사소한 일들이 있다. 배설하는 듯이 개운하다. 더 나아가 상대방이 해주는 그랬구나- 하는 위로와 경청이 잘 듣는 약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내 얘기를 하는 것이 무서워졌다. 밝고 긍정적인 얘기를 하는 것은 하나도 두렵지가 않은데, 우중충하고 어두컴컴한 이야기들. 그런 것들을 쏟아내는 것이 무서워졌다. 나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감정을 인간관계에서 얻곤 한다. 행복 즐거움 기쁨 환희 뿌듯함 반가움 설렘 그리움 그리고 좌절 안타까움 분노 실망 상실 슬픔 ... 나만의 개인사가 아니기 때문에 좀체 얘기하기 어렵다. 내가 한 단발성 푸념에 누군가의 이미지가 검게 물드는 것이 싫어서 사람들이 얼마나 쉬이 동정과 연민을 품는지 알기 때문에 (듣는 이의 입장이 제 3자라면 차라리 다행이지만 혹여라도 언젠가 얽힐 일이 생긴다면)내가 한 얘기 때문에 그들의 관계가 껄끄러워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사람이 항상 밝게만 살아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 아니다. 이런 나를 떠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 때문도 아니다. (차라리 떠날 사람이라면 이렇게 떠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사실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러한 나의 걱정을 이해하고 또 내가 우려하는 대로 상황이 흐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누군가가 나에게 이러한 푸념을 하는 것에 대해 흠이나 흉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언젠가부터 누군가에게 나를 내비치는 것에 대해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가 나를 무서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머리가 복잡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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