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고민하다 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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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볼 다른 곳도, 물어볼 다른 사람도 없고. 부모님, 친구들한테도 얘기할 수 없어서 고민끝에 여기에 글을 써봐요.
보기 좋은 얘기는 아닌지라 혹시 불쾌하게 느껴지실 분들께는 미리 사과를 드립니다... 얼마 전부터 사귀게 된 여자친구가 있어요. 오래되진 않았고요. 당연히 좋아서 시작한 연애지만 저한텐 아주 큰 고민이 있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는 피부가 안좋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목욕탕이나 워터파크도 못 갈 정도로요. 누가 뭐라하진 않지만 저는 느껴지는 시선이 있어요. 어릴 때부터 얼굴이며 몸이며 염증성 여드름이 항상 나서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어요. 피부과도 다니고 약도 먹고 바디클렌저며 비누도 몇번이나 바꿨는지. 얼굴은 이제 여드름이 많이 나지 않지만, 흉터가 깊어 비비크림으로 가리고 다니고 있어요. 몸, 특히 가슴쪽이랑 등쪽은 아직도 계속 빨갛게 염증투성이에 여드름 자국도 심하고요. 문제는 조만간 여자친구와 첫날밤을 가지게 될 것 같다는 거예요...당연히 저도 사랑하고 싶고, 욕구도 있어요. 그치만 앞서 말한 이유때문에 애인에게는 물론이고 동성 친구들에게도 몸을 보여준 적이 없어요.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냈을 때 예상될 시선이 솔직히 너무 두려워요. 사랑하는 사람을 실망시키는 것도 그만큼 두렵고요.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남들처럼 정상적인 피부를 되찾진 못했어요. 앞으로도 더 나아질 거란 기대가 없고요.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두렵고 혹시 누가알아보는 건 아닐까 걱정되지만,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한번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정답은 없겠지만 너무 답답하고 참기 힘들어서. 더 마음이 깊어지기 전에 여자친구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마음을 접는 게 나을지. 이대로 숨겨야할지.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일이 아니란 건 제가 더 잘 알지만...비겁하게도 전 용기가 안나네요. 정말 모르겠어요. 왜 이렇게 스스로를 비참하게 몰아가야만 하는지. 즐거운 주말 저녁 시간에 이런 글을 올려서 여기 계신 분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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