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지나간 찌질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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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영화에나 나옴직한 전형적인 찌질남이 여성과의 섹스를 통해 정복력과 성취감을 마치 올림픽 금메달 쟁취하는 것 처럼 남성의 심리는 생각보다 더 찌질하다. 남녀의 섹스라는 행위가 남성에게는 정복, 여성에게는 굴복이라는 프레임 속에 위치 한다는 가능한 이야기 이겠지만 요즘은 그런 의미도 퇴색적인 시대다. 물리적으로 보나 행위적으로 보나 두 사람이 서로 같이 몸을 만지고 뒹굴고 그러다보니 생기는 자연스레 욕정을 해소하는 행위를 남성은 갖는 것으로, 여성은 주는 것으로 느끼고 표현하던 이상한 관습적 사고는 어느 예측 불가능한 방법이든 파괴되어야 한다. 쉽게 섹스한다고 생각되는 여성을 보면 생각보다 더 파격적이다. 요즘도 성범죄의 책임을 여성들의 지나친 노출로 몰고가는 몰상식한 여론을 접할 때가 가끔 있다. 여자들이 치마를 짧게 입는게 성범죄를 조장한다는 논리는 여성에게 부르카를 씌워 아예 여성의 실존 마저 지우고자 하는 이슬람 세계의 논리는 오조오억배만큼 이기적인 XXX들이다. 결국 남자들이 도달한 감정은 (자신에게 관심 없는)그녀를 향한 분노다. 조롱과 욕설 혐오 등 그녀를 향한 온갖 행동에도 불구하고 아랑곳없이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음에 더더욱 혐오와 분노를 표출하는 이 가엾은 남성들은 길거리의 모든 여성들이 마치 자기 자신에게 잘보이려고, 섹스하려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일베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 우연한 만남 운명적 만남 소개팅이라고 해서 서로는 약속된 같은 장소, 같은 시간 서로를 애타게 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결국 서로에게 나타나지 않아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인데, 평행우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한 사람이 날짜를 헷갈렸을 수도 있고, 같은 장소가 두군데 있었을 수도 있고, 수많은 가능성이 있으므로, 누구 한 사람이 반드시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모든 만남이 쿨한 헤어짐을 전제 만나야 했을까. 오늘날처럼 휴대폰과 인터넷 이런 게 불가능 한것 도 아니니 서로의 연락처를 알 수 없었을 수도 있으므로 이런 안타까운 뜻하지 않은 어긋남과 이별은 얼마든지 핑계되기 쉬울 것이다. 한편으론 휴대폰 시대에서 우연과 착각에 의한 비극적인 영화 요소는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것 같다.(휴대폰만 있었다면 로미오와 줄리엣도 해피엔딩 이었겠지) “키스하고 싶어.” 예전 여자친구는 술만 먹으면 버릇처럼 하던 말이었다. 소개팅으로 만났지만 그렇게 깊지도 앝지도 않는 관계였다. 비는 내리고… 이자카야를 같지만 호프집과 다름없는 어디 한 구석에서…. 조심스럽게 느껴지는 촉촉함 그리고 아주 미세한 떨림. 비가와서 아름다웠다. 야하지만 순수한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서로의 입술은 포개지기 시작하면. 입술을 살며시 열었다가 닫힌다. 서로의 몸 안에서 밀려나오는 뜨거운 온기를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였다가 몸을 더욱이 벌겋게 올랐다가 앉는다. 시간이 멈추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굳었던 심장만 시간을 재듯 초시계 처럼 쿵쾅거리고. 자칫 모든 혈관들이 터져나갈 것만 같이 느껴진다. “자리를 옮길까?” 그녀는 자신의 집으로 기꺼이 날 데리고 갔다. 나와 그녀의 혀가 서로 마주하는 순간 나의 욕정은 폭발하고 말았다. 나는 소파에 기댄 그녀에게 키스를 진하게 하며, 그녀의 원피스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나의 행동에 그녀는 흠칫 놀란 듯 했으나, 저지를 하거나 거부의사를 표현하지는 않았다. 나는 조금 더 과감해졌다. 나는 곧 그녀를 소파 위에 눕혔고, 원피스와 속옷들을 모두 벗겼다. 오른팔로 살포시 젖가슴을 가리고 두 다리를 가볍게 꼬아 가장 은밀한 부위를 가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울 봤을 때 나는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하지만 어림없는 짓이다. 나는 그녀를 안아서 침대 위로 옮겼다. 침대에 옮겨진 후 나를 부끄럽게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귀여운 아기 고양이 같았다. 상의를 벗고 그녀에게 진한 키스를 하면서 내 바지를 벗으려는 순간 그녀는 , 잠시 씻고 오겠다는 말을 내게 하고서 욕실로 달려갔다. 나는 홀로 방 안에 남겨졌다. 그녀가 욕실에서 있는 동안 나는 그녀에게 무슨 잘못을 한 것은 아닐까, 또는 너무 성급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에 심사가 다소 좋지 않았다. 20여 분이 지났다. 온몸에 샤워타월을 두르고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내게로 왔다. 진지한 사랑이 끝났을 때마다 돌덩이처럼 무거워진 심장을 기억하며 심장을 손으로 꺼내버렸으면 하고 소망한다. 뼈아픈 상처를 기억하는 심장은 만남을 앞두고 전화 통화를 하다가 자신의 심장이 자신의 손에 걸려져 있는 걸 발견한다. 원하던 일이었지만 심장은 손에서 떨어지지 않고 여전히 신체의 일부처럼 붙어 감싸고 있다.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외로움 때문에 그토록 심장을 찔렸으면서도 새로운 사람을 찾아 나서는것 처럼, 모두는 한편으로는 자유를 원하면서도 누군가와 꾸준히 사랑을 하고 함께 살기를 원한는게 아닐까. 생각보다 문제는 그렇게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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