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 내일 하루 좀 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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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풀로 출근했다간 미쳐버릴 거 같아서 즉흥적으로 내일 하루 연차 갈겼습니다. 영화나 만화 속 주인공들은 이럴 때 화끈하게 사표 내고 자신의 꿈을 향해 떠났을 테지만 현실 속의 저는 그랬다간 가까운 시일 안에 명계를 향해 떠날 수 있어 꾹 참았습니다. 업무 특성상 남들처럼 2박3일 3박4일 이렇게 연달아서 휴가를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름휴가 대신 매주 하루씩 잘라서 휴가를 쓸 계획이긴 했으나 오늘 질러버린, 그러니까 내일 하루짜리 휴가는 계획에 없었는데 욱해서 질러버렸네요. 무슨 일이 있거나 누가 열받게 했다 뭐 그런 거는 아닌데 뭐랄까... 평소에 조금씩 조금씩 여러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전에 계속 더 쌓이고 쌓이다 임계점에 다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혹시 그런 생각 해보신 적 있지 않나요? 머릿속을 차가운 얼음물로 박박 헹궈서 개운하게 만들고 싶다는 느낌. 온갖 걱정거리 불안감 스트레스 등으로 꽉 차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거의 남지 않은 기분입니다. 무슨 대단한 삶을 살고 있다고 이리도 걱정거리들이 많은건지. 사는 낙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러다 문득 왜 낙, 그러니까 일상에 소소한 활력소들이 왜 없다고 느껴지는 건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분명 예전엔 나를 신나게하는 일상에 소소한 활력소들이 꽤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영화의 개봉일을 기다린다든지, 즐겨보던 만화책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이라든지, 손꼽아 기다리던 게임의 출시일이라든지 등등... 지친 일상속에서 나를 행복하게 해줄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요즘도 게임이나 영화, 미드, 만화책을 취미로 즐겨하고 있으나 예전만큼 일상의 활력소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순수한 취미활동이라기 보다는 이렇게라도 잠시나마 현실을 잊지 않으면 정말 미쳐버릴 거 같다는 생각에 '즐긴다'기보단 '의무감'으로 하고 있달까요. 분명히 내가 좋아하는 취미들인데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단순히 현실을 잊기위한 몸부림으로 전락한 것이 씁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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