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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를 좋아하시나요?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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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니스 조회수 : 1965 좋아요 : 3 클리핑 : 0
안녕하세요. 이제 본격 활동 중인 마호니스입니다.ㅎ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생각도 해보고,
“너무 진지하면 지루할텐데... ” 라는 고민도 했지만,
그 생각의 과정이 오히려 즐겁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글의 제목처럼 김영하 작가를 좋아하시나요?
(티비에서 많이 보이고 말 잘하시는 분)


저는 한국소설보다 해외고전을 즐겨보는 편이지만
김영하 작가의 강연에 다녀온 후로 그의 작품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의 필력 스타일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20년 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고루하지 않은 세계관이라
생각해요. 여러편의 장, 단편으로 시대를 뛰어넘는
이야기를 구사하는 진정한 이야기꾼입니다.



한 권, 두 권 사서 모으니 이렇게 많네요;;



자!~ 이제 레홀러들이 좋아하시는 쎇스 얘기를 해보면,
그의 소설 속에는 수 많은 주인공들의 정사 장면이
연출됩니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에서의 여주인공
유디트는 정사 중에 늘 입에 츄파춥스 물고 있거나..
「옥수수와 나」 라는 단편에서 소설가인 남자 주인공이
격렬한 섹스 후에만 영감이 떠올라 미친듯 글을
써내려 간다던가. 「거울에 대한 명상」은 외도 중인
두 남녀가 사건을 통해 자동차 트렁크에 나란히 포개져
갇히게 됐는데 탈출보다 그 상황에도 이상 성욕에
도취되어 격렬한 사랑을 나누며 서서히 죽어간다는
황당하고 신선한 내용의 정사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정사 디테일에 대한 내용은 매우 건조하게 묘사되고,
전후맥락이 탄탄하여 상상으로 충분히 촉촉하게
느껴집니다.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너의 목소리가 들려」
내용 중 연상의 여인이 어린 남자에게 하는 말입니다.



“섹스는 말이야.. 서로의 부끄러움을 나누는 행위야.
균형이 깨어지면 한 쪽은 비참하게 되어있거든..”



이라는 대사인데 저는 섻스를 할 때면 늘 머리 속에
이 관념들을 갖고 임하는(?) 것 같군요.
어쩔땐 하루키와 닮은 필체도 보이면서도 감상적으로
빠져들때면 어느덧 프랑수아즈 사강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원래 게시글 하나에 정리 하려 했지만,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상/하로 나누게 되었군요.
다음 편은 강연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모두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Peace!~
마호니스
아르카디아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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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미내꺼 2023-11-16 10:05:32
세 권 정도 추천해줄 수 있으신가요?
5,6년 전에 오직 두 사람을 읽고 기억은 안나지만 감명 깊었던 느낌이 있는데 마호니스님 덕분에 이참에 알고싶어졌어요.
마호니스/ 우선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취향이 맞으실지 모르겠지만, 제 기준으로 재미있게 본 작품을 소개해 드릴께요~ 작별인사 (장편) 제목은 로맨스 같지만 내용은 SF 디스토피아 문학입니다. 사르트르의 사상인 실존주의 철학이 담겨있지요. 퀴즈쇼 (장편) 퀴즈팀을 꾸려서 돈을 걸고 단체 배틀한다는 골자의 내용입니다. 중간에 나오는 퀴즈 문제들로 잡지식을 덤으로 알게 되는 재미가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단편집) 여러 단편의 묶음이며, 책 제목과 같은 단편이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오직 두 사람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추천 드립니다.
난이미내꺼/ 너무 감사드립니다. 오늘 도서관에 가보려고요.
오후의고양이 2023-11-16 00:27:22
빛의제국에서는 연하의 애인과 쓰리섬을.. 검은꽃에서는 생존을위한 하룻밤을.. 저도 기억하고있는 김영하의 책 속 문장에서 읽혔던 섹스는 아름다움과는 또다른 것으로 느껴졌네요. 재밌는글 잘읽었습니다
마호니스/ 재밌게 봐주시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역시 김영하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줄 예상했습니다. ㅎ 하편의 강의 내용 정리해서 한번 더 올려볼께요 ^^
heringbone 2023-11-15 23:49:10
방송출연 전에 '책 읽는 시간' 이라는 팟캐스트를 몇 년간 만들어올렸는데 그 때 정말 재밌게 들었던기억이 있어요. 덕분에 새롭게 알게된 작가나 책도 많았구요.
마호니스/ 그렇군요~ 저 또한 뭘 고를지 모를땐 팟캐듣고 장바구니 담고 반복합니다. ㅎ 책읽는 시간이란 팟캐를 찾아봐야겠군요~ 굿밤되시길
집냥이 2023-11-15 23:35:14
중학생 때 뭣 모르고 엄마 책장에서 하루키 단편집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를 읽고 너무 야해서 한동안 죄책감에 시달렸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마호니스/ 그래요!!?? 꼭 찾아봐야겠군요~ ㅎㅎ 이제는 마음껏 읽으셔도 좋을 나이시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아아샤 2023-11-15 22:38:21
저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좋아했어요. (책 디자인 다르네요, 또 다른 심쿵) 그 제목의 말은 사강이 인터뷰 때 한 말이나, 그걸 다른 식으로 해석 해 쓴 글도 좋았어요. 그 분이 제시한 자기 파괴에 대하여 …곱씹어 생각했어요.  어쩜 나를 다시 보게하는 또 다른 시점이라 여겼어요.  그 시기, 우울 조차 박해 받던 시기, 자신을 잘 말해 준 분으로 기억해요. 책을 읽으며 한국의 감수성이란?! 회색도 음, 그렇다고 딱히 검정도 아닌 그저 독자인 제게는 그 색 안에 빗물이든 뭐든 축축히 스며든 그런…게 있었어요. 끝페이지가 안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희한하게 기분이 참…
마호니스/ 전에는 문학동네에서 출판 되었는데. 계약이 종료됐는지 이제는 복복서가에서 개정판으로 나오네요~ 깊게 몰입해서 보셨군요. 먹먹한 그 기분 공감합니다. 다른 좋은 추천 작품있으시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밤소녀 2023-11-15 22:37:36
전 글쓰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던데
쉽게싑게 잘 쓰세요!!
마호니스/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매우 어렵네요 ㅜㅜ 생각나면 초벌 쓰고, 다듬고 반복하는거 같아요. 한동안 끊었다가..레홀 덕분에 다시 씁니다. ㅎ
더블유 2023-11-15 21:57:51
정리가 일목요연하게 되어있는 깔끔한 글 입니다! 마호니스님의 글을 보노라면 아, 글은 생각을 전달하는 그 이상이 것 이구나! 라고 느낍니다. 오늘도 뇌섹남 마호니스 님의 글에 감탄합니다.
마호니스/ 아고;; 과찬이십니다; 그래도 칭찬 들어서 기분+100 상승이네요. ㅎㅎ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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