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펜션 ’숲으로 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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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편 소설을 좋아한다. 단편은 사건의 이야기를 함축적이면서 흥미로운 진행 과정과 절묘한 결말에 이르게 한다. 짧은 호흡에 비해 강한 효과라서 그런지 참 매력적이며 원인> 과정> 결말이 유수(流水)처럼 매끄러워야 좋은 작품으로 오랜 사랑을 받는다. 그래서인가? 나는 여러 구성으로 나눠져 있는 옴니버스 구조의 영화 또한 좋아한다. 국내에 김종관 감독의 작품 세계를 선호하고, 그가 연출하는 조명, 분위기, 배경 음악들은 내용과 잘 어울려 세련되고 멋스럽다. 대표작으로는 「아무도 없는 곳」 「더 테이블」 「조금만 더 가까이」 등 이외에 더 많은 필모를 갖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더 펜션」이라는 4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옴니버스 작품을 소개하겠다. 이 작품은 4명의 감독이 각 편의 메가폰을 잡고 촬영하였으며 장르도 각양각색이다. 1편. 윤창모 / 신경쇠약 직전의 아내 2편. 류장하 / 숲으로 간 여자 3편. 양종현 / 산속에 혼자 사는 남자 4편. 정허덕재 / 미래에서 온 여자 펜션이라는 한 공간에서 4가지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중 2편인 '숲으로 간 여자' 편을 리뷰해 보겠다. ----------------------------------------------------------- #1. 서막 낙엽이 지는 깊은 가을날 멋진 차에 한 부부가 예약해 놓은 펜션으로 향하고 있다. 차안에서는 시작부터 신경전이다. 이유는 아내의 치마가 너무 올라가 야하다며 구박을 주는 상황. (더 파워 오브 유교 남편) #2. 갈등 펜션에 도착 후 자상 코스프레(?) 남편은 이것저것 준비해온 식사 거리를 자랑하듯 진열한다. 또한 비장의 필살기인 예가 체프(원두커피)까지.. 그러나 그라인더를 두고 온 사실을 알고부터 셀프 자책하는 남편과 괜찮다며 달래주는 아내. 그녀의 노력으로 둘 사이의 분위기가 원만해지는 찰라 남편이 2박을 하자는 급발진에 아내는 단칼에 거절하며 둘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랭해짐. "난! 당신의 남편이야! 왜 둘이 있는 걸 싫어해? 어렵게 시간 내서 왔잖아!" - 뻔하디 뻔한 남편의 대사 한참 실갱이를 한 후.. 어색함을 잠재우려는 듯 남편은 저녁 준비를 한다. 도와주겠다는 아내의 호의에도 고집을 부림. 그럼 같이 산책하고 준비하는 건 어떠냐는 의견도 귀찮다며 가볍게 무시.. (남편 눈치가 너무 없다;;) #3. 산책 할 수 없이 혼자 산책을 떠나는 아내. 조용한 숲속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난데없이 아내는 한 사내의 힘에 의해 나무에 내밀려진다. 그러고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두 남녀는 감미로운 키스를 나눈다!!?? (갑자기?!) 그렇다! 이 둘의 관계는 불명확하지만 아마도 결혼 전 연인으로 예측할 수 있다. 여인의 상의를 탈의하는 듯한 장면 연출은... 음. 이들은 분명 필자가 하고 싶어 하는 걸... 했다!! 그것도 야외에서!! 「마호니스 소개서」 中 판타지 참고. (깨알 자기소개 홍보ㅎ) #4. 대화 둘의 첫 대화는 남자가 시작한다. "보니깐 좋다." 이내 대화 형식으로 이어지는 여자의 대답. "나만 궁금한 건가? 넌 아닐 텐데.. 매번 다짐해 다신 안 봐야지 하면서.. 그러다 보면 너무 숨이 막힐 것 같아서 숨 쉴 곳은 필요하고.." "그럴 땐 연락해." "싫어. 이미 넌 내꺼(인스타그램) 다 보잖아." "나도 네가 보고 싶으니깐 자꾸만 보게 되더라.. 뭐하고 사는지." "아무 일도 없어. 아무 일도.. 아이 기다리고, 남편 기다리고.. 누구.. 말할 사람도 없고. 아무것도 안 하는데 그냥 하루가 가.. 정적... . . . 가자.." #5. 작별 어느덧 해가 지고 사위는 어둑해졌다. (내려가는 길) "내가 먼저 갈게. 우리 이제 만나지 말자. 나 너한테 너무 미안해.. 너도 이제 결혼해." 못 이기는 척 남자가 대답한다. "나 너 기다리는 거 아냐." 애써 웃으며 여자가 대답한다. "나랑 결혼해서 살아도 별거 없어.." 처연한 기타 선율과 함께 그들은 아쉬운 작별 키스를 나눈다. # 추가 장면. 키스신 #6. 조우 그렇게 각자 펜션 앞에서 조우하게 된 세 사람. 남편은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아내의 침울함을 느낄 수 있었고, 비밀스러운 그들은 서로 타인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약간의 긴장감이 흐르고 남편은 눈치라도 챈듯 그 남자를 노려보다 이내 다가가 호기롭게 질문을 한다. "저. 혹시... . . . . . . . . . . 커피 그라인더 있나요??"(-_-) 여인은 펜션 안에서 두 남자를 바라보며 이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의 전반적인 플롯은 단조롭다. 하지만 각자의 상황, 생각, 갈등 그리고 그들만의 비밀스러운 히스토리가 관계에 의해 숨을 쉬고 존재한다. 커피 그라인더를 매개로 수미상관 구조로 짜임새 있게 전개되었고, 관전 포인트는 고구마를 20개 이상 삼킨 기분이 드는 남편의 말과 행동일 것이다. 이 시대의 현실적인 현대 부부의 자화상을 표현하려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니면 어쩔 수 없다) 기억의 흐름대로 써 내려가다 보니 본의 아니게 반말로 글을 써버렸어요 ㅜㅜ 죄송합니다.;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여러분들은 눈치가 빠르시니깐 말이죠!~(윙크♥) 다음엔 김종관 감독의 영화 중 단편 하나 골라 소개해 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이상 영화평론가 이동진으로 빙의된 마호니스였습니다. Pea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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