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내시라고 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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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글 쓰는 38살 평범한 기혼, 직장인입니다.
아이는 아직 없고 맞벌이 부부입니다. 갑자기 원치않은 발령으로 팀이 바뀌고 경험 전무한 팀에 팀장으로 일하면서, 매일 같이 계속되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공부, 치고 올라오는 능력있는 후배들, 말도 안되는 일로 갈구는 임원, 극심한 스트레스로 불면 (매일 공부도 해야되고, 매일 같이 불려다니며 말도안되는 목표를 못 채웠다고 혼나고, 눈치보고... 불면 때문에 보통 하루에 두 시간 잔 거 같고, 사람이 무서워지고 적극적이던 성격마저 소극적으로 변하더군요...), 탈모, 약간의 우울증(?).. 뭐 다들 겪는 흔한 직장인 병을 겪다가, 어느날 퇴근하고 집앞 신호등에서, "지금 차에 뛰어들면 몇달은 쉴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고, 회사에서도 어떤 일이 생겼을때, "높은 데서 뛰어 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기 시작했습니다. 네... 내가 미쳤나 싶더군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와이프에게 말했습니다. 처음엔 참아보자, 오래다닌 회산데 지금 나오기 아깝다. 뭐 당연한 반응이었죠. 이렇게 몇 달이 지나고 제 상태가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성격도 바뀌고... 말하는 걸 좋아하던 제가 하루종일 아무 말도 안하고... 와이프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이제 그만하면 됐으니까 그만두고 다른 살 길 찾아보자고. 매일 같이 그만두고 싶다. 내가 다쳤으면, 혹은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버티다가 와이프가 저 말을 먼저 해주니까 나도 그만 둘 수 있겠다는 힘이 나더군요. 그깟 일이 뭐라고 내 목숨까지 버린다고 생각을 했는지. 참 바보같네요. 그만두겠다고 맘 먹고 회사에도 말해두니까 제가 참 한심한 생각 한 것 같아 부끄러워 졌습니다. 친했던 사람들이 안된다고, 그 동안 일하고 이뤄놓은게 아까우니까 더 해보라고합니다. 고맙죠... 하지만 이제 한계인거 같습니다. 13년을 한 직장에서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전 최선은 아니지만 노력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고맙게도 와이프가 돈 자기가 벌어도 되니까 한 1년 쉬면서 기술을 배우던 자격증을 따던, 운동을 하던, 그 동안 못했던 거 실컷하고 맘편하게 쉬라고 하네요. 와이프가 경력 많은 의상 디자이너라 수입은 괜찮습니다. 몇 달 정도는 정말 제대로 쉬어보려고 합니다. 이 나이에 취직도 어려울 거고, 사업도 어려울 거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자신이 있어서 떠날 결정을 했습니다. 이미 친구를 통해서 다른 일자리도 알아봐 뒀고, 친누나와 사업 계획도 가지고 있지만, 정말 몇 달 정도는 우선 아무 생각없이 쉴 생각입니다. 뭐 당장 그만 두는게 아니라 9월 정도에 퇴사하게 될 거 같지만, 남이라고 생각 마시고 13년 버티다 떠나는 월급쟁이 동료로서 저에게 응원 한마디만 부탁 드립니다. 힘들게, 열심히 사시는 모든 분들 힘 내시구요. 전 잠시 휴가 다녀와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 일단 제 얘기는 아니구요 ㅎㅎ; 직장병이라는게 더이상 다른사람 얘기가 아닌 것 같네요... 나쁜 생각일랑 접어두시고!! 하늘 한번 올려다 보시면서 깊게 숨 한번씩 들이켜 보아요~~ 자 내일이면 쉽니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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