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니엘 블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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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a Bley - Lawns] 인간의 존엄과 존중에 대한 이야기. 존엄과 존중이 이토록 처연해야만 하는가.. 대체 바람은 어디에서부터 불어 와 그들의 등 뒤를 허락도 없이 망망대해로 떠밀어 가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은 결코 연대의 손을 놓지 않는다.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으며. #. 케이티를 보고 있자니 연신 어머니가 떠올랐다 어머니는 격랑 속으로 떠밀려 갈 때 어떤 표정과 태도로 삶을 마주했을까.. 두려움, 외로움과 허기가 당신의 존엄을 위협할 때 그 누구에게 위로를 받았을까. 나처럼 어머니도 토요일을 늘 기다렸을까.. 나란히 누워 새벽이 올 때까지 영화를 보며 재잘거리던 그 순간들에 혹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내겐 퍽, 안온했던 우리 둘 만의 기억인데 당신은 어땠을까. 아니면 다니엘의 아내처럼 격랑 속에 무참히 몸을 던져 먼 바다로 떠 밀려 가고 싶지 않았을까. 그래.. 한 때 당신도 분명 그랬을 테지. 어쩌면 이제 나는 고아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짧게 허락 된 당신과 마주하는 모든 순간순간을 각인하려한다. 나는 여전히 선한 마음으로 삶을 마주했던 당신의 태도를 아로새기자 한다. #. 켄 로치 감독의 은퇴작이다. 감독님의 일관 된 시선을 존경한다. 이제 곧 마흔이 될 나는 남아 있는 나날들을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 번민하고 있다. 낡음이 아닌 늙음에 대해 생각한다. 다만 조금 더 상냥하고 너그럽고 싶다. 좀 더 웃고 자유롭고자 한다. #. 극을 보며 폴 오스터 ‘브루클린 풍자극’의 대안가족과 다르덴 형제의 ‘내일을 위한 시간’이 교차 됐다. #. 이명박근혜 무리들과 악에 기생하는 자들은 끝내 이 영화를 외면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근혜를 잉태한 다수의 사람들은 이제 책임을 질 때가 됐다. 그들이 끝내 외면한 이 세상의 처연한 민낯을 이제는 응시해야만 한다. 그런 세상이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 영화가 끝난 후 웨딩의 거리에 있던 식당에서 챠슈 덮밥을 먹고자 했으나 당일 재료가 소진 되어 어쩔 수 없이 튀김 덮밥을 먹었다. 맛은 쏘쏘. 맥주는 역시 굿. 요즘 가장 맛있는 맥주는 단연 필스너. 전주 웨딩의 거리는 뭐랄까.. 온존 된 전주만의 풍경이라고 할까.. 밤, 그 거리를 걷고 있자면 어김없이 술 한 잔이 몹시 당기곤 했다. 돌아오던 길.. 집회 참석자들의 구호가 거리를 점점이 맴돌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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