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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처럼 강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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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의 Vidar Nordli-Mathisen 대부분의 남자들은 ‘첫 경험’이라는 단어에 숨겨진 은밀한 세계에 호기심을 갖는다. 나 역시 욕망으로 가득 찬 20대 초반의 남자였고, 매일같이 다양한 섹스 판타지를 그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비워내는 휴지통만큼이나, 내 머릿속엔 끝도 없이 성적 판타지가 쌓였다. 그렇게 여러 번 욕망을 흩뿌리고서야, 드디어 그 음험하고도 황홀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20살이 되고, 여자만이 가진 곡선을 아름답다고 느끼기 시작하면서 ‘섹스’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욕망은 점점 더 커졌다. 이미 여러 번 경험을 한 친구는 오징어를 씹으며 자신의 무용담을 자랑하듯 늘어놓았고, 나는 그런 친구의 말을 듣다가 결국 묻고 말았다. “부를 여자 좀 없냐?” 돌아온 대답은 의미심장한 미소. 그리고 마른안주와 맥주 사이에서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친구는 “가자!”라고 외쳤다. 그 한마디가 마치 축제의 폭죽 같았다. 그날 밤, 친구의 대학 동기들과 술자리를 함께 했다. 어색함을 깨기 위해 우린 술을 계속 들이켰고, 어느 순간엔가 서로 입을 맞추고 있었다. ‘오늘이다.’ 머릿속엔 천사들이 합창하는 기분. 술집을 나온 우리는 자연스럽게 둘, 둘로 나눠졌다. 친구는 자신의 파트너 허리를 감싸며 “내 동기 잘 모셔라~”라고 재치 있게 내게 신호를 줬다. 하지만 나는 오늘 처음 만난 여성에게 “우리 모텔 갈래?”라고 대놓고 말할 용기가 없었다. 술기운에 어떻게든 말을 꺼내려 했지만, 아까부터 발기한 고추와 달리 입은 흐물거리기만 했다. 그때, “우리 영화 볼래?”라는 그녀의 제안이 나를 살렸다. 곧바로 우리는 골목길 끝에 자리한 DVD방을 찾아 들어갔다. 상영 시간이 긴 영화를 찾다가 트랜스포머를 선택했다. 눈으로 그녀에게 동의를 구했고, 단번에 허락했다. 서로 어색함이 흐르는 방 안에서, 그녀가 내 어깨에 기대는 순간 모든 게 시작됐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라는 영화 타짜의 명대사처럼, 손은 이미 그녀의 온몸을 더듬고 있었다. 그녀의 입은 꿀이 샘솟는 단지였으며, 드러난 가슴은 뽕으로 무장한 모습과는 달랐지만, 내 손엔 충분했다. 하지만 내 표정과는 다르게 그녀는 뭔가 만족스럽지 않은 듯 보였다. 야동에서 본 대로, 그저 흥분만 앞세웠던 나는 그녀가 원하는 것이 뭔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스크린 속 범블비를 힐끔 보더니, 조용히 물었다. “처음이지?” 그 한마디 말에는 '현란하지 못한 나의 몸짓'을 비난하는 의미가 가득 담겨 있었다. 이대론 안되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거칠게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천국으로 가기 위한 열차에 올라타기 위해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손으로는 쉽게 찾던 ‘천국의 문’이, 내 고추로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가 내 고추를 잡아 자기 보지에 스스로 이끌었다. 드디어 내 몸은 그녀와 하나가 됐다. 열차가 출발했다. 그야말로 폭주열차였다. 20년간 쌓아온 기대와 흥분. 연료는 가득했다. 야동으로 익힌 얕은 지식은 내가 가야 할 선로가 어딘지 알려주고 있었고 폭주열차가 되어 그녀 위에서 멈추지 않고 달리고 싶었다. 마침 스크린에선 로봇들이 싸우고, 내 몸에도 전투가 벌어졌다. 쿵, 쾅, 쾅, 콰쾅! 나는 그 리듬에 맞춰, 내 쾌감에 빠져 있었고 하반신을 강하게 빨아드리는 쾌감은 나를 무너뜨리기 충분했다. 아직 무너지고 싶지 않았고 지구를 지키는 용사처럼 굳센 허리를 흔들었다. 허나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고 그녀는 “그만해”라며 나를 밀쳤다. 콘돔도 없이 사정한 나를 보고 그녀는 짜증을 냈다. 하지만 사실 더 한심하고 원망스러웠던 건 1분도 안 된 것 같은데 사정을 해버린 나 자신이었다. 자존심이 상했고, 미안함도 컸다.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그녀의 답은 단호했다. “꺼져.” 나는 '남자는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조용히 꺼져주었다. 최근, 여자와 처음 잠자리를 가진 친구가 내게 물었다. 처음 할 때 어땠냐고. 자신은 생각보다 별로였고, 너무 빨리 끝나 한심했다고. 글쎄, 남자들의 첫 경험이란 다 그렇지 않을까? 경험 전엔 자신이 옵티머스 프라임처럼 강하고 오래 싸울 줄 알았지만, 막상 겪고 나면 결국엔 힘없이 무너지는 디셉티콘의 메가트론이 된다는 것을. 중요한 건 내 고추가 옵티머스 프라임이냐 메가트론이냐가 아니다. 섹스는 전투가 아니라, 서로의 몸을 주고받는 것이다. 여자들은 자지 크기나 얼마나 오래 피스톤 운동을 하느냐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배려받고 사랑받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니 남자들이여, '첫 경험'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정력의 아이콘인 변강쇠조차도 첫 경험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글쓴이 : 오르하르콘돔 레드홀릭스 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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