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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 섹스칼럼| 우리, 폰섹스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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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되긴 했지만, 2012년에 개봉한 영화 〈나의 P.S. 파트너〉를 한참이 지나서야 보게 되었다. 개봉 당시에는 꽤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때는 손이 가지 않았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 영화를 찾게 된 건, 영화보다도 ‘폰섹스’라는 소재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어딘가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이유였다. 사진 : HBO succession 나는 원래 폰섹스에 대해 회의적인 편이었다. 섹스란 결국, 끌리는 사람과 마주 앉아 서로의 체온과 숨결을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화면이나 전화기 너머로 나누는 성적인 대화는, 왠지 실제보다 한 발짝 비켜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말을 맨정신으로 입 밖에 꺼내는 것 자체가 나에겐 꽤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생각이 조금 바뀌는 경험을 했다. 최근 술집에서 우연히 알게 된, 분위기가 꽤 매력적인 여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썸 비슷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새벽,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다 분위기가 점점 미묘하게 변했고, 어느새 서로의 취향과 판타지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다. 우리는 문자로 상상을 주고받았고, 그 과정에서 묘한 긴장과 흥분이 동시에 쌓여 갔다. 솔직히 말해, 그 밤의 감각은 꽤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을 만큼 뜨거운 밤을 함께 보냈다. 음성을 통한 폰섹스는 아니었지만, 문자로 주고받은 그 대화만으로도 폰섹스에 대한 내 인식은 확실히 달라졌다. 폰섹스가 그 자체로 완결된 성행위라기보다는, 실제 섹스로 이어지는 훌륭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다. 문자나 음성을 통한 폰섹스는 각각 다른 매력이 있다. 음성은 상대의 숨결과 리듬을 느끼게 해 주는 장점이 있지만, 목소리가 맞지 않으면 몰입이 깨질 수도 있다. 반면 텍스트는 조금 더 안전한 거리에서 상상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로 음란한 표현을 꺼내는 게 쑥스러운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는 쉽게 말하지 못할 이야기를, 화면 너머에서는 더 솔직하게 꺼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또 장거리 연인이나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관계라면, 이런 방식의 교감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꽤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페이스타임이나 영상통화처럼 시각적 요소까지 더해져, 폰섹스 역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익명의 상대와의 무분별한 시도에는 언제나 주의가 필요하겠다. 어쩌면 폰섹스는 인간다운 행위일지도 모른다. 닿지 못하는 거리를 상상으로 메우고, 목소리나 글자를 통해 마음과 몸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 그 어색하고도 솔직한 시도가, 때로는 실제 만남보다 더 많은 것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섹스를 대신하기보단, 오히려 섹스에 대한 기대와 긴장을 끌어올리는 역할에 가깝다. 아직 닿지 않았기에 더 선명해지는 욕망, 만나기 전부터 이미 시작되는 어떤 교감 같은 것 말이다. 이번 주말, 뜨거운 섹스도 좋겠지만, 때로는 화면과 목소리만으로 이어지는 이 묘한 친밀감도 한 번쯤 즐겨볼 만하지 않을까. 글쓴이 : 기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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