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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미술관] 포르노그래피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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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this Gisele Bundchen?]

쇼케이스 안에 전시된 지젤 번천은 우리에게 시각적 쾌감을 준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정말로 지젤 번천인가?

 진상조사의 인기비결

필자는 남로당 진상조사의 애독자이다. 원미동님의 [진상조사]를 모르는 남로당원은 없으리라. 언젠가 필진모임에서 원미동님께 은근슬쩍 인기의 비결이 무엇인지 여쭈었더니 님께서는 특유의 인자하고 모호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마셨다. 스스로의 인기비결을 말하기를 저어하는 동아시아적 겸양의 태도는 높게 사지만 필자는 여전히 궁금하다. 대체 우리는 왜 진상조사를 좋아하는 것일까?

진상조사는 주로 원미동 님이 포르노배우(또는 성인모델)을 인터뷰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진상조사의 인기비결은 그것이 어떤 숨겨진 진상을 고발하는 르뽀이기 때문은 아니다. 아시다시피 딴지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는 진상조사는 현실보다 현실적인 가상 인터뷰이다. 또한 진상조사가 선정적인 사진으로 강렬한 꼴림을 유발하기 때문도 아니다. 물론 인터뷰이의 성격과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을 선택하기에 칼럼에 살색이 난무하긴 하지만 인터넷 상에는 그외에도 모자이크 없는 다른 선정적 영상물이 넘쳐난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상조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보기 전에 먼저 포르노그래피와 섹스 그리고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Tom Wesselmann [Great American Nude] 1963
 
 
Tom Wesselmann [Great American Nude] 1965
 
 포르노그래피와 여성

톰 워셀만의 연작 [위대한 미국 누드]는 1960년대 중반부터 팝아트 형식으로 미국적인(또한 전세계적인) 섹스와 섹슈얼리티의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작품이다. 위의 연작에 등장하는 여성의 이미지는 전형적인 포르노그래피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브라와 팬티라인을 제외하고 선탠을 한 백인 여성의 풍만한 육체, 발기한 핑크색 유두와 두툼하고 뚜렷한 빨간 입술이 재현된다. 화면 속 여성에게는 눈이 없다. 그녀는 누군가를 보는 주체가 아니라 다만 보여지는 객체일 뿐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그런 여성은 오직 포르노그래피 안에만 존재한다.

 

Tom Wesselmann [Great American Nude] 1971

 그러면 [위대한 미국 누드]가 제작된 국가에서 벌어졌던 포르노그래피 반대 운동에 대해서 조금 살펴보자. 안드레아 드워킨(A.Dworkin)은 포르노그래피를 남성의 권력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그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의 몸을 지배하는-식민화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결혼과 성매매 그리고 종교라면 현대적인 방법은 포르노그래피라는 것이다. 포르노에서는 여성에 대한 공격이 강간과 구타를 포함한 성적 이미지가 시각적으로 구체화되며 이는 근본적으로 여성에 대한 억압이라는 주장이다. 캐서린 매키넌(C.Mackinnon)은 포르노의 기저에 깔려있는 여성혐오를 지적하는데, 수잔 그리핀(S.Griffin)은 여성혐오의 원인을 서구의 기독교 전통에서 찾는다. 포르노적 상상을 하는 죄악의 원인은 바로 남성을 유혹하는 여성이고, 남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여성의 몸은 남성에 의해 모욕당해야 한다는 뒤틀린 생각이 포르노그래피의 중심사상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에서 포르노그래피를 둘러싼 논쟁은 드워킨과 매키넌의 주장이 미국의 몇몇 주에서 일어난 반-포르노 법률안의 기초가 되면서 촉발되기 시작했다. 이들 페미니스트의 주장에 따르면 포르노그래피는 여성억압적이다. 포르노의 제작과정에서 여성들이 성적으로 경제적으로 착취당하며(그녀들은 돈을 받고 섹스를 하는 연기를 한다.) 그렇게 제작된 영상이 소비되는 과정에서 다른 여성들이 모욕당하는 것 자체로 성폭력이라는 주장이다. 로빈 모건(Robin Morgan)은 '포르노는 이론이고 강간은 실천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포르노그래피에 반대하는 이들 페미니스트에게 래리 플린트가 주장한 '표현의 자유'란 단지 포르노를 촉진시킴으로써 여성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여성이 강간 당하면서 좋아라하는 내용의 포르노를 본 멍청이가 지나가는 여성을 강간할 가능성은 슈퍼맨 영화를 본 어린애가 보자기망토를 두르고 옥상에서 뛰어내릴 가능성 만큼 분명히 존재하는 위협이다. (옥상에서 뛰어내린 어린애는 혼자 다치고 말지만 포르노를 보고 강간을 실천한 미친놈은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망쳐놓는다는 차이도 있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입각한 포르노그래피의 반대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페미니즘과 보수우익 세력과의 위험한 동맹관계가 형성됨으로 초래된 가장 큰 문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것이다. 포르노그래피를 포함한 모든 성적 표현물에 대한 제도적인 검열은 성에 대한 관심과 욕망, 지식의 추구를 통제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포르노그래피에 대해 반대하는 페미니스트의 입장은 다른 의미에서 여성과 여성의 성의 해방을 억압한다. 여성들이 스스로 정의하는 섹슈얼리티-이를테면 페미니즘 포르노그라피-의 창조를 원천봉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벌거벗은 페미니스트]의 감독 루이사 아킬리는 이렇게 말했다. 포르노가 하나의 장르로 인식되고 다른 할리우드 영화처럼 제작과정이 개방되고 투명해진다면 오히려 여성에 대한 착취나 음성적인 제작도 사라질 것이다. 또한 여성들도 자신이 원하는 섹스영화를 제작하고 볼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다. 필자는 아킬리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성매매는 명백한 여성착취이지만 성매매금지법이 실행된 이후로 관련 업계의 여성들은 보다 음지에서 착취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포르노그래피에는 분명히 여성억압적인 측면이 있지만 이를 금지하기 위해 페미니스트가 우파와 공조하는 것이 진정 페미니즘적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섹스와 여성 그리고 남성

흔히 '남성은 포르노그래피(영상)에 흥분하고 여성은 포르노소설(텍스트)에 더 흥분한다'고 이야기한다. 여성인 필자는 포르노소설보다 포르노그래피에 더 흥분하지만 이 말을 굳이 반박할 생각은 없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성적 흥분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니 말이다. 다만 이 이야기에 숨어있는 이분화에 대해서 지적하고 싶다.

남성과 여성의 욕망과 섹슈얼리티는 정말로 다른 것일까? 남성은 생식기와 삽입섹스에 집착하는 반면 여성은 육체가 아닌 인물과의 정서적인 교류를 추구하는 걸까? 남성은 공격적이고 지배적인 섹스에 흥분하는 반면 여성은 내밀한 교감을 나누는 섹스에 흥분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해 '오직 사랑하는 한 명의 상대하고만 섹스하는 남성'이나 '원나잇스탠드로 여러 상대를 정복하는 데에서 쾌감을 느끼는 여성'의 예를 들어 반박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섹스와 욕망의 본질적 속성을 젠더에 따라 이분화하여 규정하는 것이 앞에서 말한 '예외적인' 남성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욕망에 대한 이분법과 성적 유형화는 남성적 리비도와 여성적 리비도에 내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는, 전통적인 빅토리아 시대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한다고 파울라 웹스터(Paula Webster)는 지적했다. 페미니스트가 범하기 쉬운 오류 중 하나는 남성문화 또는 남성성의 속성을 규정함으로써 여성문화 또는 여성성의 범주를 그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런 이분화에서 대개 남성은 가해자가 되고 여성은 피해자가 된다. 그러나 모든 이분법이 그렇듯 이런 이분화는 어떤 해결책도 대안도 주지 않는다. 남성성을 지양하고 여성성을 지향하는 것도 옳지 않고, 남성성도 여성성도 없는 NON-SEX를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NON-Sense다.
 
[진상조사]마이클 닌(Michael Ninn) 중에서

[진상조사] 예찬과 대안적 포르노그래피

필자는 포르노그래피의 여성억압적인 측면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바로 [진상조사]와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진상조사는 포르노배우나 성인모델을 소개하는 '성적 대상화를 기본으로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정보의 제공방식에서 여타 성인물과 차이를 보인다.

이 칼럼의 특징 중 하나는 독자의 리퀘스트를 바탕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진상조사 칼럼에는 '모모 언니에 대해 자세하게 디벼주세요.' 라든지 '모 폴노에 등장한 대물 남자배우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라는 식의 덧글이 달리고 원미동님도 이런 덧글을 반영해서 다음 칼럼의 주제를 정하곤 한다. 진상조사의 독자 리퀘스트는 각양각색의 포르노그래피가 난무하는 동시대에 포르노그래피의 적극적 소비자인(어둠의 루트로 소비하는 경향이 많지만...) 독자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백하게 알려준다. 진상조사의 독자들은 단순히 살색이 난무하는 꼴림성 영상이 아니라 그것을 제공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것이다.

진상조사의 독자들은 포르노배우의 풍만한 가슴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녀의 정확한 사이즈를 알고싶고 수술을 했는지 아니면 자연산인지를 알고싶어 한다. 우리는 그녀의 몸과 그녀가 하는 행위들이 주는 성적 자극과는 무관한 사실들도 알고싶어 한다. 그녀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떤 경위로 포르노배우가 되었는지, 결혼을 했는지, 누구와 결혼했는지, 아직도 같이 사는지, 아이는 있는지, 사적으로 친한 동료 배우는 누구인지, 취미는 무엇이고 휴일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우리는 포르노배우를 단순히 객체로 보고자 하지 않는다. 포르노를 보는 것은 그리고 포르노배우를 인터뷰하는 건 물론 상대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행위이지만, 대화내용을 통해 우리는 그녀를 성적자극을 위한 도구로써만 이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진상조사를 통해 그 사람을 조금 더 알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포르노배우도 사람이다.

또한 필자는 앞에서 말했듯 여성주의 에로티카- 또는 여성주의 포르노의 가능성을 믿고있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발전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많은 여성들을 기쁘게하고 여성이 아닐지라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성적 영상물로 역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외에도 레즈비언 포르노, 게이 포르노, 남녀의 전통적인 권력관계를 전복하는 하드코어 에스엠 포르노 등 많은 대안적인 포르노를 확보하는 것으로 천편일률적인 여성억압적 포르노의 문제점을 희석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새로운 영상의 제작뿐 아니라, 포르노그래피를 휴머니즘적인 관점에서 해부하는 서브텍스트로서 진상조사와 같은 시도 역시 의미있다. 또한 필자는 포르노에 관한 어떤 새로운 대안을 위해서 포르노그래피의 합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결혼문제와 남녀관계, 자지보지 이야기에 탄력받아 여기까지 와버렸습니다. 그러다보니 자꾸 미술관 컨셉에서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만... 모로가도 즐거우면 된다는 삼천포 정신으로 다음편도 달려보겠습니다.

 
저자 : 남로당 예술진흥위원장 Marilyn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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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신랑 2014-06-24 23:41:21
진짜 포르노 배우는
관계시 흥분이 될 까?
스텝과 카메라, 조명이 훤 한 그 상황에서...
컷컷을 만들어 낸다는것이
노동에 가까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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