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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th 레홀독서단 <여자전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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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고니 조회수 : 2604 좋아요 : 2 클리핑 : 0
지난 4월에 이어 이번 레홀독서단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온라인 방식이 익숙치 않아서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꽤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었지만, 두 번째 해보니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아쉡게도 이번 5월 독서단은 신청자가 적었고 실제 참여자수는 3명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적은 인원이었지만 나름 알찬 모임이 되었습니다.
 

이번 도서인 <여자전쟁>은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수 로이드 로버츠가 저자입니다. 30년에 걸쳐서 전세계 19개국에서 취재한 다양한 인권 관련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인권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에 <여자전쟁>이라는 제목을 지은 것 같고요. 근데, 전세계 19개국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동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서아시아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아마 영국에서 비교적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취재를 한 것으로 이해가 되는데요. 그럼에도 이 정도로 수 많은 여성인권 유린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진짜 전세계로 눈을 돌리면 얼마나 더 많은 사례가 있을지 끔찍하네요.

아쉽게도 그녀는 이 책의 집필 도중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저자의 아들과 딸이 편집자와 함께 책을 마무리하는데요. 서문격으로 실린 '들어가며'를 읽어보면 저자의 아들과 딸이 책을 마무리했다는게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놀랍게도 번역자가 jtbc 심수미기자입니다. 2016년 최순실 국정개입 보도로 각종 기자상을 탄 그 사람 맞습니다. (전문 번역인의 도서라도 섹슈얼리티의 몰이해로 인한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한다거나 문장 자체가 이상한 경우도 많은데요.) 그동안 번역한 이력이 하나도 없는데도 이렇게 완벽에 가깝게 번역을 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심수미기자의 다음 번역 도서도 기대가 됩니다.

르포르타주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마치 소설처럼 등장인물이 있고 흥미진진한 서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과 통계자료만을 나열하는 형태의 고발 텍스트로 그쳤다면 이 정도로 몰입감있게 읽어내려갈 수는 없었을 겁니다. 물론 허구를 다루는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인권 유린의 심각성이 희석되는 느낌이 좀 있기는 합니다만, 흥미로운 서사를 통해서 독자가 각 장을 따라갈 수 있게 만들어 저자가 원하는 사유의 구덩이에 독자를 빠뜨리는 매력적인 텍스트입니다.

할례편은 특이하게도 할례 피해자가 아닌 집도를 통해서 생계를 꾸려나가는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할례가 그 사회를 지탱하는 하나의 기둥이 되어 있어서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임을 알려줍니다.

할례, 명예살인, 인신매매, 강간캠프 등 수 많은 처참한 여서혐오적인 사례들이 열거되지만 가장 충격적인 챕터는 6장의 동유럽의 인신매매와 연결된 7장의 인신매매 피해자를 성착취하는 유엔 평화유지군을 비롯한 국제기구 등의 구성원들의 사례입니다. 어린 소녀들을 보스니아 주둔 평화 유지군에 공급하기 위해서 일종의 유학상담을 통해서 어린 소녀들을 납치하는 시스템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그 소녀들을 죄책감 없이 소비하고 착취하는 평화유지군이 한 축에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사실 좀 과장해서 쓴 것은 아닌지 좀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싶었는데, 아직이네요.

보스니아에서의 강간 캠프를 다룬 챕터에 이르러서는 우리 인간이 가진 도덕성이란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얘기한 '악의 평범성' 떠올리면서 안의 악마는 어떤 모습인지 되새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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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홀릭스 2021-05-24 19: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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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쭈걸 2021-05-20 09:45:50
오 읽어봐야겠네요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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