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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만 없었으면 인간은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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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 선희> 알랭 드 보통은 <인생학교 – 섹스>의 맺음말에서 ‘성욕이란 게 없었다면 우리는 훨씬 행복했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과연 그의 말이 옳을까? 그래서 그런지 최근 영국의 생물 노인학 교수인 알렉스 자보론코브(Alex Zhavoronkov)는 <늙지 않는 세대(The Ageless Generation)>라는 책에서 성관계를 포기하면 150세까지 살 수 있는데 “사랑을 하고 결혼과 아이를 키우는 등의 인간 일상사는 인간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약화시킨다. 따라서 결혼을 미룰수록 인간의 기대수명은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마치 섹스가 에너지를 소모하는 행위처럼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성적 동물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성욕을 느끼면서 성장을 한다. 사람은 성욕을 느끼지 못하면 자신의 몸이 필요로 하는 호르몬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성장할 수가 없다. 성욕이라는 것은 배설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수많은 호르몬을 만들어내기 위한 욕구이기도 하다. 또 성욕이 없었다면 사랑도 행복도 느낄 수가 없다. 왜냐면 사람은 성욕을 느껴야만 사랑의 감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보고 반하는 것도 사실은 성욕이 있기 때문이고 그 사람을 보고 설레고 들뜨는 것도 바로 성적으로 흥분했기 때문이다. 사랑을 느끼면 다가가서 손을 잡고 끌어안으려고 하는 것도 바로 성욕 때문이다. 결국 사랑은 욕구다. 그런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사람은 행복감을 느낀다. 더군다나 결혼생활에서 성욕을 느끼지 못한다면 서로 보아도 아무런 감흥이 일지 않는다. 성욕을 느끼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옥시토신이라는 친밀감을 만들어내는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성욕이 없다면 부부는 친밀감도 없이 경건하고 엄숙한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성욕이 없다면 사람들은 욕망이 없는 삭막한 지구에서 기계처럼 살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과 섹스를 구분해서 말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성욕은 감당할 수 없는 대단한 것인양 두려워한다. 분명한 것은 성욕도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고 성욕을 만족시킨다는 것도 의외로 간단하고 쉽다는 것이다. 사람의 성욕에는 단순히 배설을 하고 싶은 욕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기와 성기의 결합만이 아니라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성적 만족감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섹스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에, 불편한 것만 없다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섹스가 우리를 불편하게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단지 우리가 섹스를 잘 다룰 줄 모를 뿐이다. 우리가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데 아무도 그 자동차의 사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생길 것이다. 사람들은 호기심 때문에 자동차를 만지다가 사고를 내고 많은 사람이 다쳤다. 이때 자동차가 문제인 것일까? 아니면 자동차를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의 문제일까? 그런데도 사람들은 저 자동차만 없었다면 사고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똑같은 발상이 섹스만 없었으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섹스는 음탕한 것이기 때문에 보지도 말고 알려고 하지도 말라고 강조한다. 그것이 마치 도덕인 것처럼 말이다. 자동차를 쳐다보지 않으면 타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동차 근처를 지날 때는 무조건 눈을 감으라고 한다면 옳은 것일까. 그럴수록 사람들은 실눈을 뜨고 반드시 한번은 저 자동차를 타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또 사고를 낼 것이 틀림없다. 자동차를 사용할 줄 알면 우리에게 편리한 도구인 것처럼 섹스도 제대로 할 줄 알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부부생활에서 성욕이 있기 때문에 사랑을 하고 그 성욕을 충족시킬 때 행복감마저 느낀다. 하지만 성적으로 무지한 사람들은 성욕을 해결하는 방법이 오직 배설밖에 없는 줄 안다. 그래서 성적 만족이 어려운 것이다. 섹스는 본능이기 때문에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본능을 통해 배운 방법은 질 속에 삽입하여 사정하는 것이 전부다. 그것은 누군가 자동차 변속장치를 1단에 놓고 시동을 걸고 자동차가 움직였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계속 1단에 놓고 운전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속도도 나지 않지만 엔진에 무리가 온다. 바로 섹스도 배우지 않으면 변속장치를 1단에 놓고 운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알랑 드 보통이 “평생에 걸쳐 만족스런 성관계가 몇 번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라리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은가 하는 결론에 도달한 것은 성적으로 무지하기 때문이다. 1단에만 놓고 운전할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제대로 배운다면 삶의 일부처럼 편안하게 사용을 할 수 있다. 섹스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는 “섹스의 골칫거리 중 하나는, 다른 것들에 비해 비교적 덜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아주아주 길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섹스 후에 비참한 기분에 젖어드는 경우는 꽤 흔한 일이라고 덧붙인다. 결국 1단에만 놓고 운전을 하니 시동을 자꾸 꺼뜨리게 되고 장거리 여행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섹스는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신나는 일이다. 사정만 하면 됐다고 더 이상 배울 것이 무엇이냐고 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모두 섹스 탓으로 돌린다면 결국 완벽하게 자동차를 운전할 수 없게 된다. 이미 5단 자동 변속기까지 나와 있는데 아직도 1단으로 운전하는 것밖에 모르면서 핑계만 계속 대다 보면 결국 “평생에 걸쳐 만족스런 성관계가 몇 번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욕이란 게 없었다면 우리는 훨씬 행복했을지 모른다”라고 말하게 된다. 성욕은 우리를 사랑으로 인도를 하고 그로 인해 행복할 수 있다. 우리가 섹스를 편안하게 다룰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여유롭고 넉넉하게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의 대부분은 섹스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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