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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금기의 외줄타기] 5. 합의의 균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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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 Pornographic Affair] 가장 은밀한 욕망을 위한 은밀한 합의는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가장 대표적이고 공공연한 합의는 부부가 성관계를 가져도 된다는 것입니다. 또, 만 19세 이상의 성인은 상호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져도 된다는 합의도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적 합의인 동시에 개인적 합의입니다. 성관계를 맺는 당사자들 간에는 이보다 더 많은 합의가 존재할 것입니다. 이 합의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 어떤 균형점을 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변태 또는 음란마귀의 기준은 합의 유무에 의해 결정됩니다. 상대방의 성적 취향이 자신의 수용 범위를 초과하면 상대방이 변태 또는 음란마귀라고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수용 범위 내에 있으면 정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번 ‘제로섬 게임’에서 언급했던 우스갯 소리에 나왔던 신혼부부의 예를 보면, 신혼 첫날밤 각종 섹스토이가 들어있는 가방을 준비했던 신랑이 신부에게는 자신의 수용 범위를 초과한 변태로 보였기 때문에 그 부부는 파경을 맞이한 것입니다. 즉, 두 사람 사이에 균형점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균형점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균형점이 항상 일정하다고 하여도 그것을 수용하는 상대방의 허용 범위의 크기에 따라 이동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성적 취향에 따라 허용 범위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대방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서 그 허용 범위를 파악하고 자신과 균형점을 맞출 수 있는 지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남성들이 원하는 균형점은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자극적인 듯 합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성(姓)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그 정보에 의한 학습을 통해 여성보다 섹스에 대해 더 다양한 욕망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남성들은 흔히 야동을 통해 성(姓)에 대해 학습을 하게 됩니다. 그 야동은 주로 서양 또는 일본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국 사회의 통념보다 훨씬 자극적인 방법의 섹스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을 즐겨보는 남성들은 그 자극적인 섹스를 학습하게 되지만, 대부분은 직접 실천하지는 못하고 머릿속에 판타지로 남게 됩니다. 그에 비해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학습량이 적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의 기본적인 균형점에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 균형점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서로 균형점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대방과의 밀고 땡기는 협상을 통해 서로의 균형점을 같은 위치로 이동시키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이 균형점을 조절하는 과정에 매우 서툰 것 같습니다. 아마도 대화의 기술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탓일 것입니다. 앞 서 이야기 했던 ‘금기’에 대한 두려움이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 챕터에서는 합의를 위한 노력의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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