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okyo decadence]
때는 바야흐로 5 - 6년 전. 그와는 조금 복잡한 관계였다. 원래 A라는 남자가 나를 좋아하고 있는 상태였고 나도 A가 나쁘지 않아 가끔 만나 밥 먹고 영화보고 카페 가고 하는 등의 지루한 데이트를 하는 사이였다. 그 와중 A가 친한 형이라며 나에게 B를 보여줬고 B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음에도 강렬한 욕구에 이끌려 A몰래 종종 섹스를 하는 사이가 되었다. (안다. 나는 나쁜년이다)
쨌든 스릴 있는 관계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흥분을 하고 있는 상태였고 특히나 그의 성기는 아주, 매우 훌륭했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구태여 다른 것을 요구할 생각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래, 그러던 어느 날! A와 B와 나. 세 명이 B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상황이었다. A는 B와 나의 관계를 모르는 상황이었고 그저 욕구에 충실했던 B와 나는 A가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 키스를 하며 흥분을 키워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 안다. 우리는 CC였다. C발놈, C발년)
저녁시간에 시작되었던 술자리는 점점 아침을 향해 갔고 셋 중에 가장 (하필이면) 술이 제일 약했던 A가 나에게 굳이 같이 나가자는 요구 없이 먼저 집으로 갔고 결국 B와 나는 둘이서 남게 되었다. 그때는 이미 누구랄 것도 없이 흥분 가득한 섹스가 시작되었다.
술도 들어갔겠다, 상황도 상황이니만큼 평소의 그와는 조금 다르게 손길과 몸짓에 거침이 느껴졌다. 사실 그 때 까지만 해도 나는 별다른 혹은 특이한 행위나 체위는 많이 해보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거친 그가 조금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는 내 옷을 벗기면서 목을 깨물거나(애교가 아니라 진짜 세게) 머리채를 잡거나 했는데(이하동문) 나로써는 전혀 경험 없던 영역이었기에 흥분보다는 공포감이 밀려왔다.
그러다 삽입을 하고 섹스를 열심히 하던 중, 그가 갑자기 내 목에 손을 얹고 점점 힘을 주는 게 아닌가!
처음엔 ‘난 이렇게 죽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자 나도 모르게 흥분이 고조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러한 경험이 전무했던 나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그는 이미 목을 졸라본 경험이 많아서였는지 손의 악력도 딱 적당했고 조금 숨이 막힌다 하면 힘을 빼는 강도 조절도 완벽했다.
루머인지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예전에 교수형을 당하는 죄수의 성기가 잠시 발기되었다거나 하는 등의 소리를 들은 적은 있다. 그 만큼 목을 조른다는 행위가 단순한 변태적인 행위라기 보다 흥분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는 것이(과학적으로는 모르겠다. 아마 공기가 덜 들어오니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그것이 곧 성적흥분으로 이어지는 걸 수도 있고) 은연중에 사실인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어느 순간 목 조르기는 나의 희망 섹스 패키지의 일부분이 되었고, 어쩔 때는 상대의 손만 봐도 -여러모로 다양한 생각이 들어- 흥분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는 거의 ‘아플 까봐 못하겠어’, ‘나 힘이 너무 쌔서 당신 목을 부러뜨릴 것 만 같아’ 라고 말하곤 했다. 상대를 죽이려는 의도만 없으면 세게 잡지 않는 이상 괜찮다. 위치는 목을 들어올렸을 때 쇄골과 턱 끝의 중간 혹은 그 조금 윗부분이면 딱 적당하다. 혹시나 아직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밤 살포시 그 혹은 그녀의 목에 손을 올리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 참고로 A와는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양심이 찔려 만남을 중단했고, B는 얼마 전에 보니 유부남이 되어있더라. 와이프께 부디 행복한 결혼생활하길 바란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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