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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의 첫 남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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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애의 목적]
 
관찰하다
 
“맞습니까?”
“알겠습니다.”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J의 말투는 독특했다. 20대 후반의 여자가 군대식 용어 ‘다 나 까’를 사용했다. 입대한 이등병처럼 누가 시키지도 않았으나 가장 먼저 출근해 팀원들의 책상을 닦기도 하고 탕비실을 정리하기도 했다. J는 햐안 원피스에 검고 긴 머리칼을 늘어뜨리기도 하고, 짧은 스커트에 머리를 말아 올리기도 했다. 다분히 여성스러운 J의 옷차림과 대조되는 행동과 말투는 묘한 매력을 뿜어냈다.
 
J는 사무실에서 나는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무실에서 함께 있을 수 있는 짧은 시간 동안 나의 관심사는 오로지 J였다. J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단 혼자인 것이 편해보였다. 홀로 탕비실 한 구석에 서서 커피를 마시거나 비스킷을 먹곤 했다. 때론 책상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혼자 처리하기 힘든 일을 하면서도 누군가에 기대지 않고 그저 끙끙대기만 했다. 그런 J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무적인, 일상적인 대화를 제외하곤 J와 나를 이을 연결고리가 없었다. 답답했다. 현장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집에서도…….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J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가질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일까 시간이 흐를수록 J를 향한 욕망은 더욱 커져갔다. J는 점점 나만의 판도라의 상자가 되어 갔다. 그녀의 정형화된 행동과 표정 속에 감춰진 본래의 모습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J는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새로운 팀원인 J의 환영 겸 프로젝트팀 결성 기념 회식에서였다. 작지만 늘씬하게 빠진 다리, 볼륨감 있게 탱탱한 가슴과 엉덩이를 가진 J. 오똑 솟은 콧날에 다소 큰 눈망울을 가진 J에게 교제하는 사람 하나 없다고 누구도 생각지 않았다. 어쩌면 나만이 J가 혼자이기를 바랐던 것일지도 모른다.
 
고민스러웠다. J를 향한 감정이 섹스를 위한 욕망의 그것인지, 연애의 시작을 알리는 감정이었던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잦은 변덕에 힘들었던 연애를 마지막으로 수 년 간 혼자 지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감정이었다. 분명한 것은 J와 단 둘이서 만나보고 싶다는 것뿐이었다.
 
“저녁에 술 한 잔 합시다.” 늦은 시각 현장에서 돌아오면서 나는 J의 말투를 따라 연락을 보냈다. “네, 알겠습니다.” 상급자를 대하는 사무적인 말투로 J가 답했다. “몇 시에 어디서 모이라고 전달할까요?”라고도 했다. “둘이 봅시다. 8시 OOO에서”라고 보낸 한참 뒤에야(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J는 “알겠습니다.”고 짧게 답했다.
 
팀원들의 눈을 피해 J를 만나기 위해 가는 길은 불안함과 기대감으로 나를 흥분시켰다. 업무 분야가 다소 폐쇄적이었기에, 소위 말해 ‘좁은 바닥’이었기에 신입이라 할 수 있는 J와의 밀회는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이었다. 이런저런 생각들도 복잡한 그 때에 한적한 술집에 홀로 앉아 있는 J가 보였다. 몸매가 드러나 보이는 검은 색 원피스를 입은 J는 평소 좋아한다던 테이블 위의 해산물을 바라보며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걱정과 불안이 사그라졌다. 나는 분명 그 옛날 신에게서 호기심을 부여 받은 것은 판도라만이 아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copy&lie
모방, 그리고 거짓 속의 진실게임
copyli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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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사랑미야 2017-04-13 10:52:30
레즈비언과 사귀면 어떤 기분일까요...?
우칠좌삼 2015-03-11 14:56:02
3편 빨리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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