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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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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OO역 3번 출구에서 볼까?"
 
"응, 그래. 내가 먼저 도착할 듯" 
 
"그래? 그럼 어떡하면 좋을까?"
 
"근처 카페 하나 있어. 거기서 뭐 마시고 있을게."
 
예상대로 내가 먼저 도착했다. 노란 벽지가 인상적인 카페에서 커피를 시키고 두근 반, 세근 반. 딱히 엄청나게 심장이 떨리던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 떨렸던 것 같다. 사실 그분은 딱히 내 취향이 아니었으나 섹스파트너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던 사람이었다. 그분은 내가 좋았나 보다. 같이 밥 먹는데 뭔가 엄청나게 티를 낸다고 할까?
 
아무튼, 우리는 밥을 먹고 자연히 모텔로 향했다. 모텔은 미국 영화에서 본 듯한 변두리 쪽에 있는 삐걱삐걱 소리가 날 것만 같은 오래 묵은 'Hotel'느낌이었다. 방에 들어갔을 때 뭔가 애매한 빈티지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기억에 남는다. 사실 딱히 남성적 매력은 못 느낀 상태라 그냥저냥 있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분도 오래는 못 있는 다고 계속 그러셔서 딱히 섹스할 생각은 없었다.
 
"오빠, 모텔에서 얘기만 하고 간 적 있어?"
 
"응? 그건 왜?"
 
"난 가끔 그런 생각해 보거든, 그냥 정말 순순히 단둘이 얘기만 하러 오기에 좋은 곳 같다고. ㅎㅎㅎ"
 
"음... 근데, 남자들이 과연 그런 마음을 가지고 모텔에 들어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역시 그분 또한 목적이 뚜렷했다. 문을 닫으니깐 눈빛이 달라지더니, 뭔가 갈구하는 느낌을 들었다. 그렇게 예상대로 키스하는데...

'헐... 부드럽다. 너무 좋아.. 달콤해... 왜 이렇게 부드럽지? 피부 조직이 남들보다 연한가? 입술이 조금 두꺼운 것 같긴 한데... 그게 이렇게 다른 촉감을 발휘하나?'
 
분석질을 하면서 키스했다. 자연스럽게 서로 옷을 벗겼다. 나는 그의 바지를, 그는 나의 치마를 내려 주었다. 서로 닿을 듯 말 듯 살갗을 스치면서.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먼저 씻으러 들어갔다. 그런데 뭔가 기분이 굉장히 이상했다. 뭔가 애매했다.. 달아오른 것도 아니고, 싫은 것도 아니고 무슨 느낌인지 잘 구분되지 않았다. 계속 고민하다가 '에이 뭐, 어차피 이렇게 될 줄 알았잖아.ㅋㅋㅋ 섹스해보면 이 느낌이 뭔지 알겠지.'라고 생각했다.
 
내가 나오니 그가 씻으러 들어갔고, 나는 이불 속에 내가 젖었는지 확인하려고 손으로 꼼지락거리며 기다렸다. 그가 나왔다. 젖은 머리카락을 털며 내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 또 생각했다.

'뭘까? 이 애매한 기분?'

그렇게 그가 자연스럽게 내게 다가와 자신의 혀를 밀어 넣었고, 나는 그의 부드러운 입술 촉감을 즐겼다. 빈티지한 붉은색 분위기를 두르고 있는 그 방 안에서, 포근하면서 약간은 딱딱한 듯한 그런 하얀 이불 위에서, 내 위에 올라와 있는 그 사람의 눈과 머리카락을 바라봤다.

"얼마 만에 자본 거야?"

"꽤 오래됐어."

"얼마나?"

"좀 꽤."
 
"뭐야..."

그는 그렇게 답을 하고는 내 위로 앉은 뒤, 다시 그 부드러운 입술로 내 귓속, 내 목선, 내 가슴, 내 젖꼭지를 부드럽게, 살짝 어설프게 애무했다.
 
"하악... 하... 하악... 아아악..."
 
점점 그의 얼굴은 내 몸의 선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그의 입술과 그의 혓바닥이 내 그곳으로 조금씨 내려갔다. 그리고 그가 내 밑을 빨아 주는데 그의 커닐링구스는 예상외로 꽤 괜찮았다.
 
"아... 아악... 하... 하앙... 하악... 하... 하악...!"
 
침대 바닥, 장판이 열이 올라서 그런가? 내 몸에는 점점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의 몸도 뜨거웠고, 내 몸도 뜨거웠다. 우린 자연스럽게 남성 상위를 하다가 후배위도 하고, 서로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땀 냄새를 즐겼다. 그의 머리카락이 점점 땀에 젖어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 때 느껴지는 희열. 그리고 그 나름의 섹시함.
 
그의 위로 올라가서 여성 상위를 할 때, 내 보지 사이에 그의 것이 움직이는 모습을 내가 보기도 하고, 그가 보기도 하고 하면서 그렇게 또 위 아래로 움직였다.
 
"아... 아.... 아악... 하... 하악...! 아... 기분 좋아... 아... 씨... 좋아!"
 
내가 그를 내려다보고, 그는 나를 올려다봤다. 상대방이 느끼고 있는 그 표정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맘껏 섹스하고 있는 그 느낌이 좋았다. 조금 이기적일 수도 있겠지만, 나를 좋아한다는 이 남자 물건을 박으면서 그와 내가 만들고 있는 그 상황, 그 공기, 그 숨소리가 미칠 듯이 좋았다.
 
"하... 아... 아... 좋다... 지금... 지금... 기분 너무 좋아."
 
"나도 너무 좋아..."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생각보다 우리는 꽤 오래 섹스했다. 그의 자지는 썩 아름다운 편은 아니었지만, 오래가긴 했다. 1시간 정도 밖에 내 곁에 있지 못하던 섹스가 끝난 뒤로도 여전히 발 딱 서 있는 자지를 들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그런데 참 그게 애매하다는 느낌이 드는 게 나쁘지도 않았던 섹스였는데, 그 사람이 떠나도 아무렇지가 않았다. 뭔가 딱히 그 사람이 계속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헤어지자마자 바로 나에게 전화했다. 그의 전화를 받고도 뭐랄까 '그래. 이 정도면 나도 만족했으니까..'이런 마음뿐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난 참 못된 것 같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알몸으로 침대에 혼자 누워 있었다. 그가 만들어 낸 내 몸 안에 흐르는 애액을 느끼면서...


글쓴이ㅣ모란-
원문보기
 http://goo.gl/nFZuY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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