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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처녀파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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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결혼전야]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해외 취업을 위해 인턴으로 근무할 때쯤 이야기가 되겠네요.
 
"네? 여자요?"
 
"무슨 문제 있나요? 무슬림 아니잖아요?"
 
".....네. 그렇죠. 아닙니다."
 
본사 인사 관계자의 이상하다는 듯한 눈빛을 뒤로하고, 저는 서둘러 나왔습니다.
 
"네, 엄마? 아... 룸메이트... 남자예요. 응? 아 당연히 남자지! 그러니까 남자라고. 털북숭이예요. 키는 한 190cm 되고..."
 
전화통화를 끝내고 나니 답답하더군요. 선의의 거짓말이라고는 하지만 190cm에 털북숭이라니. 트럭 운전사와 룸메이트라고 해 버린 건가. 부끄러웠습니다. 회사에서 국가적 정서를 전혀 무시한 대가로 저는 필리핀계 미국인 아가씨랑 룸메이트가 되었습니다. 그것도 6개월 동안.
 
"만나서 반가워~ April이라고 해."
 
"4월? 난 Jason."
 
약간 과장 보태서 눈이 얼굴 반만 한 이 아가씨는 월반까지 해서 대학교를 졸업한 제 기준에서는 천재더군요. 게다가 옷차림도.... 오호... 이건 뭐 그 당시에는 하의 실종이라는 단어가 없었죠. 그래도 일단은 하의실종 패션으로 탄력 있는 허벅지가 여과 없이 드러난 맨다리, 가무잡잡한 피부가 얼마나 섹시해 보이던지 그녀의 옷차림은 그야말로 가릴 것만 대충 가린 옷차림이었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드러나는 근육에 황홀하더라고요. 가슴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다른 화제를 꺼내는 바람에, 상상의 세계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난 행정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공학 계통은 잘 몰라. Jason이 잘 가르쳐 주길 바래."
 
"...아... 내가 도움된다면야. ㅋ"
 
그녀의 옷차림이 과하다고 생각했던 건,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출근 전 그녀는 언제나 타월 한 장만 걸치고 다니더군요. 걸을 때마다 타월이 벌어지며, 그녀의 허벅지에서 엉덩이 위쪽까지 드러나는데 꼭 치파오처럼 보였습니다. 그 타월을 고정시킨 헤어핀이 딱 부러지길 은근히 기대했죠. 감은 머리가 내려와 어깨를 스치며 찰랑거리는 것을 볼 때마다 움찔거렸고, 그녀의 쇄골을 지나 아래 저 언덕으로 기어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 이었습니다.
 
정작 그녀는 같은 공간에 남자랑 둘이 있는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더군요. 사실, 그녀가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 그 가슴에 벌어지며 핀이 떨어지는 바람에, 그녀의 엉덩이와 놀랍도록 탱탱한 허벅지, 그 가랑이 사이의 유난히 튀어나온 홍합 같은 속살을 여과 없이 몇 번 보았죠. 그녀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수건으로 다시 몸을 감싸고 쓱 지나가더군요. 나중에 들은 이야긴데, 자기도 그때 너무 놀라서,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다고 하더군요. 미국 여성을 꽤 아는데, 생각보다 보수적인 편이 많습니다. 그녀는 그중에서도 정말 개방적이고 유연하더군요.
 
한번은 그런 일도 있었지요. 동영상을 보며 신나게 자위하고 있었는데 문을 잠그지 않았었는지 바로 벌컥 문이 열리더군요. 그녀는 컴퓨터 화면과 그것을 붙들고 정지해 버린 저를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묻기도 했죠.
 
"도와줄까?"
 
"괜찮아."
 
저는 힘겹게 대답했고,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문을 다시 닫더군요.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약 3개월여가 지난 어느 날, 집에서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는데 문이 또 벌컥 열리더군요. 그녀였습니다.
 
"뭐해?"
 
"게임 중이야."
 
노크는 기본 매너라고 뭐라고 말을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제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그녀를 일찌감치 파악했기에 그냥 열심히 게임을 계속하고 있었죠. 침대에 걸터앉아, 제가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던 모습을 지켜 보던 그녀가, 한쪽 발을 건들건들하면서 말했습니다.
 
"저녁에 시간 돼?"
 
"응?"
 
'지금 나한테 데이트 신청하는 건가... ?'
 
"친구들한테 Jason 이야기했더니, 한번 놀러 오래."
 
저는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뒤로 돌아서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무슨 이야기 했는데? 이상한 거 한 건 아니지?"
 
"그냥. ㅋㅋㅋ"
 
역시 한 것 같더군요. 제 표정이 변하는 것을 보던 그녀는 살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아, 그런 거 아니고. 그냥 네가 재미있는 남자다. 뭐 그런 이야길 한 거야. ㅋ"
 
"흠..."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Hanna도 오는데."
 
"Hanna? 잠깐, 갈게."
 
일전에 April에게 들은 바로는 그녀의 친구 Hanna는 미스 아메리카 피츠버그 지역 예선 3위라는 엄청난 소식을 접했던지라 그녀가 온다는 소리에 저는 이미 체면이고 뭐고 다 집어 던졌습니다. 후닥닥 그녀가 보건 말건 바지를 갈아입는 저를 두고 April은 혀를 끌끌 차더군요.
 
"하여간.... 남자들이란...."
 
Hanna는 정말 지금까지 본 어떤 외국인보다 아름답더군요. 그리고 키가 181cm더군요. 한 번에 사람을 포기하게 만드는 키였죠. 게다가 힐도 신고 왔습니다.
 
"안녕? 귀엽게 생겼네. 예전에 스시바에서 아르바이트한 적이 있었는데, 일본인 사장이 배불뚝이에..."
 
그녀는 게다가 수다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뭐 저도 나름 수다스러웠던지라 그 날 이후 전화 통화하는 사이 정도는 되었습니다. 직장인들이라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건지 모임은 그야말로 술판이었습니다. 이 술고래 아가씨들.
 
"April, 너 술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냐?"
 
비틀거리는 그녀를 부축하고 오피스텔의 출입문 비밀번호를 눌렀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다 갔어?"
 
"응"
 
그녀는 바로 소파에 주저앉더니, 한숨을 쉬더군요.
 
"물 한 잔 줄까?"
 
"부탁해~"
 
 
물을 가지고 소파에 쓰러져 있는 그녀에게 가지고 갔는데 그새 잠들어 있더군요. 가만히 옆에 앉아 있다가 슬쩍 그녀를 보니 좀 다른 매력이 보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 가까이 갔고, 심장 두근대는 소리가 들릴락 말락 했죠. 도톰한 입술에 그야말로 살짝 키스만 하려고 했는데 그녀가 눈을 뜨더군요. 저는 그 상태에서 멋쩍게 웃었습니다.
 
"...굿나잇 키스..."
 
"..."
 
그녀의 눈이 아무 말 없이 저를 계속 바라보더군요. 본능적으로 저의 입술이 내려와 다시 그녀의 입술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굿나잇 키스가 아니었습니다. 
 
 
글쓴이ㅣ이태리장인
원문보기▶ http://goo.gl/f5F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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