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00원짜리 소주를 마시면서 어찌어찌하여... 칙간!! 즉,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어쩌다가 화장실 이야기가 나오게 됐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튼... 우리의 팍시님이 어릴 적에 화장실에 빠진 동생을 씻겨 준 이야기와 몸소 두엄더미 속에 빠지신 일화도 듣게 되었다. 똥 독이 오른 팍시라니... ㅋㅋㅋ 괜히 말해서 팍시님의 검열에 이 글이 빛도 못 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야화가 어렸을때에는, 온 동네가 다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어릴적 그 향취가 나는 듯 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전적인 변소... 아니아니... 뒷간의 개념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집이있었다. 그 집 뒷간은 널찍한 공간 안에 나무 널빤지가 나란히 두 장 깔려 있고 널빤지 밑에는 엄청나게 커다란 장독(?)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작은 상자 안에는 신문이나 못 쓰는 책이 들어있어서... 큰 볼일을 보고는 신문이나 책을 찢어서 잘 부빈 다음에 뒷처리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바로 요런 독 되겠다.
그런데, 이 집에 야화가 가장 신기했던 것은... 바로 남성 전용 화장실이었던 것이다. 뒷간 앞에는 커다란 독이 하나 더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요즘으로 치자면, 남자용 소변기였던 것이다. 처음엔 뒷간 앞에 있는 독이 무엇인지 잘 몰랐었는데... 어느 날인가 마당에서 놀다가 쉬가 마려워 뒷간으로 쪼르르 뛰어가다가 보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 집 아저씨가 그 장독에 대놓고 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또 어느 날엔가는, 그 집 할아버지가 똥지개를 지고 그 독을 비워내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그 집은 동네에서 유일하게 똥차를 부르지 않고 직접 똥을 퍼내는 집이기도 했다. 당시엔 집집마다 화장실에 똥이 그득 차 오르면... 똥차를 불러서 해결하곤 했었는데, 똥차를 부르는 것도 돈이 드는 일이었기 때문에... 어린애들은 오줌은 당연히 아무데나 싸고.. 똥도 가끔 야외에서 싸곤 했다. 여자 어른들도 소변을 수돗가나 우물가 등에서 해결하는 일이 많았다. 왜냐면… 일일이 오줌을 화장실에다가 싸면... 더 빨리 똥차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직접 똥을 퍼내는 그 집은 정말 경제적이지 않을 수 없다. 거름도 주고 똥차 부르는 비용도 아끼고...ㅋㅋㅋ
그러한 이유로 어렸을 적에는 그 집에 남자용 소변기, 장독이 있는 것이.. 그런 경제적인 이유뿐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남자용 장독을 따로 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여자의 오줌이 남자의 오줌보다 3배나 더 값지기 때문이었다. 우리네 조상들의 전형적인 농가는 화장실을 두 개 갖고 있었다. 이미 우리 조상은 신사용과 숙녀용으로 구분하여 배치한 것이다. 하나는 사랑 칙간이라 하여 남자나 외부 남자 손님이 사용하는 것과 안칙간이라 하여 그 집안의 여성들이 사용하는 여성 전용화장실이었다.
아마 이랬을 것입니다
남자의 오줌은 파괴적인 것이고 여성의 오줌은 생산적인 위력으로 간주하여 남자와 여자의 오줌을 절대로 배합하지 않고 사용했다고 한다. 특히 이 안칙간의 오줌은 사랑칙간의 오줌에 비해 최소한 세 곱절 비료로 가치를 두었다. 감자 같은 농작물에 이 안칙간 오줌은 필수적인 거름이었다. 안칙간 오줌 한 장군과 사랑칙간 오줌 세 장군과 맞바꾸는 관례가 있었으니...
물론 남자와 여자의 오줌이 비료성분으로 더 좋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여자는 아이를 낳는다는 것에 근거한 다산과 풍요를 바라는 주술적 의미가 아니었을까 한다. 어쨌든 오줌마저도 여자 것이 더욱 훌륭하다고 하니... 기분은 좀 좋아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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