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례 받지 않은 여성은, 남편과 아기에게 모두 해롭다. 출산 시 아기의 머리가 클리토리스에 닿으면 아기의 머리에 물이 차는 수두증에 걸리게 되고, 모유는 점점 독성을 가지게 된다. 또한, 남자의 페니스가 클리토리스에 닿으면 발기 불능이 된다!"
아프리카, 토고주민/ 아리까리 (53세)
FGM 사전의식
여자도 할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프리카, 중동 지역의 여성들 중 성기절제, 즉 할례를 당하는 여성의 수 가 매년 800만~1000만에 달한다고 한다.
여성 할례(FGM : Female Genital Mutilation)를 시행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수나 (SUNNA:아라비아 어로 "전통"이라는 뜻) : 클리토리스의 일부분을 잘라냄
둘째, 클리토리덱터미 (CLITORIDECTOMY: 음핵 절제) : 클리토리스 전체, 소음순 일부를 잘라냄.
셋째, 인피벌레이션 (INFIBULATION : 성기봉합, 파라오식 할례) : 클리토리스 전체, 소음순 대음순 잘라냄. 소변, 월경을 위한 구멍만 남겨두고 낚시줄이나 실로 성기전체를 봉합. 첫 날밤에 개봉했다가 남편의 부재시에 다시 봉합.
이 FGM 을 남성의 포경수술 (MGM: MALE GENITAL MUTILATION)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건 FGM의 위험과 고통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자른 다는 것은 생물학 적 관점에서 남성의 페니스 전체를 절개하는 것 과도 같다. 태어나는 모든 남자들을 내시로 만들어 버린다고 상상해 봐라…
시술용 면도칼
더 끔찍한 것은, 일종의 수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할례가, 소독약은 커녕 씻을 물도 제대로 없는 불결한 환경에서 동네 할머니들에 의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집트나 이라크, 예멘 같은 중동 지역 국가에선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하나 대다수의 서민들은 아직도 동네 이발소 같은 곳에서 소독도 제대로 안된 면도칼 등으로 할례를 받는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면도칼, 가위, 주방용 칼, 심지어는 유리조각 등을 가지고 수술을 하는 예도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멀쩡하던 여성들이 AIDS/HIV 와 같은 각종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일도 흔하고, 과다 출혈로 사망 하는 경우도 속출한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할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여성 할례의 전통을 가진 지역에서, 할례 받지 않은 여자는 부도덕하고 음란한 여자로 간주되며 결혼도 할 수가 없다.또한, 위의 토고 주민, 아리까리의 말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여성의 클리토리스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근거없는 미신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클리토리스에 독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할례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전해진 바가 없으나, 다양한 추측은 가능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주장 중에 하나는 - 할례의식은 일부다처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관습이라는 것인데, 여성이 성적 쾌감을 얻는 핵이라고 할 수 있는 클리토리스를 절제 함으로서 그 맛(!)을 알지 못하게 하고 부인들 간에 남편을 놓고 싸우는 불화를 방지하기 위해서 라는 설 이다.
또한, 남자들이 전쟁에 참가하는 동안 외도를 방지하기 위해서 질 입구를 막아 놓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이것은 여성의 성적인 순결과 남편에의 순종이 절대적인 규율이었던 이슬람 문화의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 유래가 어찌 되었던 간에 이 여성 할례는, 여성이 성적 즐거움을 누릴 권리와 기회를 애초 부터 막아놓고, 여성의 존재 가치를 오로지 종족번식을 위한수단으로 때로는 남성의 배설을 받아 내는 변기로 규정짓는 사악한 폭력인 것이다.
15세의 아프리카 소녀 타냐
- FGM 직전… 우는 모습
"여자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거란다"
눈을 꼭 감고~
고통스러워 하는 타냐
과다 출혈로 사망하는 일도 빈번하다
아프리카나 아랍권 문화에 사는 여성들의 70% 이상은 이 할례에 대하여 별다른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할례를 여자라면 당연히 겪어야 하는 숙명으로 생각한다. 대부분의 여자아이 들은 엄마의 손에 이끌려 마을의 경험있는 연장자에게 시술을 받으며, 시술하는 사람도 대부분 여성이다. 고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할머니에게서 어머니에게로, 다시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전달되는 이 억압의 대물림은 왜 사라지지 않고 있는가?
처녀성을 증명 하는 것은 정숙한 여자의 도리이고, 성적으로 무지한 여자는 곧 순결한 여자이며, 그래야만 남편에게 사랑 받을 수 있고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는~ 뿌리깊은 세뇌를 받아온 우리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어렴풋이 나마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들어, 아프리카나 중동지역의 진보적인 여성들은 FGM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고, 97년, 이집트에서는 의료기관 이나 기타 어떤 장소에서든 할례를 시술할 수 없다는 여성할례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할례가 합법적으로 이행되고 있는 주변 국가에 큰 여파를 주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법의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FGM 은 아직도 공공연히 이루어 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문의 명예와 여성의 도를 위해서 말이다. 가장 평등한 형태의 결혼 생활을 영위하는 성평등 선진국 스웨덴에서부터 성기를 잘리고 봉합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프리카의 여성들 까지… 똑 같은 인간으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삶의 질의 격차는 너무나 크다.
이 글을 읽고 "그래도 우리나라 여자들은 행복 한 줄 알아야 돼!"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
성기 봉합 수술이나 처녀막 재생 수술이나...
그 목적과 의도는 별 반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다.
자료 사진은 1996년 퓰리처 상을 수상한
스테파니 웰시 (Stephanie Welsh : 그 당시 22세의 대학생) 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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