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익명게시판
고찰 없는 뇌까림  
2
익명 조회수 : 2424 좋아요 : 0 클리핑 : 0
폭식과 수면이 습관이었던 적이 있다. 그 둘을 취미랍시고 나불거리는 내 아가리가 부끄럽지도 않았느냐 묻는다면 부끄러워 찢어발기고 싶었다 대답하련다. 그 당시에는 그것을 취미라 밝힌 적 없었으니까. 이제야 말할 수 있는 내 치욕.
뭐라도 필요했다. 고프지 않은 배에 닥치는 대로 뭐라도 집어넣고 난 이후의 나는 어땠을까. 텅 빈 가슴을, 터질 것 같은 배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상태로 잠에 빠지는 게 내 취미이자 습관이었고 그것은 결코 내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절대 헤쳐나올 수 없는 늪이었다.
누구라도 필요해서 닥치는 대로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이름도 얼굴도 음성도 심지어는 자지마저도 기억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서는 여지없이 한숨이 나왔다. 연거푸 박음질 당한 후 다시 집에서 자위하는 것만큼이나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일도 없었다.
아래의 글에서처럼 동정이라도 필요한 적이 분명 있었다. 동정을 사기 위해 나는 더 극적으로 불쌍한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나처럼 동정이 필요한 사람들 가운데에 돋보이기 위해서는 그래야 했다. 群鷄一烏. 그 과정에서 자해가 없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 의미를 물리적 범주에서 더 넓게 확장한다면 결코 나는 나의 과거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남들 다 겪는 흔하디 흔한 안타까움이 나 혼자만 간직한 고귀한 아픔으로 변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온정이라고 믿었다. 성냥불처럼 금세 타 사그라질 따스함.

해소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뭐라도 필요한 사람의 손이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움켜쥐면 꼭 그렇게 마구잡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정성 들여 만든 요리는 음식물쓰레기가 됐고 어렵사리 건넨 위로는 꼭 어쭙잖은 동정이 됐다. 진심은 나에게 닿을 적마다 외면당했다. 누군가의 마음을 대하는 나의 태도란 이토록 잔인하다.
폭식한 다음날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극심한 갈증에 시달렸고 셀 수 없는 원나잇스탠드 이후에는 삶의 의지를 박탈 당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성냥불이 꺼지고 난 후의 내 모습은 구원도 갱생도 불가능한 만신창이였다.
치욕도 늪도 초라함도 성냥도 다시 없을 것이라 단언할 수는 없겠다. 그럼 또 누군가가 손을 내밀겠지. 어떻게든 살아지는 삶이라서.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http://redholics.com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익명 2022-12-06 10:21:06
익명의 게시판의 빌요성이네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나를 거짓없이 바라볼수 있는 오롯한 공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도 꺼내기 숩지 않은 속내와
어디에서도 꺼낼수 없었던 진실은
어느공간에서 한번씩은 여과 시킬 필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 공에서의 이 글은
쓰니님에게 아주 매력적인 공간이였을것 같아요.
함든 시간과 부끄럽기 그지 없어
나 자신에게 당당하기 힘들었던 순간은
이 곳의 이글로 어느정도는 희석되어졌겠다 상상합니다.

옆에서 가만히 귀기울이며
직접 입을통해 나오는 이 말들을 들었다면
저 역시 가만히 듣기만 하고 앉아있겠죠.

말이 다 끝나면. 입가에
엷은 실웃음을 만들어
님에게 다가가서 꼭 안아주고 싶을것같네요.

아픈사람을 보듬어 줄수 있는
여유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저 역시 아픈 기억들이 소환되면서
충분한 동질감에서 그렇게 꼭 안아드릭고 싶었을거예요.

누구나 말못할 이야기들은 과감하게 할수 있는 용기가
익명 / (잘 못눌러. 등록이 되어버렸네요. ㅡㆍㅡ. 이어서...쓸께요^^;;) ...용기와. 다른이들도 나와같은 힘든 기억이 있다는 것에 제가 안도 하게 됐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건강하십시요. 자신의 몸도 마음도 사랑하는 사람이길 소원할께요^^
익명 / 아픈 기억 소환해 버려서 미안해요 ㅎㅎ 쉬이 다루지 못 했던 주제에 대해 여러 담론을 나눴던 것은 맞지만 속내를 전부 드러내본 적은 아쉽게도 없어요 그리고 저! Love yourself를 싫어해요 ㅋㅋ 아직 준비가 안 돼서인가 봐요 그렇지만 응원은 고맙습니다 보잘것없는 글 읽어주신 점도, 정성 어린 댓글도요 ㅎㅎ
익명 / 아픈 기억을 소환한 것은 맞지만 그때의 ‘아픈’ 기억이라기 보다는 이제는 지나간 희미한 추억의 한 장면으로 더 다가오는 현실이네요. 이제는 그 기억도 어슴프레한 웃음으로 흩날려 버릴 수 있으니까요. / 속내를 전부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없지 않을까요? 내 속에 혹은 내 모든 것들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스스로에게도 그 전부를 과연 정의나 할 수 있을까 싶네요^^; // Love yourself를 싫어하시는 군요. yourself랑 안친하신가 보네요...저는 자위 자주 하는데 ㅎㅎㅎ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 것은 그 어떤 인위적인 것으로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흐르는 강물처럼, 불어오는 바람처럼, 흘러가는대로, 굴러가는대로, 마음가는대로....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 오겠죠. 아직 하지 못하는 것들은 그만큼 할 수 있는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죠. 야구선수들이 몇타수 무안타라는 말은 곧 안타가 나올때가 됐다는 것처럼 말이죠^^ 곧 준비가 되지 않을까요?^^ /// 응원의 방법은 다양하게 있겠지만, 저는 지금의 덧글은 순전히 님을 위한 것이 아닌 저를 위한 것입니다. 제 스스로가 님의 글을 핑계삼아 저를 돌아보고 저를 거슬러보고 그렇게 추억하는 시간이죠. 그래서 감히 제가 감사해야 할 것 같네요. //// 보잘 것 없이 쓸데없이 긴 댓글에 반응해 주셔서 또한 감사해요. love yourself는 싫어하신다니 love myself를 한번 해보시길^^ ///// 추운 겨울이 들이닥친 밤에 제법 훈훈하고 따뜻한 에피소드가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익명 / 위로는 받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하는 일이라고 믿거든요 그래서 내가 하고픈 방식으로 건네는 거 아닌가 하고요 그래서 제가 아닌 댓글작성자님을 위한 위로라니 진심으로 다행이에요 ㅎㅎ
익명 2022-12-05 22:47:54
전 잠들지 않음과 음식 거부가 자주 일어날 때가 있었어요.몸이 그렇게 되더라고요. 정신과 찾아 처방도 받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내 마음을 그만 덜 보고자 섹스를 열심히 했어요.
뭐든 있나해서요.

섹스든 뭐든 자신을 살게하게끔 안간힘 쓰는 건
전 본능이라 여겨요.

나 답게 살아내기 위한!
익명 / 머야 위로 받으려고 쓴 글 아니고 투정 왕창 부리는 글인데 그렇게 흘러가서 너무 민망하다 ㅋㅋ 댓글이 과거형인데 다행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힘이 몽신 빠졌다가 경직됐다가 반복인데 균형 잡힌 삶을 위한 과정이겠죠 ㅎㅎ 민망한 건 차치하고 고마워요
익명 2022-12-05 22:25:19
사랑이 고프셨나보네요
헛헛하면 뭐라도 채우려고(음식이든 수면이든 성욕이든요) 찾게되더라구요
사랑을 드리고프네요 사랑합니다!

지금은 괜찮으신지요?
익명 / 살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은 동정이든 비난이든 뭐가 됐든 외면하지 않겠다! 고 눈 희번득거리면서 쳐다보는 단계인 것 같아요 ㅋㅋ 그러고 보면 저 욕구에 엄청 충실한 사람이네요? 식욕 수면욕 배설욕 자아실현욕 으 반신욕하곺다
익명 / ^^다행이네요 뭐든 채워지면 좋은거죠~ 스스로를 더 많이 아껴주시고 사랑도 마이 받으세요^^반식욕도 추천^^
익명 / 나를 채우는 게 끝없는 자기혐오의 근원이라도 좋은 걸까요? 하고 물으면 너무 사회부적응자 같나요 ㅋㅋ 그냥 말장난으로 넘겨 주세요 ㅎㅎ 고맙습니다
익명 / 모든 생명은 나를 살리기 위해서 정말 많이 애쓰고 있답니다 ^^ 생명이 살고자 하는 본능은 그리 쉽사리 볼게 아니에요 그런 스스로를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많이 아껴 주다 보면 자기 혐오의 끝판왕에는 나를 정말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다라는 반대급부가 숨어있답니다 그걸 꼭 알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익명 / 아랫분 말씀이랑 일맥상통이라 느껴지는데 아직 전 끝까지 도달한 적이 없어서 공감할 수 없는 걸까요 ㅜㅜㅎㅎ 곱씹다 보면 제 것을 알 수 있게 되는 순간을 만나겠죠? 포근한 밤 보내세요
익명 / 그럼유^^인생 길어유~ ㅎ 그리고 명상?관련 책이나 유튜브도 추천이요~내면을 바라보는 힘이 혼자서는 쉽지않은데 도움이 필요해요 내가 접하지 못한 새로운 지식과 체험은 중요합니다!^^
익명 2022-12-05 22:21:36
자기 부정과 자기 긍정 사이에서 길항할 때 어떤 '생명감' 같은게 느껴지지는 않으시나요. 전 가끔, 아니 항상 부정/긍정의 가치판단을 넘어설 '생명감'을 상정하고 생활하는 편입니다. 일종의 주체성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자기 부정까지도 의지로 밀고 나갈 수 있는 내 자신을 긍정하는 태도로요.
익명 / 단어 자체의 난해는 없는데 크게 와닿지 않는 걸 보면 저는 제 부정까지 긍정할 위인은 아니구나 싶어요 ㅋㅋ 비꼬는 건 아니고 멋져요 부럽고요 그래서 고맙습니다
익명 / 좋은 자기 평가라 생각해요. 음식이든 잠이든 잘 챙기시길요~
익명 / 요즘 엄마가 왕창 챙겨 주고 계세요 ㅋㅋ 고마워요 푹 주무세요
1


Total : 31065 (1/2071)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1065 병원에 가봐야될까요? [8] new 익명 2024-10-06 433
31064 가슴수술 ㅋㅋㅋㅋ 열등감에 혀를 내두르는중.. [11] new 익명 2024-10-06 469
31063 ㅎㅂ 사전검열 [83] new 익명 2024-10-06 3066
31062 후방) 오늘 3 [6] new 익명 2024-10-05 1577
31061 후방) 오늘 2 [4] new 익명 2024-10-05 1659
31060 잠시 멈춤. [9] new 익명 2024-10-05 1603
31059 2형 헤르페스 참 애매하네요. [3] new 익명 2024-10-05 902
31058 보통 여자들 큰꽈추경험이 다들 있으시죵?? [20] new 익명 2024-10-05 1327
31057 Greek-Momo w. Earl Grey [19] 익명 2024-10-04 1185
31056 GIF 24 (후) [6] 익명 2024-10-04 1599
31055 (후방주의)운동 자극 받아가세요. [8] 익명 2024-10-04 2401
31054 올해도 역시나 익명 2024-10-03 1382
31053 May I Be Happy? [7] 익명 2024-10-03 1892
31052 쉬는날 익명 2024-10-03 523
31051 비가와요... [6] 익명 2024-10-03 1273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