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감히 당신을 잊을 수는 없어요.
아침이 되기전에 눈을떠서 다행입니다.
아직 어둠이 채 걷히기전에,
세상 누구도 존재할 것 같지 않은 그 시간에
오롯하게 당신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희미해질수 있는 시간이지만
다다른 골목길 담벼락 앞에서
우두커니 외로움을 독식하는 시간이라도
당신을 떠올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또 다시 시간은 흘러갑니다.
하염없는 시간은 예외없이
우리의 기억을 서서히 삭제하겠지만
그 시간이 오기전까지
여전히 당신의 기억들을 더듬을께요.
그 더듬는 기억들이
이 어둠의 시간에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때는 당신을 잊은거라고 오해는 하지 마세요.
아무리 시간이라도
감히 당신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오색찬란한 기억은 아니겠지만
내 몸, 내 머리, 내 습관,
오장육부를 포함한 내 모든 기관들은
여전히 당신을 그리워하여 찾고 있을거예요.
감히,
감히 당신을 어떻게 잊어요.
아직 채 어둠이 걷히지 않아 다행입니다.
오늘도 당신을 떠올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