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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탓이오 -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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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성당에 가면,
어른들께서 가슴을 '콩.콩.' 치시면서, 이렇게들 기도하셨어요.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

어린 눈에 뭔가 좀 이상했어요.
'왜 다 내 탓 인거지?'
'나 뭐 잘못한거지?'
눈을 도르르~ 굴리며, 둘러보아도, 모두 다 내 잘 못이라 말하는 어른들.

시간이 흐르고, 이제야 어렴풋이 알겠어요.

'모든 것은 다 내 잘못이 맞다.'라고.

난 지금까지 그가 원인 제공자이자, 방관자이자, 가해자라고 생각했는데,

분명 그랬는데,

그 모든 걸 인내한 건 '나'였어요.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거란 말로 마치, 교조적이기라도 해야하는 듯, 내 자신을 독려하던 지난 날, 내 자신의 투미함에 목 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지리멸렬한 감정들을 잠재우기 위해 몸부림 칠 때, 우리는 또 다시 첨예하게 반목하며, 해작질 해대곤 했죠.

그냥, 내가 참으면 될 걸.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될 걸.
어차피,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으면,
그냥, 받아들이면 될 걸.
그런다면,
그냥, 그렇게 평온하게, 비워진 채 살아 갈 수 있음을 노력 해봤기에 나는 분명 아는데,

또 다시, 같은 상황의 반복.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아... 또 다.'

지금 나를 표현 하자면, '아노미 상태'.

지금의 상황이 지난해져, 사후약방문이 되고 싶진 않기에,
나의 감정들을 침강시켜, 교두보로 만들기 위해,

난 오늘도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
를 마음 속으로 되뇌어봅니다.

마법같은 주문.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

이 글을 여기 까지 읽으셨다면, 한 번 되뇌어보세요.
웬만한 분노 유발자 쯤은 거뜬히 물리칠 수 있는 주문이에요 : )

전 오늘도 대나무 숲에 조갈증을 해소하고, 산뜻하게 월요일을 맞이 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

- T -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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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4-09-30 15:19:25
성당을 다니다보니 그렇게 라도 잘못인정하니까 좀더 조심하면서 사는거같아요  쏘쿨하게 잘못인정하고 잘되게 복좀 주세요 하면서 살고있습니다 저는
익명 2024-09-30 13:47:33
전 사업을 하면서 시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물론 내 탓인 부분도 있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티끌만큼도 없이 자신을 안위와 편안함을 위해 남을 밀어부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더 놀라운 건 아무런 죄책감이나 미안함도 못 느끼는 이기적인 인간들이 길거리를 스쳐지나는 사람들의 최소 1/4은 넘은 것 같아요.
갈등은 갈등대로 정면으로 맞이하고 돌파하는 의지가 자신의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해요.
익명 / 맞는 말씀이세요 : ) 돌파하는 의지가 중요한데, 체념이 된거 같아요. 이런거죠. A : 과거잖아. 과거 얘기를 하면, 난 할 말 없어. (함구) B : 현재진행형이야. 당신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거고. 끝없는 대립각. 대화의 단절. 그리고, 내 탓.
익명 2024-09-30 13:06:21
그런데 제 주변은 네 탓이오라고 하는분들이 많네요. 그래서 내탓이구나 하고 눈물만 또르르
익명 / 토닥토닥~아니에요. 님 탓이 아니에요 : )
익명 2024-09-30 12:57:56
나 내탓이요 ㅠ
익명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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