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떨어져 있는 너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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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이미 먼저 잠을 청한 너를 생각한다.
각자 제 집에 살아서 방을 따로 빌리지 않는 한, 같이 살게되지 않는 한 당연히 서로가 함께 하는 시간동안 대체로 홀로 침대에 드는 날이 더 많을 수밖에 없을텐데, 나는 그게 부조리하다 생각했다. 나는 사랑을 잘 몰랐다. 그래도 행복, 기쁨은 알았다. 내게 사랑은 신뢰와 충성과 거의 동의어로 이해되었다. 너를 좋아하고 네게 성욕을 느낀다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히 알았다. 나는 지금도 네 방 네 침대에 스며들어 너를 안고 싶다. 너와 혀를 감고 싶고 너와 다리를 감고 싶고 너와 나의 자지 보지를 서로 예뻐해주며 마침내 자지와 보지가 만나 엉엉 울었으면 한다. 어느 순간 내가 사랑이 신뢰와 충성과 거의 같으면서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그건 나의 행복감이 너에게 달려있단 것을 깨달았을 때다. 네가 웃어야 즐겁고 네가 편안해야 안도한다. 사람이 온종일을 즐겁고 편안할 수 있을까? 나는 긍정적 감정은 그 반대급부로 부정적 감정이 있어야 느껴질 수 있는 편차같은 것이라 생각해서, 그러므로 영원히 긍정적 감정으로 지내는 것은 머리로는 불가능하다 판단했으면서도 마음으로는 바라고 있다. 나는 나를 위해 살았다. 누구나 그러기 마련이라 생각한다. 하루 종일 수많은 경험의 집약체가 각자의 삶이고, 우린 무수한 정보를 접하지만 모두 기억할 수 없어 인상적인 것만 그리고 기억하자 작정한 것만 기억하는 것 같다. 새로운 식당을 찾는다면 위생이 가격이 맛이 친절이 어떠네 하면서 다시 온다 만다 그런 정도나 판단하고 말지만, 네가 내 삶에 있음으로 인하여 사고의 종착은 네가 되었다. 여기는 어떠어떠하니 너를 데리고 찾아야겠다/너와 올 곳이 못된다. 경험들로부터 좋은 것을 걸러내고, 그 끝에 너와 함께 할 것들을 다시 한 번 더 추려내는 과정이 덧붙었다. 그래서 너는 알리 없겠지만 사실은 너는 나의 삶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기쁘기 위해 네가 기뻐야 한다.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려다보니 원래 내가 그 전에 좋아했던 것들이 이제 무색무취무미건조해질 지경이다. 나는 너에게로 와해되어가는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다. 그런게 왜 중요한지도 이젠 의아하다. 너는 나의 수렴점이 되었고 또한 소실점이 되었다. 그래서 나의 자지는 너의 보지와 만나 네 몸 그 어딘가 하염없는 도달을 갈구한다. 잘 자, 하지만 사실은 너를 안고 잠들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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