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똥과 번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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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럴 줄 알았지.
결국 번아웃 올 줄 알았어. 이렇게 될 줄 이미 다 알았으면서 멈추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하고 그러고 있다. 지금 내 심정이 어떠냐 하면 아주 추운 겨울날 출근길에 심하게 배탈이 났는데, 참을 때까지 참다가 결국 못참을 지경에 이르러 길가에 몰래 급똥 싸놓고 얼른 일어나려는데 바지 내리고 쪼그려 앉은 그 상태로 다리에 쥐가 나버렸지 뭐야. 일어나지도 주저앉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그 상태로 누구한테 도와달라 말은 죽어도 못하겠고, 추워죽겠고, 몸은 점점 얼어가고, 다리는 아파 죽겠고... 절박해. 죽고싶어 진짜. 그냥 이대로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고 싶은 심정이야. 마치 처음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말이지. 내 자신이 너무 싫고, 못나보이고 부끄러워. 아무래도 다시 병원에 다녀야 될 때가 왔나봐. 우울, 불안은 불치병인가봐. 무기력이 제일 두렵다. 아...내일도 눈 안뜨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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