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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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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야하다.

- 광우병이 이슈가 되던 시절 꽤 관심을 가져서 이것 저것 읽어본 바로는, 어느 수준 이상의 고등 동물은 아마도 번성을 위하여 동종포식에 페널티를 가하는 기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수렵 채집과 농경의 차이는 기르느냐 여부다. 수렵 채집은 말 그대로 있는거 사냥하고 줍는 것이다. 농경은 생육을 관리하여야 하고 미래 관념이 있어야 하며 시간을 쪼갤 줄 알아야 한다. 지금 먹지 않고 뒀다가 미래에 먹는다. 절기에 따라 필요한 일을 한다. 이런 관념이 발생하기 때문에 문명의 시작점으로 보는 기준이다.(고대인의 사체에서 부러졌다 붙은 정강이뼈를 보며 돌볼 줄을 알게 되었을 때가 시작점이라는 의견도 있고 분분하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농경은 자원을 집요하게 재활용한다. 먹을 수 있는 것은 먹고 그렇지 못한 것은 퇴비로 돌아가 다시 먹거리의 자양분이 되는 식이다. 광우병을 유발한 축산 방식은 도축한 소에서 그 식문화와 시장성에 적합한 것들이 추려진 다음 피, 뼈 등이 남을텐데 이것을 갈아서 사료를 만들어 소에게 되먹인다. 소는 애초 육식동물도 아닌데 육식을 하게 된 것이며 그것이 동종이므로 동종포식을 하게 된 셈이다. 이러한 축산 방식이 변성 프리온을 만들고 이로부터 광우병이 발병하며, 변성 프리온은 매우 화학적으로 단단해서 섭취하면 인간에게도 같은 병을 발병시킨다. 인류학의 예로는 어느 부족이 근친의 사체를 그 근친들이 먹는 것으로 장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는데, 이들도 동종포식을 한 것이라 같은 기전으로 사멸한 것으로 추정된다.

- 동종포식이라는건 곤충에게도 나타나고, 얼마 전에 사마귀 이야기 있던데. 수컷이 암컷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거미 유충은 모체를 먹는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에도 동종포식을 하는 사례는 꽤 일반적인데 그 위로는 잘 안일어나는 것 같다. 허약하게 태어는 새끼를 잡아먹는 사례는 있지만 이것은 생물자원 재활용에 가까운 것 같다. 무리짓기 하는 종은 알파 메일이 교체되면 그 전의 알파의 새끼들을 물어죽이고 먹기도 한다는데 이것도 별로 통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습성으로 봐도 그렇고 변성 프리온의 발생을 보아도 그렇고 어느 이상 진화된 고등동물은 번성 전략에 동종포식이 도움되지 않는다고 보아서 변성 프리온을 안전장치로 만들어둔 것 같다. 다만 그냥 내 생각이고, 이런 식의 연구가 확실하게 진행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변성 프리온도 단백질이니 알파폴드 같은 회사가 분석할 수 있잖을까 싶긴 하네. 하여튼 동종포식에 대한 생물적 방어 기제로 인해 우린 그럴 수는 없다.

- 윤석열의 처가가 실지배하는 요양원의 관리 실태에 대한 뉴스를 접했다. 몇 년 전 기자가 실제로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한 달인가를 직접 취업해 해 르포 기사를 쓴 것이 기억났다. 아마 이 기사는 그 해의 기자상을 받았던가 그렇다. 그 실태는 참혹하다. 요양원은 입실 노인으로부터 자기 부담액을 받고 건보에 붙는 장기요양보험료를 재원으로 하여 정부 지원을 받는 식이다. 노인은 나날이 늘어가고 재원은 한정되어있다. 요양원 운영 주체의 비리도 심각하다. 충당할 비용은 적고 거기에 비리가 낄 수도 있다보니 요양보호사의 급여는 매우 짜고 일손은 항상 딸린다. 내 기억에 그 기사의 운영 주체는 자제적인 문제가 아주 크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일손 딸리는 문제가 너무 심각했다. 그래서 노인을 돌본다기보다 필요불가결한 업무를 부족한 일손이 할 수 있는 최대한 쳐낸다는 식이었다. 치매로 정말 벽에 똥칠하는 노인들이 있어서 구속구를 채워도 풀어내고 반복하며, 똥칠을 해도 정해진 목욕 스케쥴이 아니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정말 일손이 없으니까. 기자는 처음이 뭐가 뭔지 잘 모르던 시점에 어느 노인의 배변을 도왔다고 한다. 그 노인은 변기에서 배변하는 것이 정말 소원이었다고 실로 감사해했단다. 그리고 기자는 동료들에게 매우 눈총을 받았다. 왜냐면 일손이 부족하므로 노인을 화장실에서 배변하게 관리하는 만큼 로스된 시간에 다른 일들이 쌓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양원에서는 배변을 도와줄 수 없고 기저귀를 채우며, 기저귀에 배변을 해도 그 때 그 때 갈아줄 수 없고 정해진 시간에 일괄 처리한다고 한다. 일손이 부족해서 그렇다.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이다. 위험한 이유는 치매 환자들이 완력을 쓰고 특히 남성 노인들은 완력이 제법 센 편이며 요양보호사들은 대개 중년 여자들이라 어떻게 하기 힘들어서 그렇단다.(그래서 업계는 남성 노인을 기피한단다.) 업무는 그런데 재원은 부족한데다 요양원 비리도 있으니 급여가 박봉이라 일손이 충분해질리가 없다. 그래도 그 기사 시리즈는 요양원 운영 실태를 다루며 사회적 주의를 환기해 개선의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하는 정도로 읽혔다.

- 윤의 처가가 운영한 실태는 매우 끔찍한데, 매우 적고 불량한 식자재(일부러 도매시장 가서 아마 폐기 수준인 것을 사왔단다.)를 비위생적으로 급양하고 귀중 소지품은 아마도 훔친 것 같고 욕설로 학대하고 하루 종일 결박하는 식으로도 학대하고 지원금을 더 타내기 위해 죽기 직전 까지 요양원에 가두었다가 그제서야 보호자에게 연락해 응급차를 부르라 했단다. 면회온 보호자들은 실태를 몰랐는데, 외출해 일반식을 먹으면 노인으로 보기엔 너무 잘 먹었고, 충격적이었던 것은 사다준 로션 바르라 하니 너무 배가 고파서 그걸 짜서 먹었다는 이야기였다. 이쯤 되면 노인판 도가니 수준이다. 폭로 기사가 나고서 한 보호자는 오함마들 들고 가서 다 때려부수겠다 달려들고는 부모를 다시 모셔왔다는데 그 사람이 사람 안죽인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지, 과격하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러한 운영을 한 이유는 다 돈남기기 위한 것인데 입소료와 지원금으로 받을 돈이 정해져 있으니 비용을 극한으로 절감한거다. 윤의 장모는 김장김치에 소금을 왕창 뿌렸단다. 덜 먹으라고. 어느 조리사는 갈비탕을 했다고 짤렸다는데, 그들이 지출한 식비 수준을 보면 그건 갈비탕이라기보다 고기 몇 점을 우리고 우린, 차라리 소고기맛 다시다 국물이 더 고깃국같을 그런 탕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사람이 직접 사람을 먹는 방식을 취하지 않아서 광우병을 우회하고 사람을 잡아먹었다.

- 투기 열풍이 너무 오래 불었다. 전통의 부동산부터 주식으로 확산되었다가 코인이 등장했고 이제 서학파라며 특히 미국 주식도 하고 있다. 나는 투자에 아주 부정적인데, 투자 열풍이라지만 내가 보기에는 투기도 뭣도 아니고 동종포식의 거대한 장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투자한다며 경제 이야기하는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딱 경제학원론의 도입부와 미시 맛보기 정도 아는가 싶은 수준이 태반이다. 아니, 그거보다는 그냥 허생전의 허생이 조선 팔도의 물자를 매집해두었다가 폭리를 취하는 방식 정도 따라하고 싶은 것 같다. 허생이 그렇게 부를 쌓고는 원리금 상환하고 눈독들인 섬에 사람들 모아 살 기반 만들어준다. 그러고도 남은 돈이 한가득이었는데 허생은 그걸 바다에 버린다. 명리에 담백하다거나 초탈했다는 듯이 보이기도 하나 지금 생각해보면 허생은 원금만으로도 시장조작을 했고 그로부터 더 많은 돈을 벌었는데, 그 돈으로 또 시장조작을 해선 안된다고 느꼈는 모양이다. 양적완화로 풀린 자금이 자산 인플레를 가져온 것을 것을 보아왔다가 허생을 다시 생각하니 느껴지는 바가 심상찮다. 고전은 어느 시대에 해석해도 어떤 방법으로 해석해도 미끄러진다더니, 허생전도 그런갑다. 하여튼 투자도 투기도 아니고 투전판에 가깝게 보인다. 그나마 부동산과 주식은 내가 산 것보다 비싸게 팔면 된다는 그래도 상거래의 이익 관념 정도는 있는데, 코인은 가즈아 해대며 영차 영차를 외치고 구조해달라 들어와달라는 이야길 보며 아주 황당무계했다. 그건 누군가 이 코인에 돈을 부어서 내 손실을 메꿔주는 기부를 해달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고, 팔고 나간다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부동산은 그 실물이 그대로 경제에 쓰일 수 있고, 주식회사는 영업으로 이익을 낼 수도 있을텐데 코인은 아무리 봐도 부가가치를 전혀 창출하는게 없으니 물렸다는 사람들이 가즈아, 버티자, 영차영차 하는 소리는 그저 거지들의 아우성일 뿐 그 무엇도 아니었다. 거대한 동종포식이 열린 장이었다.

- 그렇다고 부동산이 안그럴까?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그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가톨릭은 대한민국의 주류 종교이고 개신교와 불교가 함께 꼽힌다. 그러나 나는 대한민국의 대표 종교는 별로 그게 아닌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실질적인 대표 종교는 귀자모신교다. 귀자모신은 힌두교와 불교 쪽 설화에 나오는 귀신인데, 제 아이가 백이나 된다. 그래서 삽화를 보면 무수한 가슴을 가지고 무수한 손에 아이를 안고 있다. 이 귀신은 남의 아이이를 잡아다가 자기 아이를 먹이니 원성이 자자했다. 이에 부처가 귀신의 아이 하나를 숨겼더니, 귀신이 울며 헤메다가 부처를 만나 사연을 밝힌다. 내 아이가 없어졌으니 도와주세요 부처님. 부처는 네가 그 백의 아이 중 하나를 잃어 이리 슬퍼하는데 너로 인해 아이를 잃은 어미는 어떻겠느냐, 그렇게 깨닫게 하고는 아이를 돌려주었고, 이제 무얼 먹고 살아야 하느냐에 답하여 준 과일이 석류다. 대강 그런 이야기인데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바로 이러한 귀자모신의 행태를 똑닮은 것 같다. 누군가가 산 부동산이 비싸게 팔리고, 그렇게 비싸게 판 가정은 원리금 상환을 버티느라 돈이 없어 아이를 포기하고, 그 연쇄인거지. 그간 출산율이 엽기적이라 할 정도로 축소되었는데, 태어나지 못한 아이를 서로들 잡아먹었다고 보아야 하겠다. 그런 식의 동종포식이 있은지 거의 20년은 될 것이다.

- 사업하는 지인이 지나가듯 말한게 있는데, 돈을 아끼는 방법은 돈을 쓰는거라는 이야기다. 필요한 만큼 충분히 써야 제대로 된 아웃풋을 얻는거지, 턱없는 예산으로 뭘 해봤자 그런 프로젝트는 태반이 실패라 결국 돈낭비라고. 사업을 두고도 마치 투전판인양 돈놓고 돈먹기라는 말도 하지만 필요에 충분한 비용을 써야 제대로 된 수익이 되돌아오는 것이다. 나는 비용 절감이라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단 정불 불요불급을 줄이는지에 대해 의문이 많다. 필요한 돈을 안쓰고도 멀쩡히 돌아갈거라 믿는게 사업할 때 가장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믿는 진리는 딱 하나밖에 없는데 그건 에너지 보존 법칙이다. 좀 더 추상적으로 말하면 인풋=아웃풋이라는거지. 현실에서는 꼭 저게 항등식이지는 않지만 최소한 지켜져야 할 것이다. 부담을 줄이더라도 무얼 하려면 최소 부담액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그 최소부담을 줄이려 한다면 그것은 누군가 부담하지 않아야 할 자에게 사기를 치건 갑질이건 떠넘기게 된다고 본다. 그건 공평의 관념에 반하고.(누군가는 그런 순간에 아싸 줄였다 하며 신나할 지도 모르지만 내 내면은 언페어를 느껴 마음이 매우 불편해진다.) 매사에 정확한 만큼의 나의 부담을 내 스스로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악의적으로 부담 넘기기를 하다보면 결국 나는 그의 피와 살을 직접 씹어먹지 않더라도 우회하여 동종포식하는 것이다.

- 자기 잇속에 밝은 듯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듯이, 그게 현명하다는 듯이 행세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난 그들이 정말 그런지 매우 의문이다. 정말로 경제와 경영 이런 쪽 기초 지식은 있는지도 의문이고. 어떻게 보면 그들이 투자라고 믿으며 부동산, 주식, 코인 이런거 하는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사업하겠다고 나섰다가 남의 살 씹어먹는게 당연한 줄 아는 식으로 할 수도 있으니까. 쓰다보니 생각나는데 예전에 최임 만원 넘기냐 마냐를 두고 편의점주들이 어떻게 알바보다 내가 가져가는게 적냐 성토하는게 있었는데. 자기 부끄러움을 저렇게 모르는구나, 사업주인 네가 무능해서 월급을 주고 남는 것이 없어 못가져가는 것을. 알바생의 피와 살을 씹어먹을 것이 사업주인 나의 당연한 권리라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살아오며 자기는 사업한다고 하는데 남의 피와 살 씹어먹는 놈들 다행히도 많이는 못봤지만 그래도 적잖이 봐왔다. 그들의 강변을 들어주어야 했던 시간을 생각하니 아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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