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임
1
|
||||||||||
|
||||||||||
- 야할 이야기 없을 것 같다. - 모임 제안하는 글이 대략 3건 정도 있었던 것 같다. 하나는 어쩌다 내 글에 댓글로 이야기하다 덜컥 만들어진 담뿍이다.(근데 난 못나갔다 ㅋㅋㅋ) 이 모임은 두 번째 모임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글 하나로 더이상 언급되지 않지만 관전 모임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독서 모임의 시도를 보고 있다. - 담뿍이 만들어질 때 간단하게나마 몇 가지 제안을 했고 첫 모임은 대부분 반영되었다. 모임에서도 익명을 유지할 것과 섹스를 노골적으로 명시하지 않을 것이었다. 제안할 당시에는 아주 깊게 생각한 이유는 없었는데 좀 지나서는 그럴싸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 - 먼저 레홀러의 성향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내가 운영자도 아니니 성향을 어떻게 다 알겠냐마는 어느 정도 그려볼 수는 있다. 일단 성비는 남초다. 가입 초창기에 프리패스로 만남의 광장에서 검색해본 기억으로는 남녀 비율이 3:1인가 그렇다. 그리고 눈팅러가 훨씬 많다. 레홀이 제공하는 컨텐츠와 게시물은 성욕을 진하게 표출하는 내용이 많지만 그것은 드러난 것이 그런거다. 여러분도 대강 자게 보다보면 고정닉은 한정되어 있다는게 보일거다. 아이디가 드러나는 글의 대부분은 고정닉이 쓰고, 언제나처럼 신규가입자 특히 남성들의 구인 글이 올라온다. 이보다 적은 빈도로 자기소개가 올라오고 그보다도 더 적은 빈도로 소설이 올라온다. - 우리 눈에 보이는 닉들이 섹스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대체로 맞는 것 같다. 그럼 안보이는 닉들은 어떨까? 나는 대략 1~2달 정도 꾸준히 익게에 글을 써왔는데, 댓글로 짧게나마 대화를 나눠본다던가 뱃지를 받아 확인해보면 눈팅하시는 분들도 적잖이 있다. 그러니까 있긴 있다. 그리고 담뿍이 처음 제안되었을 때 섹스를 배제한 내지는 노골화하지 않는, 부담없는 모임을 표방하였을 때 어느 정도 호응이 있었다. 이 호응의 의미는 적은 수지만 그래도 모임이 가능한 정도의 성비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 그러니까 여러 추정을 할 수 있다. 연인을 원해서, 섹파를 원해서 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가장 많아보인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섹스 자체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연인이건 배우자건 섹파건 이미 파트너가 있고 그 파트너와의 관계가 공고하되 섹스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오는 분들도 있을거다. 레홀의 다양한 컨텐츠 자체에 재미를 느껴 올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이들이 섹스할 누군가를 찾으려는 직접적인 욕구를 가진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특히 익게에는 대단히 맹렬한 성욕을 표출하는 레홀녀들의 글이 올라오는데, 표현도 과격한 경우가 적잖다. 누구든 어떻게 좀 해줬으면 좋겠다거나 아무나한테 박히고 싶다거나. 그런 글들을 보다보면 여자들이 숨겨서 그렇지 성욕뿜뿜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그게 모든 여자들에게 적용되지는 않더라도 레홀녀라면 그럴거란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그런 분들은 극소수일 것이며, 각자가 모두 다른 생각 다른 기대 혹은 아무 기대 없을거라 생각한다. 욕구불만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대숲일 가능성은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질 빈도로 본다. - 그래서 섹스를 전제로 하지 않아야 조금 더 가능성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내가 기억하는 레홀 운영진 주최 행사에서도 그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섹파를 매칭하는 행사를 해보려 했는데 잘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 모임은 꽤 잘 되었는데 그렇다고 거기서 짝짓기 행사같은게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섹스를 결부하지 않고 단지 단체 미팅같은 것을 한다고 해도 선택되느냐의 여부를 두고 두려워할 사람들이 있을텐데 하물며 섹스가 결부된다면 더더욱 어려울거다. 그러니 아이러니하게 보이겠지만 섹스가 덜어진 모임이 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다만 태생이 레홀이니 어느 정도 섹드립이나 표현 수위에 있어서 제법 전향적으로 구성원들에게 상대적으로 선선한 동의를 얻을 수는 있을거다.(상대적 선선한 동의라는 것도 사람마다 다를테지만. 글들을 보면 이른바 더티톡이 난무하고 현생에서도 그런다는 식의 글이 적잖으나 맨정신에 초면 내지 거의 초면에 가까운 사람,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더티톡을 한다는게 쉽진 않을테니까. 여자들은 자지를 자지라, 보지를 보지라 표현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 모임에서까지 익명을 한다는게 좀 웃겨 보일 수도 있는데, 내가 보기에 거의 대부분의 레홀남들이 자소서와 구인글을 쓰는 것 같다. 그런 글들은 보기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물론 레홀이니 그런 글을 쓸 수 있다손 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갖는 내면의 어떤 선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게 디메리트가 될거다. 그리고 어차피 레홀남이라면 상당한 성욕이 있겠지 그리고 상당한 수준의 섹스 판타지가 있겠지 정도만 아는게 낫잖을까 싶었다. 그러니까 솔직히 말해서 익명의 익명 모임이 그렇게 된 것은 레홀남을 위한 구제책이라 생각한다. 난 그럴 수도 있다고 보고, 또 사람이 상상을 표현한 것과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은 대단히 다른 문제니까. 누구나 이불킥할 기억은 있는 것 아니겠나? - 하여튼, 일단 이 글은 두 모임을 기획하는 분들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그렇게 읽지는 않아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자주 직접 만나는 편이 훨씬 좋다고 생각해서 두 모임이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조언을 드리자면 섹스를 상당 수준 전제한 모임 기획은 어렵다. 그것은 레홀 운영진이 해도 잘 안된 것으로 안다. 모임의 장이 만들어지기에는 그 자체가 너무 높은 진입장벽이다. 담뿍에 대해서는 추가 제안을 했었는데, 짝짓기 프로그램을 할지 말지를 레홀녀 설문지에 기입하도록 하여 그 숫자가 충분하면 그분들만 모셔서 하고 아니면 첫 모임의 모드대로 가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적어도 인원 확보는 좀 더 수월해지고, 내 생각에 짝짓기를 원하는 레홀녀가 적어서 맑은 모드가 된다고 해도 짝을 원하는 이들은 알아서 짝을 찾게 마련이라 문제가 안된다고 본다. - 그런 면에서 볼 때 단지 독서모임일텐데 거기에 성병검사지를 요구하는 것은 유감스럽지만 난감하다.(그 글 쓰신 분이 내 평에 상처를 안받기는 어려울건데 그래도 입에 쓴 조언으로 받아들여주시기 바란다.) 또 정치적 스탠스를 조건으로 두셨으나 그것은 또한 더한 허들이 될 것 같다. 그 모임이 정치 담론을 다루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진 또 않는 것 같아서 의문이다. 아마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내가 좌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텐데,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여러 스펙트럼에서 보수주의자에 가까워 보인다. 난 시장경제를 긍정하고 공정한 경쟁과 성과주의가 맞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 근간에 안정적인 법질서와 민주공화정의 정체성이 유지되어야 하며 더 깊은 근간에는 인도주의가 있다. 보수건 진보건 인도주의를 부정한다고 시작하면 그건 좀 어려울 것 같고, 민주공화정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건 반체제적인거라 역시 논외다. 안정적 법질서, 시장경제, 공정 경쟁, 성과주의의 가치를 믿는 입장이 보수가 아니면 뭑가 될까 싶지만, 내가 겪은 바로는 나를 진보나 좌파나 심하게는 빨갱이로 보는 것 같은 댓글을 적잖이 느낀다. 그건 내가 현생에서도 느끼는 지점이다. 기획자는 사상 또는 이념적 바운더리를 제시했지만 그건 너무나 모호하다.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기준선은 재량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을거다. 거기에 다른 진입장벽도 상당히 높다. 나는 흡연자이며, 관리된 인상과 신체라는 조건도 모호하다. - 모든 모임이 너르게 모이시기 바란다. 뭐가 되려면 허들이 낮아야 한다. 외모적 기준은 너무 모호해서 아마 거의 대부분 긴장탈거다. 자신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보면 위축될 것이고. 사상도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서 어렵다. 이런 분 저런 분 안된다고 하기보다 그 모임의 리더가 원만하게 진행하면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분위기 잘 봐서 적절한 때 끊어주고 처지면 띄워주고 하는 정도만 하고, 각자 사이에서 일어날 일들은 알아서 하면 되는거다. 어차피 다들 성인 아닌가? 모임장이 권위를 가지려면 그냥 그를 존중하는 구성원이 있으면 되고, 내 경험상-모임장으로도 모임원으로도- 사람들은 대체로 모임장의 리드에 선선히 따른다. 그래서 돌출되는 인원이 있을지라도 모임장+존중모임원만 있어도 별 탈 없이 굴러간다. 그리고 뭐가 어찌 되었든, 인터넷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오프라인 모임에 나선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수반한다고 보는 편이 좋겠다. 그럼 참여자에 대한 존중감이 절로 생길거다. - 여러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 화이팅이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