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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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허무함이 깊게 드리우면
모든 걸 다 놓아 버리고 싶어진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일시적인 것도,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후회할 것도 모두 잘 안다. 한두 번 겪는 것도 아닌데, 겪어도 겪어도 이 감정은 도통 익숙해지질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나를 위한 착한 거짓말로 감정을 속인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오롯이 내 것이 아니라고 방관자를 자처하며 애써 내려놓을 뿐. 그저 시간이 흘러 이 감정이 희석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그런 내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이 감정을 부정하기에는 너무나도 선명한 감각으로 존재하며 내 가슴을 후벼 판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사는 아이야. 너는 언제쯤이면 괜찮아질래? 얼마나 더 너를 들여다봐야 진솔하게 나를 마주할래? 상처받고 꼭꼭 숨어 버린 아이야. 나는 이제 준비가 되었단다. 외면했던 나를 용서하고 이제 그만 손잡아 주렴. 그동안 너를 숨겨서 미안했어. 내가 너고, 너가 나인데 너를 부정하기만 했어. 너는 더 이상 외로운 아이가 아니야.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지 말고, 애써 만든 관계를 부수지도 말고, 지금의 나를 믿고 다시 한번 앞으로 나아가 보자. 이젠 너에게 말해줄 수 있어. 네 잘못이 아니야. 이 정도면 충분해. 이제는 너를, 나를 용서해 줘. 오늘도 외쳐보지만, 긴 세월 홀로 방치된 너에게 내 진심이 닿지를 않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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