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익명게시판
-세상의 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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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하지 않고 길고 그래서 사람에 따라 피로할 수 있다.

- 세상의 수명이 다해가는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죽기 전에 아포칼립스 같은 것이 올 것 같진 않다. 아마 다음 세대까진 제법 비슷하게 돌아가지 않을까 싶긴 하다.

- 미국을 눈여겨 보고 있다. 트럼프 2기는 놀랍게도 반 년에 이르지 않았다. 대내적으로 지금 당장은 노킹스 시위, 거의 그 직전이라고 해도 좋을 타이밍에 핸즈오프 시위가 있었다. 핸즈오프는 트럼프의 과격한 정책에 대한 반발 때문이었는데 여기에는 일론 머스크도 한 몫 했다. 취임 초, 지금도 취임 초지만, 브로맨스 운운하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쌍방 이를 가는 중이다. 누가 이길까 궁금하긴 했다. 그래도 정치 권력이 자본 권력을 이기는게 낫잖나 싶어서 유보적이지만 트럼프의 손을 들어주는 쪽이긴 했다. 둘 다 내 입장에선 너무 괴랄한 인간들이라 택하긴 어려웠다. 어쨌든 단기적으로는 트럼프가 이긴 것 같지만 트럼프의 현재는 엉망이다. 하여튼 트럼프는 대략 반이민정책, 과격한 감세, 그에 동반하는 과격한 정부부문 축소 및 복지 삭감을 추진해 그 반발로 손 떼란 의미에서 핸즈오프 시위가 있어났다. 의석 구도를 보아도 트럼프가 탄핵될리는 없겠고 다음 선거를 지나도 마찬가지일 것이고-공화당에 저지력은 있을 것이다- 그가 사임할리도 없으며 워낙 건강해뵈서 서거할 것 같지도 않다.

- 일론이 참여한 닷지는 도대체 직제의 정체를 알 수가 없는데, 디파트먼트가 들어가서 마치 부처럼 그러니까 장관급이 있을 자리처럼 보이지만 그건 또 아니다. 굳이 짜맞춰보자면 자문위원회 정도 될텐데 인사권을 행사했다. 일론은 초고지능자라고 했던가 하여튼 그런 인재를 모아서 와장창 행정부 구조조정을 해서 세출을 드라마틱하게 줄이겠다고 했지만 무분별한 해고 남발만 되풀이되었다. 시스템이 작동하면서도 기능을 줄이는 그런 식이 아니라 그냥 시스템을 박살내는 쪽으로 보였다. 일론은 밀려났고 그렇다고 닷지가 대단한 인건비 삭감을 이룬 것 같지도 않다. 그냥 망가트린 것으로 보인다.

- 관세장벽은 신통치가 않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때렸다가 유예했다가 때렸다가. 왜냐면 보복관세가 들어오니까. 트럼프는 상대방이 능동하는 존재라는 것을 모르는 바보인가? 요즘 보다보니 그럴 것도 같단 생각이 들 정도다. 트럼프는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장벽을 세웠다가 할듯 말듯 하고는 조금 붙이고서 중국과 다이다이떠서 교역불능수준으로 강경책을 주고 받았다. 그러자 테무, 알리바바 등 인터넷몰이 상품을 바구니에 담으면 그 때에 관세 포함 가격으로 재산정하는 알고리즘을 넣었다. 이게 무슨 악의가 있는 것도 아닌게, 국제적 판매를 하는 입장에서 나라마다 관세정책이 다르다면 그럴 수밖에 없다. 당연히 아마존도 이 알고리즘을 적용했는데 트럼프가 길길이 날뛰었단다. 관세는 그의 정책이고 특히 세금이므로 그 효과가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관세는 결국 소비세고 그것이 미국 소비자에게 명징히 드러나야 할 일인데 그걸 숨기지 않았다고 지랄발광을 떨었다. 대단한 무책임이다. 이러니 핸즈오프 시위가 벌어지지.

- 핸즈오프는 적당히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그러다가 노킹스 시위가 일어났다. 아이스, 이민세관단속국이란 기관의 집행이 문제가 되었다. 이름이 설명하는대로 이 기관은 이민을 단속하므로 불체자를 단속하고 세관을 단속하므로 밀반입, 밀반출을 단속한다. 바이든 시절에는 대략 일일 700명 정도 검거했단다. 검거는 대부분 국경지대에서 발생한다. 밀입국자 잡는거니까. 나머지는 내륙에서 잡히는데 수배된 범죄용의자들이다. 그리고 재수없어서 잡히는, 예컨대 과속했다가 딱지떼는 시점에 들통나는 식으로. 트럼프가 취임하자 이민단속국에게 일일 검거를 3천으로 늘리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게 갑자기 될리가? 국경 단속을 강화하라는건가? 내륙에서 적극적으로 불체자를 색출해 체포하라는거다. 이 할당량 채우기를 수월케 하고자 권한을 확대했다. 그 전에는 공공장소, 학고, 병원, 교회, 가택 이런 곳을 수색할 수 없었는데 그 수색권을 주었다. 수색영장 없이도. 그리고 체포권을 주었다, 체포영장 없이도. 그리고 구속권을 주었다, 역시 구속영장 없이도. 불체자 당연히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상적으로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이 아무 카페나 들어가서 문을 잠그더니 매너스 메이키스 어메리칸을 중얼대곤 수색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살벌한 풍조가 현실화된거다. 불체자들이 저임금 노동을 하기 마련인데 실제로 그런 영업장이 있어서 수색하고 잡아갔더니 사업주가 사람을 못구해 폐업하는 일도 있었다. 불체자 쓰지 말아야지, 물론 그럴 수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농번기에 불체자 단속을 하면 농민들이 법무부 가서 시위한다. 그 사람들이 농사지어야 하니까. 이론은 멀고 현실은 가깝다.

- 민주당에 속하는 주지사들은 생텀을 표방하며 아이스의 행사를 저지하거나 주의 행정권으로 제한하려 했다. 약간의 법적 상식이 있다면 아이스의 집행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 알거다. 참고로 아이스는 국토안보부 산하 조직이고 이건 행정부 기관이다. 행정부가 어느 정도 범위에선 재량껏 단독으로 집행을 할 수도 있지만 수색, 체포, 구속은 당연히 인권을 침해한다. 그래서 이런 권한을 행사하려면 검사한테 영장을 청구하고 검사가 일차 검토해서 법원에 청구해서 판사가 가부를 결정해 발부된 영장에 근거해 하여야 한다. 여기에는 예외를 크게 둘 수 없는데, 당연하게도 수색, 체포, 구속이 인권을 침해하는 바가 크며 사법부는 인권의 보루니까. 이걸 다 건너뛰고 그냥 아이스 요원의 심증(!!!)에 따라 집행 가능하단거다. 이 조직 자체가 골때리는게 그 노조가 트럼프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업이 업이다보니 반이민 정서를 이용하는 트럼프와 결이 맞았겠지. 이런 경위들이 쌓이고 폭발해 엘에이에서 시위가 시작되었다. 그게 노킹스 시위의 배경이다.

- 그리고 주방위군이 투입되고 급기야 미 해병대까지 투입되었다. 러프하게 말해서 주방위군은 주지사의 군대고 연방군은 톨상 우리가 미군이라고 하는 그건 대통령의 군대다. 트럼프는 시위대를 에네미로 칭했다. 아마 그래서 외적이 침입했다는 식으로 구성해 주지사의 주방위군 통수권을 자기에게로 돌리는 조항을 쓴 것 같다. 국가가 보유한 공권력 중 무력인 군경의 차이는 그 방향성에 있다. 군의 무력은 대외를 향하고 경찰의 무력은 대내로 향한다. 그래서 무력의 수준, 행사의 수준이 다르다. 그러니까 따지자면 주방위군이 투입되는 것도 별로 정상은 아니지만 미국의 주들은 치안 보강에 주방위군을 적잖이 쓴 관행이 있어 넘어간다 쳐도,. 미 해병대는 연방군이다. 이 무력을 대내에 투사하는 것은 명백히 선을 넘은 일이다. 그런데 그러고야 말았다.

- 그러다가 미군 기념행사가 트럼프의 생일과 일치하면서 대규모 사열을 트럼프 본인이 받는 형식을 취했다. 미군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행사여야 하는데 사회자는 트럼프의 생일 축하 멘트를 붙이곤 했다. 캘리포니아 상원 의원은 과잉 진압이라며 아이스에 항의하러 갔다가 제압(!!!)을 당하고 수갑채워져 끌려갔다. 미네소타였던가, 그 동네 민주당 주의원이 아마도 트럼프 지지자 내지는 극우복음주의개신교도에게 자택에서 총격을 당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범인이 체포되긴 했고 동기는 추정 단계지만 유력히 사상범으로 보인다.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네이밍이 노킹스가 될 수밖에.

- 아마 이번 시위도 소강상태로 들어갈거라고 본다. 공화당은 트럼프 탄핵을 저지할 의석을 내내 가질 것이고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 특히 마가의 지지도 견고하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앞서 설명한 아이스의 기세가 더 등등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타임라인을 짚어보면 내년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예산은 어쨌든 바이든이 수립한 것이고 내년에 비로소 트럼프의 예산이 집행된다. 감세로 세입을 줄였으니 세출도 줄여야 하는데 그 와중에 국방비 지출은 늘리겠다 하니 복지지출은 따블로 줄어야 할 것이다. 그 복지지출 삭감으로 사실상 미국의 중산층 이하의 모든 계층이 타격받을 것인데, 그 사회적 불만이 내년이 폭발하지 않을까 싶다.

- 게다가 이스라엘-이란 전쟁까지 발발했다.

- 당연히 미국은 이스라엘의 편이다. 미국은 원래 늘릴 국방비에 더하여 이스라엘 지원까지 해야할 것이다. 어떻게 흘러갈까? 명백히 이란의 열세다. 이란 군 수뇌부가 줄줄히 죽어나갔다. 이란의 최고위 인사들을 타케팅할 수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도 죽이려 하면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메네이가 죽으면 이스라엘의 승리로 전쟁이 '종식'될까? 빈 라덴을 죽여도, 사담 후세인을 죽여도 전쟁은 종식되지 않았다.

-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뚫리고 말았다. 별 거 아닌 피해로 치부하기에는 이스라엘은 너무 좁고 그래서 인구밀도가 높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뚫려 미사일에 처맞으면 그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이란의 군수물자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구형 미사일과 매우 값싼 드론 그리고 신형 미사일을 섞고 시간차로 투하하는 방법으로 제법 뚫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이 공습에 나서지만 미사일 발사는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대로 이란이 무너지는 것을 중러가 원할까? 전쟁비용의 교환비는 압도적으로 이스라엘이 고비용이다. 그건 미국 지원으로 되는거고. 그냥 중국이 드론 부품 좀 공급하기만 해도 미국의 소모를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하메네이가 죽어도 그 체제가 전혀 무너질 것 같지 않다. 후계가 나오겠지. 사분오열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더 문제다. 시리아 난민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럼 치안유지군이 외부에서 투입되어야 하는데 그걸 누가 하나? 미군이 가야는데 그럼 전비는 폭증한다. 여기에 딕 체니가 또 해먹는게 있는지는 모르겠네. 안하면 안하는대로 무리고.

- 이스라엘이 이란을 때린 이유는 여러 계산이 있겠지만 결국 네타냐후의 결심이 있어야 했을텐데, 네타냐후 이 인간도 문제가 너무 많다. 지금이 집권 3기이고 2기에 실각했다가 3기로 복귀했는데, 실각했을 때 본인 부패 혐의가 크게 문제가 되어서 그는 권좌에서 내려오면 철컹철컹해야 할 상황이다. 3기 집권에서 법 개정을 추진했는데, 그게 뭐냐면 대법원 판결을 의회가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거다. 이걸로 네타냐후에 반대하는 시위가 크게 일었고 그 때부터 이스라엘이 여기 저기 때리기 시작했다. 가자를 밀어부치고 하마스 작살내고. 그리고 이제 이란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은 너무 멀고, 점령전을 하기에는 이스라엘은 너무 인구가 적으며 이란은 너무 광활하다. 이러니 상황이 이 모양이다.

- 아이스의 초법적 권한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네타냐후 법 개정도 좀 설명이 필요하다. 입법부는 다수결로 법을 제정한다. 그 바탕인 의석도 투표 즉 큰 클에서 다수결에 의한다. 입법부가 만든 법에 따라 행정부의 집행 사항과 범위 등이 정해진다. 그 수장인 대통령 역시 다수결 투표로 선출된다. 이 흐름이 의미하는 것은 다수의 의지에 의해 사회가 작동하는게 원칙이란거다. 문제는 다수에 패배한 소수다. 소수자를 성소수자로 보통 쓰곤 하는데, 이 기준에서는 의사가 반영되지 못한 측이 소수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작동 흐름은 필연적으로 소수자를 발생시킨다. 그래서 사법부는 인권 특히 소수자를 보호한다고, 그 의미는 다수의 횡포가 발생할 때 사법부가 소수자를 보호하는 기조에서 판결을 내린다는거다. 그래서 재판관은 보통 선출직이 아니다. 법관이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결한다는 이야기가 꼬리표처럼 달라붙곤 하는데, 그가 다수결 투표의 선출직이면 결국 다수의 의사에 따를 것이므로 선출직이어선 곤란하다. 네타냐후는 그 대법원 판결, 소수자 보호의 보루를 의회 다수결로 되돌리려 한 것이다.(당연히 자기 무죄를 얻으려고 한 짓이지.)

- 길게 썼지만 뜯어보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망가지고 있다. 네타냐후는 일종의 쿠데타를 시도한 것인데 실패했고 그것을 전쟁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그러니까 둘 다 정상적인 민주주의가 아니다. 트럼프는 전체주의도 하고 싶어하는 것 같고 군주가 되고도 싶은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는 어떤 체제 자체를 바꾼다기보다는 자기 정치 생명의 연명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매우 비싼 그리고 환가 불가능한 출형을 발생시키고 있다.

- 그렿다고 다른 동네가 별로 정상적인 것도 아니다. 유로는 아주 좆됐다. 미국 국방부가 동맹국에게 국방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그게 5퍼고 서약을 받겠단다. 이젠 트럼프를 거지새끼라고 불러야 마땅하겠는데, 돈이 많아야 뭐하겠나. 비용을 치르지 않고 더 가지려 하면 그게 거지새끼지. 깡패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깡패질도 되질 않는다. 5퍼 제안이 바로 일본한테 까였거든. 위세가 없다. 그런데 유로는 자체 국방력이 소멸하다시피 했다. 나토에 기대 국방비를 줄이다 못해 군수체계 자체가 급격히 축소된 상황이다.  트럼프가 나토에서 미군을 빼겠다고 하는데 당장 러우전쟁 일어난 상황이고 폴란드가 우리에게 무기 입도선매를 크게 걸어왔지만 그렇다고 퍼뜩하고 러시아 상대가 될리가 있겠나. 당장 없는 방공망, 미사일, 전투기, 전차, 그걸 운용할 군인이 생겨나지 않고 그게 생긴들 군수물자를 공급할 산업체계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걸 어지간해서 자체적으로 굴릴 수준인데 까놓고 말해서 러시아하고 전면전하면 대한민국 셋이 있어도 러시아 감당 못한다. 유로에 대한민국 수준의 군과 군수산업 체계가 언제 3개가 생길리가?

- 하도 트럼프가 좆같이 하니, 동맹이 더 기생충 새끼다 이딴 드립을 쳐대니 유로도 자체 국방력을 키워야 할 큰 틀의 합의까진 도달했다. 문제는 돈이다. 안쓰던 국방비를 쓰기 시작하면 증세를 하건 어딘가를 헐건 해야 하고 역시 그럼 복지 예산이다. 그런데 에너지는 또 써야하는 판이다. 러시아 노드스트림? 그걸 다시 할까? 다시 하는게 내가 보기엔 당장의 최선이다. 이제 또 트럼프가 문젠데, 셰일가스 수출할테니 러시아 의존도 줄이라고 그걸 대안이라고 내지만 문제는 배가 없다.(만들면 중국 아니면 우린데 결국 그럼 우리다.)  배가 뚝딱 만들어질리가. 게다가 배에 실어 나르면 그게 수송비가 직통 가스관 하는 러시아하고 비교가 될리가 없지. 결국 미국은 어쨌든 비싸게 받아야 하고 그럼 러시아는 당연히 그거보다 조금 낮게 그러나 원래 공급가보다 높게 책정할거다. 그러니 에너지 비용까지 얹어지게 된다. 복지 예산을 더 헐던가 증세를 하던가. 여태까지 하던거 보면 결국 증세보단 복지 허물기를 택할 것이다. 그게 유로의 내부적 사회불안을 가져올 것이다. 경우에 따라 아마 친러파도 생길걸? 차라리 러시아하고 잘 지내서 전쟁 우려를 관리하자. 에너지도 좀 싸게 받고. 유로의 문제는 의사결정이 너무 복잡하고 더디고 산하(?) 국가들의 자기 주장이 매우 강할 수밖에 없어서 뭐가 잘 안된다는거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며 살 길을 찾아야 할텐데 그 대응이 잘 안될거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극우의 라이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서, 그렇다고 민주당이 그다지 트럼프 반감에 대한 반사이익 수혜를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버니 샌더스가 오픈 프라이머리에 두 번 참여했는데, 그에게 이긴 힐러리와 바이든은 경선 과정에서 버니에게 사실상 빨갱이 드립을 쳤다. 내가 보기에 버니는 별 대단한 재분배 정책을 내세운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게다가 미국의 양극화는 너무 극단적이라서 그거라도 해야 했는데, 거기 빨갱이 드립을 치고 말았으니 민주당이 스스로 재분배 정책을 어느 이상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내가 버니를 지지한다 이런 입장에서 말하는게 아니라 그 행보로 인해 민주당이 필요한 재분배 정책을 할 수 없는 입지에 몰렸다는게 중요한거다. 메가리치에 제대로 과세를 못하고 부는 쏠리니 그냥 두면 중산층 이하는 말라 죽는다. 결국 여기에 뭘 제대로 한게 없다. 그러니 트럼프가 당선되기도 했고, 민주당의 지지 강도도 떨어진다. 역시 딱히 민주당 지지의 문제가 아니라, 아무리 봐도 트럼프는 미국의 민주정을 와장창 망가트릴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제대로 된 대안도 없다는 의미다.

- 그래서 전반적으로 보면 내가 알던 세상이 이제 수명을 다 해가는 것 아닌가 싶다. 물론 미국이 다른 상황에 접어들 수도 있고 이스라엘-이란 전쟁도 어떤 결과가 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유로의 상황은 별로 호전될 것 같진 않다. 민주당의 패착과 트럼프의 엉망진창인 집권이 엮이는데, 이 둘은 결국 공히 미국 내부의 재분배를 택하지 않았고(그게 답이라니까) 그러다보니 외부의 적을 말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이 방면으로는 덜했지만 중국의 도전을 저지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비슷했다. 트럼프는 그걸 전방위로 넓혀서 반이민, 제노포비아 정서를 왕성히 퍼트리는 중이고. 이스라엘-이란 전쟁도 이질적 집단의 충돌이라는 점에서 제노포비아 정서와 동조되는 감이 있다. 유로가 시리아 난민 사태를 수습하면서 우경화가 가속화되는 점도 결국 같은 흐름에 있다. 즉 혐오 정서가 이 세상의 수명이 다하는 지점에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 그러나 이 혐오가 도대체 우리에게 어떤 약속된 비전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혐오는 말살을 부를 뿐이고, 겹겹이 켜켜이 쌓인 혐오들은 아주 자그마한 순수를 향해 나아간다.(이거 저거 다 거르면 뭐가 남겠나?) 결국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수렴하며 마르지 않는 유혈만 만들 뿐이다. 이것이 어떻게 돌이켜질 수 있을지 도저히 떠오르는게 딱히 없다. 베를린 장벽은 문워크로 무너졌다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의 문화는 너무나 상업화되어가서, 좀 더 정확히는 양산화되는 경향이라, 어떤 문화적 붐이 어떤 문화적 메세지로 바꾸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 어쩌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 아마도 라디오? 그런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대체로 경탄스럽고 자랑스럽다는 내용이었다. 나도 생각해봤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국의 비극이 한강의 글에 담겨 인류의 비극³으로 편입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선 자랑스럽다기보단 비애스럽다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혐오가 만들어내는 균열이 또 얼마나 많은 인류의 비극을 만들어낼 것인가?

- 내가 바라보는대로 되진 않았으면 좋겠지만 별로 자신없다.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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