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장기연애를 끝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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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을 만나며
우리는 과장 조금 보태서 1000번 싸우고 500번쯤 헤어졌었다 나는 알고 있었더 우리의 유통기한이 이미 지나있었다는걸 아니, 너도 알고 있었겠지 우리에겐 이제 천 번을 싸울 열정도 오백 번의 재회를 할 수 있었던 애정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마지막 두 달은 서로 손길조차 닿지 않고 지냈다 섹스리스, 내 사전에는 절대 없을 줄 알았는데.. 나는 성향, 상황 가리지 않고 섹스는 무조건 좋아하던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가장 사랑했던 너는 결국 나를 가장 무감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오랜만에 접속해 타인의 섹스이야기를 들으니 잊고 있던 정열적인 모습들이 떠오른다 다시 내 모습을 찾으려면 오래 걸릴까 나를 달궈줄 사람이 나타난다면 바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리움의 대상이 예전의 누가 아닌 그때의 나로 바뀌어 간다던 몇 년 전 제주여행에서 봤던 글귀가 떠오르는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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